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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젠(福建)성 서기 루잔궁(盧展工)
연줄 없이 기회 포착 승승장구 '福將'

중국 5세대 '떠오르는 별' 누구인가 <16> 밀수사건 냉철한 처리가 발탁의 계기… 長江-珠江삼각주 허브 야심





“용장(勇將)은 지장(智將)만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에 못 미치며 덕장은 복장(福將)만 못하다.” 삼국지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푸젠(福建)성 서기에 연임된 루잔궁(盧展工)은 바로 ‘복장’이라는 인상을 주는 이력의 소유자이다. 1952년 5월생으로 올해 54세인 그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의 단파(團派)에도 속하지 않으며 또 태자당도. 상하이방(上海幇)도 아니다. 저장(浙江)성 츠시(慈溪) 출신으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지연으로도, 학연으로도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저장성 부서기, 허난(河南)성 부서기를 거친 뒤 44세 때인 1998년 전국총공회 부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최고위층과 아무런 관시(關係)를 가지고 있지 못한 그에게 더 이상의 승진은 없을 듯이 보였다.

하지만 1999년 푸젠성 샤먼(廈門)시에서 초대형 밀수사건이 터지면서 루잔궁의 인생에 전기가 왔다. 푸젠성 출신 사업가 라이창싱(賴昌星)의 위안화(遠華)그룹이 관련된, 당시까지 중국 건국 이래 최대의 밀수사건이었다. 밀수액이 64억 달러에 달했고 탈세액만도 300억 위안이었다. 이 사건으로 800여 명이 조사를 받고 84명이 재판에 회부돼 이 중 14명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전 공안부장 타오쓰취(陶駟駒) 부부,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아들, 푸젠성 서기를 지내고 당시 베이징 서기 겸 정치국위원으로 있는 자칭린(賈慶林)의 부인 린요우팡(林幼芳),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사위 부주석 류화칭(劉華淸)의 딸 류차오잉(劉朝英)이 연루 혐의를 받았다. (캐나다로 달아난 라이창싱이 아직 인도되지 않아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시 권력의 핵심부가 모두 관련되어 있기에 이들과는 무관한 인물이 조사를 담당해야 했다. 기율검사위 주임으로 있던 웨이젠싱은 그가 하얼빈시장으로 있을 당시 눈여겨보았던 루잔궁을 기억해낸 것이다. 루잔궁은 사건 처리과정에서 성장인 시진핑(習近平)과 심각한 마찰을 빚었다. 푸젠성에서 오래 일해 왔으며 태자당인 시진핑은 사태를 적당한 선에서 수습하려 했다. 루잔궁은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중앙은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밀수 사건 수습을 위해 1999년 대리성장을 거쳐 2000년 1월 정식으로 성장에 선출됐던 시진핑은 바로 그해 저장성 부서기로 전임됐다. 비록 2년 뒤 저장성 서기로 승진했지만 시진핑에게 잊지 못할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루잔궁은 2001년 푸젠성 부서기 겸 당교교장에 임명되었고 2002년에는 성장대리, 2003년에는 성장으로 승진했다.

‘복장’ 루잔궁에게 또 한번의 도약의 기회가 다시 마련됐다. 국무원 인사부장으로 있다 2002년 12월 푸젠성 서기로 내려온 쑹더푸(宋德福)가 곧바로 중병에 걸린 것이다. 쑹더푸는 1985년 후진타오에게서 직접 공청단 제1서기직을 인계받은 단파의 제2인자였다. 1946년생으로 아직 한창 일할 나이다. 쑹더푸가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자 루잔궁은 2004년 초 대리서기를 겸하였고 그해 12월 정식으로 서기에 올랐다.

리커창(李克强)에 대한 태자당의 ‘대항마’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시진핑을 밀어냈는가 하면 단파의 2인자가 그의 부상을 위해 길을 비켜준 셈이다. 루잔궁은 저장성 부서기로 있을 때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다른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기회가 주어졌을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자신의 오늘을 예언하는 말이 되었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실적이 필요하다. 루잔공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푸젠성은 중국의 성 중 가장 긴 3,300km의 해안선을 갖고 있고 또 이 지역 출신 화교가 1,100만 명으로 전체 화교의 30%를 차지한다. 좋은 여건임에도 다른 연해 성에 비해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뎠던 것은 바로 대만이란 존재 때문이다. 루잔궁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 ‘해협서안 경제구’라는 구상이다. 대만이 해협의 동쪽이라면 푸젠성은 서쪽이라는 컨셉이다.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 성장의 걸림돌을 발전의 박차로 전화위복하겠다는 비전이다. 여기에 푸젠성을 중국 경제의 두 축인 장강(長江) 삼각주와 주강(珠江) 삼각주의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양 지역을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에 열을 쏟고 있다.

‘복장’ 루잔궁은 복마전 푸젠성을 청소하고 경제 발전의 기틀을 세우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는 중이다.



입력시간 : 2007/01/05 16:13




이재준 객원기자 중국문제 전문가 webmaster@china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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