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농촌의 불량배가 흉기를 들고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 장면을 촬영한 중국 TV는 이 불량배를 '춘바'로 표현했다.
“‘디피’, ‘춘바(村覇)’, ‘스바(市覇)’, ‘수이바(水覇)’, ‘차이바(菜覇)’를 일소하겠다.”

지난 6일 중국 류진궈(劉金國) 공안부 부부장이 농촌의 악화된 치안실태를 밝히면서 한 말이다. 류 부부장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농촌지역에서 8,031건의 살인사건과 5만9,000건의 상해 사건이 일어났는데 발생률이 모두 도시지역보다 높다고 소개했다 .

‘디피’ 는 사전에 ‘지역의 건달, 불량배’라는 뜻이라고 나와 있다. 나머지 단어들은 최신 조어다. 하지만 그 의미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범죄가 탄광, 시장, 유원지, 그리고 양식장 주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디피’를 그들이 기생하는 지역과 결부시켜 세분한 것이다.

군웅할거의 춘추전국을 통일한 진(秦)나라를 무너뜨리고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은 본래 그 시대의 ‘춘바’였다. “현재 중국 농촌에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다. 단지 없는 것은 오광(吳廣)과 진승(陳勝)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치안 담당자는 오광과 진승보다 더 무서운 ‘춘바’, 즉 ‘미래의 유방’이 득실대고 있음을 고백한 셈이다.


이재준 객원기자·중국문제 전문가 huf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