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정책미래>대표 저자 이정환 교수최재선·김민수 씨와 공저… 신국부 창출 바다에 달려 이구동성

<해양정책미래>. 책 제목이 어디 대학 논문이나 정책 관련 학술 서적의 제목만 같다. 왜 그렇게 지었을까?!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 보면 내용이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이다. 제목에서 풍기던 그런 이미지의 책은 일단 아니다.

내용에도 단어 '해양'이 주는 뉘앙스 보다는 바다, 무역, 경제 성장 등 일반적인 현안 이슈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러고 보니 책 표지도 예상 보다 일반 시사 서적 같은 인상을 던진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육지 중심의 사고가 강하다." 저자들이 책에서 전하는 가장 기본적인 메시지다. 세계는 바다를 중심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고, 그리고 미래가 바다를 통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힘줘 강조한다.

다만 우리는 그 중요성을 너무나 쉽게 놓치고 있다는 것. 실제 천안함 침몰 사건이나 독도 이슈,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나포 등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중 바다와 얽힌 것들이 적지 않다.

이정환 한국해양대 석좌교수
저자는 3인. 청와대 비서관(농림수산)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을 거쳐 현 한국해양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이정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재선 미래전략연구본부장, 그리고 이 부서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민수씨가 공저했다.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항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목적지와 방향, 그리고 항해술, 3자입니다. 목적지가 불분명하면 아무리 뛰어난 해도와 항해술을 갖추고 있어도 급기야는 표류하고 말 것이며, 방향이 잘못되면 목적지와 어긋나고 말게 되죠". 공저자 최재선 본부장은 "지금 해양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우리의 최종 목표가 바다를 통한 21세기 세계 5대 해양 강국'의 실현과 이를 통한 신국부의 창출이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한다. 이들은 책을 통해 이와 같은 3박자를 성공적으로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3인의 저자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에 접근하자면 바다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럼에도 신국부 창출의 관건은 바다에 달려 있다'는 말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이유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방향은 국제 추세이며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는 메시지다. 저자들은 미국, 영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등 국제 사회 주요 플레이어들의 부쩍 달라진 움직임을 전한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의 권익을 참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금껏 미뤄두었던 유엔해양법협약의 가입을 재추진하고 있다(29쪽). 21세기 지경학 판도의 열쇠를 쥔 중국은 2006년 수립한 제11차5개년(11.5기간) 국가발전계획에 해양 분야를 별도의 장으로 독립시켰다(33쪽). 일찍부터 해양 국가를 자임해온 일본은 2008년 3월 해양기본법에 근거해 해양기본계획을 공포하며 또 한번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같은 쪽)'.

최재선 원장 등은 "이 국가들이 한반도의 미래 운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강대국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단 문제는 아직도 육지 중심의 사고가 강한 나머지, 우리는 아직도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에 둔감하다는 사실이라고 경고장을 보낸다.

최재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동북아에서는 '이미 일본이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반면 최대한 속도를 높여야 할 해역도 있죠. 원유 및 천연가스, 심해생물 자원, 해양 심층수 등 해양 자원 개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속도전'에 주목해야 합니다." 저자들은 '신국부가 바로 저기 있다'고 가리킨다.

책 제목에서처럼 기본 독자들은 해양 관계 공무원, 해당 학계와 교육계의 전문가 집단, 해양수산 산업 종사자들이다. 하지만 대표 저자 이정환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많이 읽혀질 수 있는 희망을 간절한 심정으로 피력한다. 책이 해양 정책 전반의 전문적 내용을 망라한 교과서이기도 하면서 일반 독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원한 눈맛을 주는 사진들 곁들이는 등 가독성을 배려한 교양서의 중간 형식을 취하고 있는 사실도 저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