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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중부권 신당' 2007 정계 태풍의 눈으로
DP 프로젝트 수면 위로…대선 독자후보 낸 뒤 타당 후보와 연대 가능성 시사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심대평 충남지사(왼쪽)가 5월 2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재보선 전패, 과반 의석 실패가 문제가 아니다. 차기 대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4ㆍ30 재보선 투표 다음날 만난 열린우리당의 한 상임중앙위원은 재보선의 충격을 일회성 전투 이상의 의미로 해석했다. 그는 최근 전투(재보선, 지방선거)에서는 번번이 패했지만 전쟁(대선)에서는 줄곧 이겨왔다는 당내 ‘대선 필승론’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호남 민심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충청권의 표심이 중부권 신당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임종석 의원은 “(우리당의) 지역ㆍ이념ㆍ계층적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대선 필승론은 근거 없는 희망이다. 오히려 지금은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여권에 등 돌린 충청권 표심
여권에 4ㆍ30 재보선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때이르게 차기 대선 논란이 증폭되는 것은 4ㆍ30 재보선이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궁극적으로 2007년 대선으로 가는 시발점의 성격을 띠는데 있다.

그동안 우리당 안팎에서는 2007년 대선과 관련, ‘호남+충청’의 고정 지지와 수도권 우세, 영남에서의 일정 표 확보 기대를 근간으로 대선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이해찬 총리가 “2007년 대선에서 누가 우리당 후보가 돼도 결과는 낙관적”이라고 자신한 것은 다음 대선 구도가 지역ㆍ세대적으로 우리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4ㆍ30 재보선 결과는 그러한 낙관론에 경종을 울렸다. 대선 필승론의 한 축으로 여겼던 호남과 충청에서 완패한데다 수도권과 영남에서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이 행정도시라는 큰 선물에도 불구하고 우리당을 외면한 것은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이호웅 의원은 “아무리 후보가 교체됐다 해도 행정도시 건설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행정도시가 들어설 충남 공주ㆍ연기의 최근 투표에서 여권은 재작년 대선(노무현 55.1%, 이회창 37.5%)과 작년 17대 총선(우리당 45.8%, 자민련 34.9%)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지만 4ㆍ30 재보선에서는 중부권 신당을 표방한 정진석 후보가 43.3%의 득표율로 우리당 이병령 후보의 35.7% 득표율을 크게 앞섰다

2002년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 중책을 맡았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과 영ㆍ호남에서의 패배는 극복할 여지가 있지만 충청권 패배는 뼈아픈 징후”라고 단정했다. 충청권이 더 이상 우리당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차기 대선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정가에서는 중부권 신당이 충청권에 뿌리를 내릴 경우 여권은 1997년 대선 때 DJP(김대중ㆍ김종필) 연합과 같은 ‘극적인 연대’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선병렬 의원(대전 동)은 “이제 충청을 텃밭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엄청난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남 공주·연기 재선거에 승리한 무소속 정진석 당선자(왼쪽 세번째)가 심대평 충남지사(왼쪽 두번째)와 함께 당직자의 축하를 받으며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뉴시스>



정치 분석가들도 ‘중부권 신당’의 가능성과 파괴력이 2007년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김헌태 소장은 “재보선은 역대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중장년 중심의 낮은 투표율과 조직ㆍ인물 선거, 전선의 분열 등으로 야당이 승리를 해왔지만 대선은 성격이 달라 기본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여당이 충청권에서 행정수도 이상의 ‘+a’를 제공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충청권은 노선 상 우리당과 맞지 않지만 행정도시로 대선과 총선에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서 “행정도시를 넘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느냐 여부가 우리당의 과제”라고 말했다.

정치 지형의 핵폭풍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중부권 신당이 과연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리고 있다. 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중부권 신당은 실질적인 추동력이 없다. 다만 불씨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홍문표 충남도당위원장도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중부권 신당은 전국정당이 아니면 지지를 못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헌태 소장은 “4ㆍ30 재보선 결과에 비춰, 그리고 지방선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중부권 신당이 충청권에서 돌풍을 일으킬 기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렇게 되면 2007년 대선에서 중부권 신당이 충분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충청권에서 우리당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해 17대 총선(4월13일)을 전후 해 하락하기 시작, 지난 3월 초 심대평(DP) 충남지사가 중부권 신당을 목표로 자민련을 탈당한 뒤 충청권 표심이 ‘우리당 이탈, 신당 기대’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SOI가 지난 3월 충청권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충청권을 대변할 신당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52.5%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모름/무응답 2.5%) 김 소장은 “중부권 신당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의 45%가 신당에 기대를 나타낸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갤럽의 충청권 유권자 여론조사에서는 ‘중부권 신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4.6%,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54.1%였다. 한국갤럽 허진재 부장은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대체로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을 감안하면 30%대의 지지는 높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부권 신당 창당 로드맵

