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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광명 동굴… 문화예술 숨쉬는 수도권 동굴

  • 광명동굴 탐방로.
광명 동굴은 수도권 유일의 동굴 관광지다. 금속광산이 폐광된 이후 새우젓 저장소로 방치됐던 동굴은 최근에는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동굴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광명 동굴에 도착하면 커다란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원한 바람에 더위마저 화들짝 놀란다. 동굴의 평균기온은 연중 12도. 이마에 맺혔던 몽글몽글한 땀방울이 이내 사라진다. 광명 동굴 갱도의 총연장 길이는 7.8km에 깊이가 275m다. 그중 1km 가량이 일반에 공개됐다. 동굴 초입은 옛 광산을 묘사한 그림과 탄광열차, 광산의 역사를 알려주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광산, 새우젓 저장소에서 변신

광명 동굴은 단순 갱도의 의미만 지닌 것은 아니다. 동굴의 초기역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산이 처음 문을 연 시점이 1912년이다. 시흥동 광산으로 운영됐던 광산은 1972년까지 금, 은, 동, 아연을 채굴하던 금속광산이었다. 60여년간 전성기때는 종업원이 500여명에 이르고 채굴량이 하루 250톤이 넘던 시절도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광부로 근무하면 징용이 면제됐던 서민들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곳에 삶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가학산 일대는 안산, 소래 지역에서 소금을 팔기 위해 서울로 가던 관문이자 물자를 운반하던 도고내 고개가 지나던 곳이었다. 광산은 6.25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피난을 떠나지 못한 마을사람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폐광이 된 이후 오랜 기간 닫혀 있던 동굴은 소래 포구의 젓갈을 보관하는 저장소로도 사용됐다. 젓갈 보관소에서 동굴관광지로의 변신은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 동굴 입구 갱도.
이색 전시, 쇼가 펼쳐지는 동굴

동굴의 다사다난한 사연만큼이나 천장은 울퉁불퉁하다. 폭이 2~5m, 높이 1.5~4m. 천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져 냇물을 만들고 잠시 방심하면 안전모가 곳곳에서 부딪치기를 반복한다. 동굴안은 미로처럼 연결돼 있지만 해설사가 동행을 하고, 곳곳에 안내요원이 있어 길을 헤매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느닷없이 나타나는 반전의 장면에 입이 떡 벌어진다. 광명동굴은 동굴탐사라는 기본체험 외에 문화와 예술이라는 요소를 덧씌웠다. 동굴 안에서는 이색 동굴전시회가 열리고, 영화관과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갱도를 따라 내려서면 예전 젓갈들을 보관했던 지하 저장고로 연결된다. 지하 저장고는 와인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 두루치기
동굴탐방의 막바지 코스는 예술의 전당으로 이어진다. 각종 쇼와 영화상영을 감상할 수 있는 텅 빈 큰 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는 콘서트와 동굴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 이밖에 동굴에서는 수천개 조명으로 터널을 만든 ‘빛의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영화세트를 재현한 ‘동굴의 제왕’ 구역, 공포체험관도 인기 높다. 100년의 스토리를 간직한 동굴에는 더 이상 광부도, 금 덩어리도, 시끄럽게 돌아가는 기계들도 남아 있지 않다. 대신 그 빈 공간을 흥미로운 체험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웠다. 동굴 구경 후에는 입구 옆 나무데크길을 따라 가학산 등산에 나서거나 동굴에서 형성된 물줄기로 이뤄진 냇가에서 동굴 탐방의 여운을 다스려도 좋다.

글^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 길=광명 동굴로 가는 길은 수월하다. 서울에서 30분이면 닿는 가벼운 거리다. 승용차로는 서해안고속도로 광명역IC와 광명역을 경유한다. 광명 KTX역에서 동굴로 향하는 17번 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식당, 둘러볼 곳=동굴 인근 가학로 일대에 두루치기 식당들이 다수 들어서 있다. 가학산에 들어선 전망대에 오르면 인천 송도 앞바다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소금길인 ‘도고내’ 고개길은 예전 서울 염창동까지 염부들이 소금을 싣고 나르던 사연과 흔적이 남아 있다. ▲기타정보=광명동굴은 2019~2020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9월1일까지 야간 개장하며 8월 2~4일에는 문화공연과 야외 물놀이가 곁들여진 음악축제가 열린다. 동굴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어린이 2000원. 여름 성수기 기간 무휴. 주말보다는 주중이 한결 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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