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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지대 르포] ‘그것’을 보여주마
'미란다','올 댓 누드', '듀크 콘서트'…수위 넘겼다
헤어누드는 약과, 이젠 성기 노출도 시간문제라고?


더 이상 감추지 않는다. 올해 들어 가장 달라진 한국의 사회상 가운데 하나는 공연 문화의 일대 변신이다. 전라를 드러나는 성인 연극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며 롱런 중이고 가수들의 콘서트도 성인만을 위한 색다른 무대로 변해가고 있다.

객석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어두운 조명아래 보일 듯 말듯 아슬아슬한 성인연극에 넥타이 부대가 몰려들던 과거와 달리 요즘 객석에는 젊은 연인들이 넘쳐난다. 트랜스젠더의 파격적인 쇼가 이어지는 성인 전용 콘서트 장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 역시 관음적인 태도가 아닌 자유분방하게 함께 즐기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백지영



대학로의 한 소극장. 10여 년 전 과도한 노출로 법정 공방에 휘말렸던 성인연극 <미란다>가 다시 무대에 올라 인기리에 공연 중이다. 무대 위의 노출이 법적 공방을 무릅써야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헤어 누드까지 버젓이 공개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가장 달라진 부분은 무대 조명. 노출이 조금이라도 있을 법 하면 어두워지던 조명은 90년대 성인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좋은 자리에서 집중하고 바라보면 겨우 여배우의 굴곡 정도를 볼 수 있는 게 관객이 누릴 수 있는 최대치였다.

지금 무대 위에 오른 미란다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어두웠던 무대가 이제는 환한 조명의 도움으로 밝아져 원작 그대로의 감동(?)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심지어 몇몇 장면에서는 여자의 전라에 헤드라이트를 비춰 헤어 누드를 강조할 정도다.

연출 역시 과감해졌다. 계속되는 두 배우의 정사 장면은 대부분 여성 위주로 이뤄지는 데 마치 윤락 여성이 남성 손님에게 확실한 서비스를 펼치는 성인 휴게실을 연상시킨다. 적극적인 여성과 수동적인 남성이 만들어내는 뇌쇄적인 호흡이 객석의 관객들에게는 확실한 서비스인 셈. 게다가 여자 주인공인 김예원은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로 가슴이 약간 작은 것이 단점이지만 전체적인 몸 선이 매우 뛰어난 배우라는 평을 듣고 있다.


- 대학로버전 성인 휴게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김재훈 탑아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법적 공방에 휘말렸던 10년 전 <미란다> 공연에도 참여했던 한국 성인 연극의 산증인이다. “인터넷 보급을 통해 한국 사회의 성표현의 수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는 김 대표는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 연극계의 표현 수위가 사법부의 잣대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고 얘기한다.

물론 ‘미풍양속 저해’ 등의 이유로 사법부의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김 대표는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객석은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초에 시작된 연극 <미란다>는 두 달 넘게 공연되며 현재 무기한 연장 공연까지 고려중인 상태다.

무대 위의 쿠데타가 연극보다 먼저 시도된 곳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였다. 싸이와 DJ DOC의 성인 전용 콘서트를 통해 조금씩 달궈지던 콘서트장의 열기는 지난해 연말에 열린 백지영의 성인 콘서트를 통해 본격 점화됐다.

이날 백지영은 여러 벌의 의상을 통해 확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의상을 하나씩 벗어 던지는 댄스에서는 스트리퍼를 연상시키는 묘한 매력을 발산했고, 속옷 형태의 의상까지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게다가 성인 콘서트의 선구자(?)인 싸이가 게스트로 출연해 두 사람의 화끈한 앙상블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주현

이날 백지영 만큼이나 많은 박수를 받은 이들은 이 공연을 위해 이태원 소재의 트랜스 바에서 초청된 네 명의 트랜스젠더였다. 화려한 댄스와 노래를 선보인 이들 트랜스젠더들은 ‘텀블링 댄스’를 통해 치마 속에 감춰진 팬티를 드러뺨?과감한 모습까지 선보였다. 이들이 ‘텀블링 댄스’에서 살짝 보여준 팬티는 백지영과 같은 소속사 소속인 이혜영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라 더?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뜨거운 분위기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10대 오빠 부대 위주의 콘서트 무대를 20대 이상 성인들만을 위한 새로운 문화로 이끌어낸 공연계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성인 콘서트 ‘올 댓 누드’는 이런 무대 위의 반란을 본격적인 경지로 올려줄 획기적인 기획으로 받아들여졌다. 연예인 누드 열풍에 동참한 그룹 ‘수’ 출신 이주현을 중심으로 섹시한 매력의 렉시, 남성미 넘치는 구준엽 등이 참여한 ‘올 댓 누드’ 콘서트는 비장의 섹시 퍼포먼스까지 마련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무대 위에 펼쳐진 이날 콘서트는 사실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이주현의 경우 뮤지컬 <시카고>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무대에서 선보인 쇼걸 의상 정도가 전부였고 다른 가수들의 공연은 여타 콘서트와 다르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섹시 퍼포먼스의 경우 상반신 노출이 이뤄졌지만 별다른 쇼가 아닌 패션쇼의 워킹을 중심으로 건조하게 진행됐다.


- 여성관객이 더 열광하는 누드 콘서트

오히려 이날 공연을 진정한 성인콘서트로 만들어낸 주인공은 객석을 채운 관객들이었다. 커플 댄스 경연대회를 위해 무대 위에 오른 연인들은 화끈한 댄스와 함께 거칠 것 없는 대화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여성 관객 대상 섹시 댄스 타임에서는 40대 후반의 여성까지 무대에 올라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더욱 눈길을 끈 부분은 남성 관객보다 여성 관객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는 점. 바디 페인팅 등으로 노출한 상반신마저 가리기 위해 애쓴 여성 누드모델에 비해 남성 모델들은 초미니 삼각팬티만을 걸치고 무대 위에 섰다. 이날 공연 가운데 가장 큰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진 순간 역시 이 때였다. 결국 ‘누드’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홍보된 ‘올 댓 누드’ 콘서트는 기획 의도에 비해 아쉬운 무대가 됐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관객들의 수준은 이미 충분히 성숙해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인기그룹 듀크 역시 화끈한 성인콘서트를 계획 중이다. 최초의 남성누드 앨범 <포르노그라피>를 준비 중인 듀크는 앨범 컨셉트를 콘서트로 이어갈 전망이다. 제대로 된 성인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 위해 이번 콘서트에서 성기 노출까지 불사할 태세. 앞서 언급했듯이 성인 연극에서는 헤어 누드가 시도되고 있지만 성인 콘서트에서의 헤어 또는 성기 노출은 아직 미지의 대상이다.

듀크가 준비하는 성인 콘서트가 어느 정도 수위로 관객들 앞에 서게 될 지 여부는 막이 올라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한국의 무대 문화가 또 한 단계 거듭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황영석 르포라이터 chemistion@mym.net


입력시간 : 2004-06-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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