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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전대, 후보간 짝짓기가 최대 승부처
실용파 vs 개혁파 대결구도, 숨가뿐 합종연횡 속 지역·'盧心' 변수로



왼쪽부터, 문희상, 장영달, 신기남, 한명숙, 김원웅
왼쪽부터, 유시민, 염동연, 김두관, 송영길, 임종인

열린우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4ㆍ2 전당 대회’ 레이스가 3월 2일 후보 등록과 함께 공식적인 막이 올랐다. 당권 경쟁에 나선 후보는 모두 10명으로 문희상 장영달 신기남 한명숙 김원웅 송영길 유시민 염동연 임종인 의원과 원외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다.

이들 중 10일 예비 선거에서 8명의 본선 진출자가 가려지고 4월 2일 전당대회에서 1위를 한 사람이 당 의장에, 2~5위를 한 사람은 4명의 상임중앙위원으로 선출된다. 우리당은 2일 영등포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본선 진출 남녀 구성비를 남자 7명, 여자 1명으로 결정했다.

여성 단독 후보인 한명숙 의원은 당헌 당규상 여성 1명은 반드시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되도록 한 ‘여성 할당제’에 따라 투표 결과에 관계 없이 상임중앙위원 당선이 확정적이나, 최근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바람에 당 의장 선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4ㆍ2 전대는 당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실용파와 개혁파가 대결 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예선 ‘1인 3표제’, 본선 ‘1인 2표제’라는 선출 방식, 차기 대권 지형을 둘러싼 예비 주자들의 이해가 반영되면서 후보 간 합종연횡이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10일 예선전은 우리당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시ㆍ도 당무위원 500여명이 1인 3표를 행사하는 만큼 3자간 연대에 의한 조직적인 투표가 가능하고, 1만3,000여명의 대의원이 1인 2표 방식으로 상임중앙위원 5명을 뽑는 4월 2일 전대에서는 후보 간 ‘짝짓기’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당 후보는 문희상 의원이 실용파를 대표하는 가운데 장영달 신기남 김원웅 유시민 임종인 의원, 김두관 전 장관 등이 개혁파로, 한명숙 송영길 염동연 의원 등은 실용과 개혁을 겸비한 중도파로 분류되고 있다. 노선에 따라 일반적으로 문희상 – 한명숙 - 염동연 연대론, 장영달 – 신기남 – 개혁당 그룹(김원웅ㆍ유시민ㆍ김두관) - 임종인 연대론이 점쳐지고 있으나 합종연횡의 밑그림은 훨씬 복잡하다. 실용 대 개혁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지역ㆍ세대 요소, 차기 주자들의 입김, 이른바 ‘노심(盧心)’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합종연횡, 아직도 '숨은 그림'
합종연횡의 초기 밑그림은 ‘문희상 - 김혁규’ 의원 간의 2강 대결로 전개됐지만, 김 의원이 중도 하차하고 장영달 신기남 한명숙 의원 등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짝짓기’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먼저 실용파인 문희상 의원에 맞서 재야ㆍ개혁파를 대표하는 장영달 의원이 1차 각을 세우고 이들의 이면에 차기 대권의 경쟁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문 의원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 의원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까지 당권 경쟁은 ‘정동영 - 문희상’ 대 ‘김근태 - 장영달’의 대리전 구도가 정설로 받아 들여졌다.

지난 1월 31일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단독 출마해 무혈입성한 것이 이른바 ‘7인회(문희상ㆍ임채정ㆍ이강래ㆍ배기선ㆍ원혜영ㆍ김한길ㆍ정세균 의원)’의 작품이고 나아가 4월 전대를 통해 ‘문희상 당권 - 정동영 대권’구도를 정착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김근태 장관측이 정치적 기반인 국민정치연구회의 장영달 이사장을 내세웠다는 가설은 그러한 맥락에서 제기됐다.

천ㆍ신ㆍ정의 한 축인 신기남 의원의 출마는 그러한 ‘가설’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신 의원은 2월 27일 성명서를 통해 문희상 의원의 대규모 선대위 구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는가 하면, 그 보다 1주일여 앞서 김근태 장관과 시내 모처에서 단독으로 만나 ‘장영달 - 신기남’ 연대론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문 의원의 선대위에는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박영선 의원이 비서실장을, 전병헌 의원이 대변인을 맡고 있다. 또 구 당권파의 핵심세력인 ‘바른정치실천연구회(이하 바른정치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강래 의원이 2월 28일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4월 전대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중립을 선언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바른정치모임 회원 중에 신기남 한명숙 송영길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로 모임에서 ‘중립’을 선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천ㆍ신ㆍ정 그룹의 갈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즉 정 장관쪽이 신 의원의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바른정치모임이 중립을 선언한 것은 사실상 신 의원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돼 신 의원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한명숙 출마로 '문희상 대세론' 주춤
한명숙 의원의 출마는 ‘문희상 대세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특히 지난 1월 중순 노무현 대통령과 김혁규 의원의 독대 후 김 의원이 출마를 접고 대신 한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선 것을 두고 ‘노심’이 실렸다는 얘기가 확산되면서 문 의원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 이광재 서갑원 이화영 의원 등 친노 직계, 개혁 성향의 일부 초재선 의원 등이 한 의원에 기울면서 전대 양상이 ‘문희상 - 장영달ㆍ신기남 - 한명숙’의 3각 구도를 띠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수의 대의원을 기반으로 당권 도전을 준비해 온 장외 친노 세력의 결합체인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명계남 의장의 불출마 선언 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성공에 기여할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한 의원에 호의를 보여 주가 상승과 함께 각 계파로부터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염동연 의원은 연대를 고려하고 있고, 김두관 전 장관은 “한 의원은 실용보다 개혁에 가깝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염동연(호남) 의원과 김 전 장관(영남)은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는데다 투표권자들의 호남 민심과 우리당의 영남 지역 취약성에 대한 고려 등으로 예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짝짓기’주가도 오르고 있다. 염 의원은 문 의원과의 연대를 고려하고 있고, 2월 23일 정동영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선명 개혁’을 주창한 유시민ㆍ김원웅ㆍ김두관 등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멤버는 지난해 8월 신기남 전 당의장 낙마 후 이부영 체제를 옹립하고 기간 당원 자격 요건 완화를 위한 논쟁에서 재야파와 연합 전선을 구축한 바 있다. 이들은 ‘개혁’ 코드에 공감대를 형성, 장영달 의원과의 연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 성향의 재선 그룹 대표인 송영길 의원은 최근 각 계파로부터 러브 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실용파를 대표하는 문 의원측은 개혁표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적극적이며, 한명숙ㆍ염동연 의원을 비롯해 개혁파인 신기남ㆍ임종인 의원과 참정연 쪽에서도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예비 선거를 앞둔 우리당 후보들의 짝짓기는 ‘문희상 - 장영달ㆍ신기남’구도가 기본적인 대립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문희상 – 염동연 - 송영길’, ‘장영달 – 참정연 - 임종인’, ‘한명숙 – 염동연 - 송영길’, ‘참정연 – 송영길 - 임종인’등으로 나뉘어 생존 게임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5-03-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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