휴양림, 포구가 담긴 ‘오붓한 해변’

강릉 안인해변은 휴양림과 포구가 어우러진 오붓한 곳이다. 해변 옆으로는 안인진항이 들어서 있고 바위로 둘러싸인 작은 해수욕장이 함께 매달려 있다. 안인해변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임해자연휴양림까지는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정동진해변.

안인 해변은 경포대, 정동진 해변 등 강릉을 대표하는 해변에 비하면 앙증맞다. 해변 뒤로는 민박집이 올망졸망 뒤섞인 안인진 마을 정경이 펼쳐지고 포구 초입에는 붉고 흰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방파제에 올라 낚시를 하거나 해변 모래사장에서 한가롭게 거닐다 보면 파도 너머 열차가 지난다. 정동진을 오가는 기차는 해변을 따라 달리다 이곳 안인해변을 홀연히 스쳐 지난다.

열차 오가는 호젓한 바닷가

안인역은 2008년 이후 여객열차가 서지 않으며 폐역의 수순을 밟았다. 임시 간이역으로 다시 문을 열어 한때 바다열차가 정차했지만 강릉역이 재개통되면서 한적한 역사만 남았다. 그래서 해변은 더욱 고요해졌고 문을 닫은 횟집 간판이 을씨년스럽게 포구 앞마당을 지키고 있다.

통일공원 북한 잠수함.

안인해변을 병풍처럼 받쳐주는 게 괘방산이다. 괘방산까지는 등산로가 잘 닦여 있다.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동해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탁 트인 풍광이 멋스럽다. 바다는 꼬부랑 등산로를 돌 때마다 다른 풍광으로 다가서고, 숲과 바다가 함께 전해주는 신선한 공기는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오전에는 가볍게 산행을 즐기고, 오후에는 안인해변을 거니는 여유로운 일정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바다조망의 임해자연휴양림

안인해변을 조망하는 또 다른 포인트가 임해자연휴양림이다. 강릉 임해자연휴양림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괘방산 기슭에 위치했다. 국내 최초로 바다와 산을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휴양림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하고 있다. 휴양림 숙소에 기대면 동해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전망을 위한 정자가 하나 들어서 있는데 정자 옆으로 푸른 바다가 나란히 흐른다. 거친 날이면 파도 소리도 들린다. 맑은 날이면 객실 안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으니 제법 운치 있는 휴양림이 맞다. 휴양림의 숙소는 하늘동, 구름동, 바다동 등 매혹적인 이름을 갖추고 있다. 동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휴양림이 흔한 것은 아니다.

임해자연휴양림 정자.

휴양림 옆에는 통일공원이 자리했다. 정동진 북단의 한적한 안인리 해변은 1996년 북한잠수함이 침투했던 해변이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 1800명이 한국전쟁 처음으로 상륙을 시도한 곳이기도 하다. 통일과 안보 의식을 되새기기 위해 통일공원이 조성됐다. 안보전시관 야외전시장에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전용기인 C-54를 비롯해 전투기들이 늘어서 있다. 함정전시관에는 해군함정인 3471톤급 ‘전북함’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으며 좌초된 북한 잠수함과 북한주민 탈출선이 함께 전시돼 호기심을 더한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강릉시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정동진방향으로 향하다 강동면 안인진리로 빠져나온다. 시내에서 111번 버스 등이 안인해변과 임해자연휴양림까지 오간다. ▦음식=안인해변에서 정동진으로 이어지는 바닷가에는 ‘바다마을회집’ 등 섭국 전문점들이 들어서 있다. 섭국은 속풀이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릉 초당순두부마을의 ‘고부순두부’도 순두부 맛이 좋다. ▦숙소=임해자연휴양림은 숙박이 가능한 숙소를 갖추고 있다. 숙소에서는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이밖에 브이브이호텔,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등이 강릉의 바다와 접한 숙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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