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007년 원단(元旦)을 하루 앞두고 베이징시 북부 청더(承德)시에 소재한 만주족-몽골족 자치현을 찾아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두터운 방한 외투를 입고 허베이(河北)성의 농촌마을을 찾았다. 그가 방문한 마을은 베이징(北京) 북부 청더(承德)시에 소재한 만주족과 몽골족이 주민 대다수를 이루는 자치현이었다. 이곳은 국가부빈개발공작(國家扶貧開發工作), 즉 빈곤퇴치사업의 중점 현이라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찢어지게 가난한 마을이다.

해가 바뀌는 때 후진타오의 이러한 행보는 그가 중국 공산당의 총서기에 오른 뒤 처음 맞는 원단(元旦)(2003년)을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가장 빈곤한 마을을 찾아 보낸 것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후진타오는 몽골족의 전통복장을 입고 그들의 전통가옥 파오에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이는 그가 총서기에 오른 뒤 첫 공식 연설인 ‘시바이포(西柏坡) 강화’에서 강조한 ‘인민 속으로 깊게 들어가라’는 지침을 솔선수범한 것이었다. 시바이포는 중국 공산당이 내전 승리로 베이징에 입성하기 전, 마지막 농촌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때문에 ‘시바이포 강화’는 건국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집권 5 년째를 하루 앞둔 세밑에 후진타오는 소수민족의 빈한한 마을을 찾음으로써 자신이 집권 당시의 초심을 견지하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이는 그의 정치슬로건 ‘허시에(和諧:조화) 노선이 새해 들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재준 객원기자 중국문제 전문가 webmaster@china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