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산업합리화추진위

“한국 영화가 외화보다 극장에 안겨다 주는 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상영하면서 외화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도 상대적으로 한국 영화제작사에 수입을 더 적게 분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추진위의 유창서 국장은 “한국 영화제작사가 좋은 영화를 만들고도 극장으로부터 할애받는 수입이 외화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면 일반인들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외화의 부율이 5대5인 반면 실제 현장에서는 한국 영화제작사에 6대4보다 못한 7대3 심지어는 8대2의 불평등한 계약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추진위는 부율 조정의 당위성으로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 영화 제작사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극장 수입률은 20% 신장했다는 것.

극장도 수입이 줄거나 늘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작사만 계속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국장은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누가 영화 제작에 뛰어들고 영화에 투자를 하겠냐”면서 “부율 조정 문제는 영화라는 산업을 유지하는데 있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부율 조정 문제는 영화 제작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감과도 연관돼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평균 수익이 적자라도 단 한번의 성공으로 그 간의 적자를 만회할 수 있다면 그 산업은 유지가 될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한 영화가 대박이 나더라도 적자 만회는커녕 현상 유지조차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결국 제작사의 수익성 확보가 투자의 안정성을 담보하는데, 이런 선순환 구조가 깨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몇 년 전까지 제작사와 극장이 함께 진행하던 공동광고 제의 중단도 부율 조정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다.

예전에 한국영화 제작사들은 제반 비용을 극장과 반반씩 부담하면서 공동으로 광고를 부담했는데 이 때문에 부율이 6대4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대신 공동광고를 하지 않고 자체광고를 하겠다는 외화 직배사는 5대5 비율을 유지해왔다. 이런 이유로 공동광고 제도가 폐지된 지금은 다시 5대5 부율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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