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봉사 마당발' 정준호장애인 돕기 등 각종 봉사단체에 참여 '나눔의 실천' 생활화

정준호(35)는 홍보대사나 각종 봉사단체 임원 직함만 10개가 넘는다.

최근 우체국보험 공익사업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을 비롯해 국제 구호단체인 ‘인터내셔날 에이드 코리아’, 스마일코리아, 국립중앙박물관 홍보대사 등을 맡고 있고, 장애인과 무의탁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사랑의 밥차’ 회장 및 연예인 봉사모임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예계의 ‘마당발’답다. 그렇다고 단체에 이름이나 올리는 말뿐인 홍보대사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그에게는 ‘나눔’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준호가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보단 저를 통해 좀 더 많은 분들이 나눔의 문화에 동참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진정으로 바랍니다.”

‘통’이 커서인지,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내놓는 돈도 상당하다. 4월에만 1억 2,000만원을 기부했다. 4월 초 ‘따사모’ 불우이웃돕기에 1억원을 선뜻 내놓은 데 이어, 7일 서울절단장애인협회에 저소득 절단장애인의 보장구 지원에 써달라며 2,000만원을 전달했다.

정씨는 “연예인이나 기업이나 다 국민들이 일으켜준 게 아니냐”며 “본인이 쓸 만큼만 두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하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나눔과 기부 문화에 인색한 편”이라고 안타까워 하는 그. 이렇게 ‘나눔의 실천’을 생활화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이에 그는 손사래 치며 단지 “항상 베풀고 살라고 하셨던 부모님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4년 ‘사랑의 밥차’로 봉사활동을 처음 나갔을 때는 적잖이 당혹스러운 경험도 했다. 한 장애인시설을 방문했을 때였다. “너무 심한 장애로 안구가 돌출된 장애인들이 퀘퀘한 냄새가 풍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솔직한 그의 고백에 정준호와 함께 ‘사랑의 밥차’ 운동을 하고 있는 채성태(일식집 ‘해천’ 운영)씨는 오히려 놀란 듯한 표정으로 “가자마자 (장애인들을) 끌어안고 시작하던 걸요. 저런 게 연예인 쇼맨십인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심이었어요.”

채씨는 처음 ‘사랑의 밥차’를 시작할 때 “(정준호가) 1년에 두어 번 나오면 많이 나오겠다” 싶었는데 “한 달에도 두서너 차례 꼬박꼬박 밥하러 나오는 모습을 보고 그를 다시 보게 됐다”고 한다.

생년월일: 1970년 10월 1일
키: 183㎝ 체중: 76㎏
가족: 3남1녀 중 장남
데뷔: 1995년 MBC 공채탤런트 24기
특기: 골프, 배구
출신학교: 경희대 연극영화과
-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수상: 1996 MBC 방송대상 신인상
2002 청룡영화제 인기스타상
2005 황금촬영상 연기대상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바쁘게 사는 정준호가 그토록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터. 하지만 그는 봉사활동에서 오히려 얻는 것이 많다고 특유의 웃음을 곁들여 큰 소리로 말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마음이 무척 맑아지고 밝아져서 좋아요. 엔도르핀이 많이 생겨서인지 하는 일도 더 잘되고요. 나눌수록 내게도 더 큰 행복이 돌아오니 계속 하지 않을 수가 없죠.”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이 또 있다. 평소 ‘사람이 곧 재산’이라고 믿어온 그에게 나눔 활동을 통해 수많은 친구들이 생겨난 것.

“오래 전에 갔던 봉사활동 장소에 다시 갔을 때, 잊지 않고 반겨주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행복해요. 특히 아이들이 저를 보고 웃고 즐거워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쌩뚱맞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나중에 아이들도 데리고 봉사활동 가실 거죠?”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음에도 정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당연히 아이들도 데리고 봉사활동 가야죠. 외국에서는 일부러 체험 교육도 시킨다는데, 이만한 산 교육이 어디 있겠습니까. 삶에서 공부보다, 돈보다도 더 값진 것은 남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봉사활동입니다.”

말과 겉만 화려한 연예인이 아닌 마음과 속이 꽉 찬 그에게서 진정한 스타란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