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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남북관계 진전이 핵문제보다 우선"
'차기검증'위해 입각 예정 "이라크 파병 '평화재건' 벗어나선 안돼"


영화 ‘효자동 이발사’를 보며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 고문의 아픈 기억에서다. 4ㆍ15 총선의 격전지에서는 ‘사랑으로’라는 노래로 무차별적인 포성을 순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김근태(GT)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감성’에는 총선판을 휘저은 기벼운 이미지 정치를 넘어서는 ‘내공’이 숨어 있다. 시대정신에 충일한 재야의 맏형으로, 집권 여당의 사령탑으로 당의 무게와 안정감을 뒷받침하는 힘이 그것이다. GT는 17대 총선의 일등공신으로 당내 확고한 위상 확보와 함께 ‘차기 수업’을 위한 입각이 예고돼 있어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부상하고 있다. 5월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GT를 만났다.






■ 민생안정과 지속적 개혁추진

-곧 참여정부의 국정 2기가 시작된다. 17대 총선에 나타난 민의의 요체는 무엇이며, 국정 2기의 핵심 과제를 말해달라.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의는 탄핵세력에 대한 심판이고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라는 것이다. 또 일하는 국회,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하라는 명령이다. 총선후 국정운영의 핵심은 ‘민생 안정’과 ‘지속적 개혁추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총선 유세를 하면서 ‘체감경기가 IMF시절보다 더 안 좋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정쟁의 정치를 중단하고 국민의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2만달러 시대’를 조기에 달성하려면 ‘개혁’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고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

- 통일부 장관 입각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원내대표 재도전과 입각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아는데 입각 제의를 수용한 배경은.

“개인적으로는 원내대표를 하고 싶었다. 지체된 개혁입법이 많아 논쟁과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이를 최소화하고, 과반수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더욱 안정적인 원내정책 정당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새로운 상황이 왔으니 대통령을 포함해 전 당원이 새로운 진영을 짜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또한 차기를 모색하고 꿈을 꾸는 한 사람으로서 입법부 뿐만 아니라 행정부에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갖고 역할을 해 국민에게 검증을 받을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그 때라고 판단했다.”

-입각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인데 예상처럼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하는가.

“그렇게 자리를 특정해서 얘기가 오간 것은 아니다. 탄핵정국 이후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어 사전에 의견교환을 한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통일부 장관도 좋고 문화관광부 장관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 "우리당은 분명한 개혁정당"

-한반도재단 이사장으로 평소 남북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고, 4ㆍ15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될 경우 8ㆍ15광복절 즈음해 남북국회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신 남북관계’에 대한 구상이나 비전이 있는가.


"한반도 평화는 우리 민족의 문제이고 권리인 동시에 동북아 평화의 관건이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남북국회회담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남북관계는 잠정적 특수관계로 임시변통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제는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하고 남북국회회담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도 거기에 있다.

북한은 상품시장이 아닌 경제적인 입장에서도 유럽으로 이어지는 물류수송 통로가 될 수 있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데 북한이 이를 흡수하면 남과 북측에 모두 도움이 되고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접어들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된 뒤에 남북관계가 진전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북한 핵문제와 북한체제의 안전보장 문제를 함께 논의해서 합의에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 정체성에 관해 논란이 있었고, 이념 논란은 여전한 상태다. 한나라당이 개혁적 보수를, 민주노동당이 진보 노선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와 대비되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개혁정당이다. 한나라당이 수구적 보수와 보수적 수구의 경계선에, 민주노동당이 선언하는 수준의 진보에 머물고 있다면 그 사이에 있는 열린우리당은 개혁 노선을 추구하는 분명한 개혁정당이다. 우리 입장에선 한나라당이 개혁적 보수로 거듭 태어나고, 민주노동당은 대안을 제시하는 진보가 되기를 기대한다.”

-개혁 노선이 너무 추상적인 데다 정동영 의장 등은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는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 수레바퀴로 가면서 그것을 통합시키는 것이 개혁노선이다. 반면 실용주의는 국가보안법, 이라크 파병 문제, 호주제 등 현안에 임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노선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관념적인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데 실용주의는 개혁주의 노선을 전제로 한 개념이어야 한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노선과 결부지어 실용적 개혁정당, 실사구시 개혁정당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 최근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입각을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심각한 수준인데 이에 대한 입장은.

“김혁규 당선자의 총리 입각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우리사회에서 국민통합은 중요한 과제이고, 국민통합의 핵심은 분열적 지역주의를 극복하는데 있다. 그 극복을 위해 김혁규 당선자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10% 전후일 때 입당한 것은 정치적 생명을 걸고 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몰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음에도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사명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일부 사람들이 그러한 것은 보지 않고 비판을 하는 것은 균형이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 이라크 새정부와 협의 후 파견해야

- 이라크 포로 학대 문제로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얼마 전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었는데 아직 유효한가.


“지금 이라크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새로운 사태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라크 국민의 적대감과 증오감이 고조되고 부시 대통령의 대처에 따라 제2의 이라크전으로 비화할 지 주목해야 한다. 행정부는 이라크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고, 이라크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 지를 조사해서 국민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회가 추가파병 동의안에 동의한 것은 평화재건을 위한 부대 파병이었다. 과연 최근의 상황에서 파병 부대가 평화재건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지, 지역과 시기 등을 신중하게 조사하고 검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이라크 정부와 협의해서 파견하길 희망한다.”

-민주노동당이 제기하는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주장에 대해.

“현재 20석의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을 고려해서 이 문제를 거론하면 다른 당과의 형평성이 문제될 수 있다. 교섭단체는 국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인 만큼 국고지원금 배분 등 ‘특권’부터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17대 국회에서 논의하고 18대 국회에서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05-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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