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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입 '토익 말하기·쓰기 시험' 치러보니…
말하기 - 질문 정확히 이해·순발력 필요
쓰기 - 스토리텔링 능력·어휘력 평가



서울 종로센터에서 SWT시험을 치르는 모습. <사진제공 한국토익위원회>


직장인 이은정씨와 YBM어학원 김소영 강사. 김지곤 기자

가장 대중적인 영어능력 시험인 토익(TOEIC)에 말하기, 쓰기 시험이 처음 도입돼 영어 학습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한국토익위원회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인증을 받은 전국 16개 센터에서 첫 번째 토익 말하기 및 쓰기 시험(Speaking and Writing Tests, 이하 SWT)을 실시했다.

토플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평가 방식(IBT)으로 치러진 이번 시험의 응시자는 253명이었다. 응시자 숫자가 적었던 이유는 첫 번째 시험인 데다 아직 취업 전형 자료로 말하기, 쓰기 능력 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종합적인 영어 의사소통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터라 앞으로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SWT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과연 문제 유형과 난이도는 어떠하며 또한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모아진다. 처음 실시되는 낯선 시험인 만큼 빨리 내용을 파악해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간한국은 응시자와 토익 전문강사로부터 첫 번째 SWT에 대한 심층 리뷰와 공부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교육 콘텐츠 기획 업무에 종사하는 직장인 이은정(29) 씨와 ‘토익백서’의 저자인 YBM어학원 김소영 강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씨는 기존 토익 성적이 900점대다.

“앞에 나오는 문제는 비교적 평이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차 어려워지는 편이었어요. 주어, 목적어, 동사 등을 적절히 사용해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이은정 씨)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까지 다양한 실력의 응시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낮은 수준의 응시자들은 시험을 통해 단계별로 성취를 해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김소영 강사)

SWT의 난이도에 대해 이 씨와 김 강사는 “대체로 적당하다”는 총평을 내렸다. 부분적으로 낯설고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리 높은 장벽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각 문제 유형별로 구체적인 특징과 대처 방법 등을 살펴보자.

우선 말하기 시험은 문장 읽기(2문항), 사진 묘사(1문항), 듣고 질문에 답하기(3문항), 제공된 정보를 사용하여 질문에 답하기(3문항), 해결책 제안하기(1문항), 의견 제시하기(1문항) 등 총 6가지 유형, 11문제로 구성돼 있었다.

먼저 문장 읽기. 발음과 억양, 강세 등 세 부분을 평가하는 이 문제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문장은 기존 토익 시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로 어떤 상황을 묘사하는 내용이다. 별로 긴 문장이 아니기 때문에 속도보다는 정확성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이 씨는 “사람 이름이나 회사 명칭 등 고유명사의 발음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강사는 “문장 내에서 ‘의미 덩어리’를 구분해 끊어 읽는 게 필요하며 중요한 단어에 강세를 제대로 주는지도 평가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사진 묘사는 주어진 사진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묘사하고 설명해야 하는 문제다. 한눈에 파악이 되는 쉬운 사진도 있지만 무슨 장면인지 찬찬히 살펴봐야 하는 사진이 제시될 수도 있다.

이 씨는 “전체적인 그림 파악부터 해야 하는데 그보다 어떤 어휘를 사용해야 할지 고민부터 먼저 들었다. 좀 어려운 편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강사는 “기존 토익 듣기시험의 사진 묘사 문제를 소리 내어 수십 차례 반복해 읽는 훈련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듣고 질문에 답하기는 어떤 상황을 설명해 준 뒤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한 문제다. 이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저녁 식사와 기억에 남는 이유를 함께 물은 세 번째 질문이 좀 어려웠다. 즉흥적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았다”고 느낌을 말했다.

김 강사는 “평소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영어로 표현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그런 표현들을 모아 아이디어 노트를 만드는 것도 괜찮은 준비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제공된 정보를 사용하여 질문에 답하기는 주어진 지문에서 답변의 근거를 찾아낼 수 있어 다소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1개의 지문에 대해 3문항의 문제가 주어진다. 각종 정보를 활용해 업무 환경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려는 목적이다. 영어로 작성된 문서나 자료 등 영어 양식을 자주 접해 익숙해지면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에 출제된 해결책 제안하기 문제는 전화녹음기에 저장된 고객의 메시지를 듣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평가의 포인트는 지문을 잘 이해했는가, 그리고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는가 하는 점이다.

김 강사는 “기본적으로 청취력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에 초급자에게는 어려운 문제”라며 “회사 업무에서 쓰는 공식적인 대화의 형식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의견 제시하기는 컴퓨터 화면에 주어진 질문을 읽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구술하는 문제다. 이번 시험에서는 대면(對面) 커뮤니케이션과 전화, 서신, 이메일 등 여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장단점을 응시자 본인의 입장에서 비교,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씨는 “글로 치면 전형적인 에세이 형식인 것 같았다”며 “자기 주장을 논리적인 근거로 뒷받침하면서 전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강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토픽에 대해 의견을 묻는 문제가 주로 출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말하기 시험에 비하면 쓰기 시험은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에게 비교적 덜 낯선 시험 방식이다. 사진에 근거한 문장 만들기(5문항), 이메일 답변 작성하기(2문항), 의견 기술하기(1문항)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총 8문항이 출제됐다.

이 씨는 “생각할 시간이 비교적 넉넉히 주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풀 때 여유가 있었다”며 “다만 기본적인 문법 실력이 있어야 문장을 제대로 작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외로 영어 타자 능력이 간단치 않은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강사는 “쓸데없이 어려운 어휘를 구사하는 것보다 쉬운 단어를 쓰더라도 문장 구성의 문법적 정확성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먼저 사진에 근거한 문장 만들기 문제는 사진 한 장과 두 개의 단어 또는 구(句)를 제시한 뒤 제시된 단어를 활용해 한 개의 문장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기존 토익 듣기 시험의 사진 묘사 예시문을 활용해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주어, 동사, 수의 일치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메일 답변 작성하기는 지문으로 주어진 이메일의 내용을 파악한 뒤 그에 맞춰 답변을 작성하는 문제다. 이 씨는 “이메일 내용 파악은 어렵지 않았지만 지시에 따라 답변을 써내려면 스토리 구성 능력과 어휘력이 있어야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강사는 “평소 여러 유형의 이메일 형식을 숙지하는 것과 아울러 모범적인 문장을 많이 읽는 훈련이 바람직하다”고 공부 방법을 권했다.

의견 기술하기는 말하기 시험의 의견 제시하기를 글의 형식으로 옮겼왔다고 보면 된다. 이번 시험에서는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것과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기술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씨는 “질문 주제는 어렵지 않았지만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점수를 쉽게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SWT는 문제 풀이 연습을 ‘족집게’ 식으로 하는 게 통하지 않는 시험이다. 평소 영어로 많이 말하고 쓰는 훈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김 강사는 “SWT 도입에 따라 앞으로 영어 학습자는 영어로 읽고 듣고 쓰고 말하는 능력을 통합적으로 기르는 데 보다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12/26 13:13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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