2005년
- 4월 신당창당 분위기 확산
- 5월 인물 / 조직 / 지역기반 다지기
- 6월 청풍아카데미 개강 / 지역별 심사모 발족
- 7~8월 지역별 신당추진준비위
- 9월 1차 전국연대 추진(지방선거 대비)
- 10월 재보선 후보 선정
- 11월 신당 창당 후원회
- 12월 창당과정 최종점검2006년
- 1월 신당창당
- 2~3월 창당과 신당 안착/지자체 선거 준비/전국정당화 준비
- 4~5월 후보 선정 및 선거전력 마련
- 6월 승리의 날
- 7~12월 전국정당화 및 대선전략 구체화
2007년
- 1~12월 대선전략 추진
중부권 신당과 관련, 중심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심대평 지사는 5월 4일 충청방송(CMB) 공개홀에서 열린 ‘목요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신당의 최종목표는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신당은 대선후보를 내야 한다고 보며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세력들이 협력한다면 충분히 대선후보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신당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심 지사는 신당과 관련,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형태의 정치 지형을 만들기 위해 다른 세력들과 연대하는 일은 좋은 일”이라고 해 타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심 지사의 지지에 힘입어 충남 공주ㆍ연기 재보선에서 당선된 정진석 의원은 “신당은 이미 ‘임신중’”이라며 내년 1월을 전후해 창당할 것임을 암시했다.

신당 연착륙 여부, 내년 지방선거가 관건
이와 관련, 신당 창당 및 심대평 지사 역할 등의 내용을 담은 ‘DP 프로젝트’문건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월 말 신당 창당측 핵심 인사에 의해 작성된 이 문건에는 신당의 정치이념과 노선, 창당 수순, 인물 등용문, 심 지사의 구체적인 역할 등이 나타나 있다.

문건에 따르면 4ㆍ30 재보선은 신당 창당을 위한 단기 과제로 판단되며, 하반기부터 신당 창당 작업이 본격화된다. 내년 1월에 창당, 6월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전국정당화의 발판을 마련한 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다는 게 골자다.(상자기사 참조)

신당 추진파는 정진석 의원이 4ㆍ30 재보선에서 승리, 신당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문건의 서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5월 9일 현재 류근찬 의원이 일찍이 신당행을 선언한데 이어 이인제ㆍ김낙성 의원을 비롯해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ㆍ원철희 전 의원, 박동윤 충남도의장 등이 신당행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고, 충청권의 자민련ㆍ한나라당 소속 기초단체장, 도의원 등이 잇따라 탈당, 신당행 러시를 이뤄 내년 1월 창당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충청권은 우리당과 한나라당에게 대선 승리의 요체이면서 신당에게는 생존과 대선 도전의 기반이다. 3당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전선이어서 충청권 맹주를 향한 혈전은 4ㆍ30 재보선이 끝나자 마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당이 충청권에 연착륙하느냐 여부는 내년 지방선거와 2년 후 대선을 포함한 정치 일정의 커다란 변수다. 정치권 태풍의 눈이 과연 어떤 궤적을 그릴 지 충청 혈전은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부권 신당 로드맵

중부권 신당은 작년 총선에서 자민련이 붕괴된 후 내부에서 모색됐다. 신당 창당을 놓고 4ㆍ30 재보선 이전에 강행하자는 측과 200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결행하자는 측으로 나뉘었지만 올해 초 충청권의 최대 관심사인 행정수도이전 특별법이 마련되면서 밑그림이 앞당겨졌다. 4ㆍ30 재보선을 10여일 앞두고 신당 로드맵과 심대평(DP) 충남지사를 두 축으로 한 ‘DP 프로젝트’가 완성된 것.

DP 프로젝트에 따르면 신당은 정치이념으로 △민주주의 개혁론 △중용의 정치 △화해와 대통합의 정치 △변화와 분산 등으로 설정하고, 추진 노선은 ‘중도보수+개혁성’을 가미하고 △탈이념 △국민중심 △삶의 정치를 표방키로 했다.

‘신당 로드맵’은 3단계로 구분돼 있다. 1단계 로드맵은 내년 1월 창당에 앞서 4ㆍ30 재보선을 통해 신당창당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5월부터 연말까지 인물ㆍ조직ㆍ지역기반 다지기를 통해 전국 정당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6월에 지역별 심사모(심대평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발족되며 7∼8월에는 지역별 신당추진준비위가, 11월에는 신당창당후원회가 추진된다.

9월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제1차 전국연대가 추진되며 12월까지 신당 창당을 위한 분권형 정당제와 지방분권, 개혁적인 중도보수의 신당 노선을 확정한다.

2단계 로드맵인 2006년에는 창당과 지방선거의 압승을 제시한다. 1월 창당 후 2∼3월까지 지방선거 준비와 전국 정당화 수순에 돌입한 후 4∼5월 지방선거 후보 선정을 거쳐 내년 지방선거에 총력전을 펼 방침이다. 또 내년 7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정당화와 대선 전략이 구체화된다. 3단계 로드맵은 2007년 대통령선거 전략 추진에 집중돼 있다.

‘심대평 역할론’은 상당히 세부적이고 구체적이다. 4월 전국 단위 인물 회동과 중앙정치 언급이 설정됐으며, 9월 전국 정치 라운드테이블(분권형 정당제 부각), 5월부터 연말까지 중국ㆍ북한ㆍ일본 등 국내외 및 한반도 정치변화의 역학구도에서 심 지사의 리더십 구축이 주요 화두로 설정됐다. 인물 영입과 관련해서는 최근 발족한 뉴라이트 충청포럼과 심사모가 중심 역할을 할 것이 예상되며 오는 6월 개강하는 청풍아카데미는 정치인 등용문이 될 전망이다.

또 11월에는 심 지사의 레임덕 체크 및 후계자 구도가 설정돼 그 동안 정ㆍ관가에 거론되던 심 지사의 10월 재보선 출마는 아직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5-05-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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