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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 탐방] 동물복지모임 <하호>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생명운동
야생동물보호·동물복지 증진 위해 환경연합 회원들이 결성






최근 ‘천성산 도롱뇽 보호 운동’이나 도로 턱을 넘지 못하고 죽은 두더지 사진으로 충격을 준 ‘지리산 로드킬 실태’ 등이 잇달아 언론에 보도되면서 야생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도 높아 지고 있다. 그러나 야생 동물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 보고 싶어도, 직장인의 생활 반경을 벗어난 먼 곳에서 활동이 이뤄지는 까닭에 지속적 참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힘쓰는 모임이 있다. 환경연합의 동물복지 소모임 ‘하호’(haho.kfem.or.kr)가 그 주인공이다.

‘하호’는 평소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은 환경연합 회원들이 야생 동물 보호와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2000년 5월 결성한 소모임이다. 하지만 환경연합 회원에게만 가입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하호를 이끌고 있는 정상기(25) 회장은 “회원 연령 대는 고등학생부터 3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편이지만 주된 활동층은 30대 직장인들”이라고 설명했다.

동호회 명칭인 ‘하호’는 ‘하늘다람쥐에서 호랑이까지’의 줄임말. 작고 귀여운 동물이든, 무섭고 덩치 큰 동물이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의 삶을 소중히 아우르려는 동호회의 뜻을 담은 것이다. 또한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하하 호호’ 웃으며 사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하호의 초대 회장을 맡았던 이병우(35) 씨는 “보통 야생 동물 보호 단체들은 약간 외곬 같은 면도 있고, 주 활동 기반이 도심 외곽인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의 일상에서 멀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는 전문성을 추구하기보다, 눈높이를 낮추고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으로 동물 문제를 바라보는 모임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하호’에서는 이론보다 실천적 활동을 강조한다. 그래서 동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값비싼 탐사 장비가 있어야만 활동할 수 있는 동물보호 모임이 아니라,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이들이 다루는 대상은 도심 속의 철새 도래지를 답사하는 일부터, 거리에 버려지는 유기동물 문제, 동물원 환경 실태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동물원 실태보고서 <슬픈 동물원> 펴내
‘하호’의 활동 중 대표적인 성과는 2002년 1월, 2004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펴낸 동물원 실태보고서 ‘슬픈 동물원’이다. 회원들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답사 장소로 정하고, 매달 찾아가 사진을 찍으며 동물원의 실태를 기록했다. 스트레스를 못 이겨 서로 털을 모두 뽑아 버린 타조, 녹조가 잔뜩 낀 물에 장기간 방치돼 새하얀 털이 녹색으로 변해 버린 백곰, 바닷물 대신 지하수를 공급 받는 바람에 병에 걸린 잔점박이 물범, 오랜 기간 폐쇄 공간에서 생활해온 스트레스로 인해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동물들….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현실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열악했다.

이러한 현실은 2002년 1월 발간된 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 동물 권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하호’ 회원들은 2004년 12월 두 번째 ‘슬픈 동물원’을 펴냈지만, 시간이 흘렀음에도 동물원 생태 환경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아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환경연합 간사로 활동 중인 회원 마용운(37) 씨는 “1년에 3백만 명이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찾는다. 이들이 좁은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들을 보면 ‘동물이란 무기력하고 지저분한 존재’라는 부정적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좋은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 가는 동물들을 보여줄 때 사람들도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감동을 느끼리遮?생각으로 동물원 환경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슬픈 동물원’과 더불어 올해 하호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서울에 사는 새들의 서식 현황을 파악하는 탐조 활동이다. 흔히 동물은 동물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깊은 산 속이나 인적 드문 물가로 떠나야만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도심에서 새를 발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일상 속의 동물 사랑 실천’을 지향하는 동호회 방향과도 같은 맥락에 있다. ‘하호’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자료 축적을 위해 1년 반에 걸쳐 한 달에 두 번씩 탐조 정기 모임을 열 예정이다.

도심 속 탐조 활동으로 동물보호 일상화
지난 2월 중순 열린 탐조 활동에서는 서강대교를 지나 밤섬 탐조대, 여의도 샛강 생태 공원까지 이동하며 새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특히 밤섬 탐조대에는 LG상록재단에서 기증한 고배율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새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찾아 가 볼만한 장소다.

탐조 활동에서는 특별한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아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구비한 장비들을 돌려보며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새들을 관찰하면서 사진 찍는 즐거움도 만끽하고 싶다면, 망원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준비해 오는 것도 좋다고. 본격적인 탐조 활동에 들어간 회원들은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한강에서 노니는 새들을 관찰하면서 조류 도감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 읽느라 분주하다.

“오늘 제일 많이 보이는 새는 고방오리네요. 꼬리가 핀처럼 뾰족하죠? 그래서 영어 이름도 핀테일(pintail)이에요.” “정말 뾰족하네. 갈색이 암컷이고 까만 색이 수컷이죠? 그런데 갈색이 훨씬 많네.”

회원들이 새를 관찰하는 동안, 밤섬을 찾아 온 새들의 개체 수를 파악하는 임무를 맡은 정상기 회장은 그 종류와 숫자를 헤아리는 데 여념이 없다. 정 회장에 따르면 이날 관찰된 새의 개체 수는 약 6백 마리 정도. “언뜻 보면 수백 마리의 새들이 다 똑같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청둥오리 고방오리 흰죽지 등 다양한 새들이 우리 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답니다.” 망원경에 포착된 새들의 모습은 동물원 새장 속에서 무기력하게 갇힌 새들과 달리 생동감이 넘쳤다.

동물원 속에 박제된 듯 살아 가는 동물이 아닌, 우리 일상과 공존하는 동물들의 생태를 지켜 보는 과정에서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따뜻해 지리라. ‘하호’ 회원들은 모두 그렇게 믿는다.

입력시간 : 2005-03-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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