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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마케팅 '명품에도 급이 있다'
대한민국 0.1%를 잡기 위한 최고급 전략… 몇몇 업체들 희소성 내세워 '명품 양극화' 나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Marketing)

‘명품’ 하나로 ‘명품 인생’을 살 수 있을까?

명품가방과 자동차, 명품 휴대폰 그리고 명품 아파트, 심지어 명품 망고에 이르기까지 여기 저기 ‘명품’ 이미지를 내세운 ‘명품 마케팅 (VVIP 마케팅)’이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대한민국 0.1%를 위한, 특별한 당신만을 위한 소위 ‘귀족 마케팅’이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업계의 ‘생존’을 위한 패러다임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

기존에는 은행이나 백화점, 특정 수입품 업체의 부유층 고객들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기업은 물론 ‘병원’, ‘자치 단체’, ‘농가’ 까지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명품 마케팅’이 등장한다.

구매력이 뛰어난 10~15명 내외의 극소수 고객만이 ‘명품 마케팅’의 대상이자 VVIP(Very Very Important)고객.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은 구매력이 뛰어난 극소수 VVIP 고객만을 선택해 새 화장품 출시에 맞춰 초대장을 보내고, 특급 호텔 스위트 룸에서 1대 1 마케팅을 한다. 제품에 대한 설명과 피부 메이크업 컨설팅을 하며 행사 중간 중간에 풀코스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관


업체 관계자는 “상품을 팔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이미지를 팔기 위한 이벤트다. 초대되는 회원들은 저마다 각계각층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어서 구전만으로도 의외의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서 출시한 명품 단말기 ‘프라다폰’은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다. 갖고 싶어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명품의 ‘희소성’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국민은행도 최근 연회비만 100만원을 호가하는 ‘금테’ 두른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프라이빗 뱅킹(PB)을 통해 ‘명품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제는 은행 서비스 뿐만 아니라 카드 자체에도 ‘명품’의 개념을 추가해 VVIP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명품에 대한 욕구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한 ‘명품 마케팅’이 호황을 누리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현대백화점 본점 명품매장


‘명품 마케팅’을 사회 전반으로 부추기면서까지 ‘명품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빈센트 앤 코’와 ‘지오 모나코’ 두 가짜 명품시계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명품 허상’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빈센트 앤 코’는 유럽에서도 “상위 1%만 아는 브랜드”라며 리미티드 에디션을 판다고 속여 명품족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비싸고 희소 가치가 있는 명품이 곧 자신의 지위를 상승시켜 준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타깃이 된 것.

‘어린 아이서부터 어른까지 명품을 걸치고, 생활이 그리 넉넉지 않아도 명품 하나쯤은 있어야 체면이 선다(?)’는 자기 과시형 소비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명품’이 갖는 ‘유일성’은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결국 잘못된 ‘명품 사랑’을 야기했다.

계속되는 소비자들의 ‘명품 선호’ 현상. 이와 맞물려 명품 마케팅이 생활 전반으로 번지면서 최고 품질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몇몇 명품 업체들은 ‘명품 양극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명품 관련 업체 한 관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명품을 걸치면서 명품의 진정한 가치는 빛을 잃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보석 박힌 핸드백이나 시계, 가전 제품이 ‘명품’이 될 수는 없다. 단지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고가품’일 뿐, ‘명품’은 아니다. 적절한 정도만이 보급돼 ‘나는 있고, 너는 없다’라는 공식이 성립된 후에야 ‘명품’이 그 이름에 걸 맞는 몫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런던의 앙실백화점인 헤롯백화점에 설치된 LG전자 홍보전시관



닿을 수 없기에 신비로운 마력을 지녔던 명품 브랜드가 이제는 누구라도 돈만 있으면 가질 수 있는 브랜드가 됐다. 명품업계는 점점 더 명품의 유일성과 진정성을 내세움으로써 ‘명품의 양극화’를 꾀하고 있다.

‘대중적이고 일반화한 브랜드는 이미 명품 브랜드로써의 가치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는 것이 대부분 명품 업계의 반응이다.

최상류층에게만 은밀하게 유통돼 입소문으로 곧 중산층에게까지 다시 이어지는 ‘명품의 양극화’는 명품의 흥망성쇠와 함께 계속된다.

메타브랜딩의 한지영 플래너는 “결국 기업의 ‘명품 마케팅’은 동급의 제품보다 고가 정책을 시행하는 모든 제품들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마케팅의 이름일 뿐이다”고 현재 시장의 명품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씨는 또 “기업은 모든 유형 무형의 서비스에 ‘명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와 더 나은 브랜드 제품을 원하는 그들의 ‘명품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명품’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있고, ‘명품 양극화’는 계층 간 양극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명품 마케팅과 명품 열풍은 너도 나도 ‘명품’이라며 추켜세우게 하고, 결국 지각 없는 불필요한 과소비를 정당화시킬 위험이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7/09/10 11:50




윤선희 leonelg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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