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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의 손에 달린 한나라당 경선
들러리 설 바에야 차라리 저기로?
경선 시기·방식에 강한 불만… '탈당'등 현실화 될까 李·朴 측 속앓이



2월 27일 대우 포럼 조찬 강연에서 연설하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 신상순 기자.


한나라당 ‘빅3’가운데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행보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여권에서 러브콜이 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범여권 대선주자 1위로 나타나 영입설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떠도는 상황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색깔 논쟁, 보수적 행태의 청산을 주장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과 관련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밖에 당내 경쟁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ㆍ박근혜 전 당대표의 현안 입장과 공약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손학규의 변화’에 담긴 의미와 그의 심중을 알아보기 위해 2월 7일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서 손 전 지사를 만났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도가 지난 10개월 내 최대치(8.9%)를 기록했고 '여권 내 차기 주자군' 중에서 상당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진 분열을 극복할 통합 정치,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을 요구하는 국민적인 염원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범여권 후보 1위’란 것은 지금 여권이 공백상태이니 여러 가능성을 찾다가 나온 것인데 다른 면에서는 본선 경쟁력에 대한 평가, 여권이 경쟁력을 어떻게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하는 구상이나 염원이 담긴 것이 아니겠나.”

- 정치평론가나 여론분석기관 중엔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조합과 여권을 포함한 제3세력으로 손학규-정운찬ㆍ박원순 카드가 가장 박빙의 승부로 전망하는데.

“그런 구도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야 무수한 대선 형태를 그릴 수 있지 않겠나. 정운찬ㆍ박원순 두 분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고 당의 발전과 대선 경쟁력을 위해 모셔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정치적 상상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

앞으로 대선 지형이나 정치구도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 여론, 민심이다. 앞서 여론조사 얘기가 나왔지만 지금 여론이 움직이는 것은 본격적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본선에 가면 누가 이길 것인가, 이런 것들이 국민들 사이에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이다.

2월 23일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전시장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건배를 하고있는 당 지도부와 빅3. 경선이 끝난 뒤에도 건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오대근 기자
여론조사 내용을 분석하면 수도권 40대 남자, 즉 여론주도층에서 나의 지지율이 특히 높게 나오는데 이것은 지지율이 3%일 때도 마찬가지로 박근혜 전 대표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론 선도그룹이 전면에 나서면서 대중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한나라당 정통적 지지층에서도 그동안 손학규라는 팩트를 생각하지 않다가 ‘손학규로도 될 수 있겠네’하는 생각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 열린우리당발(發) 정계개편이 가속화함에 따라 대선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여야 일부 세력, 시민단체 등이 '제3지대'에서 당을 만들고 손 전 지사에게 연대를 제의하면 고려하겠나.

“자꾸 탈당을 부추기는데 그래야 기사거리가 되겠지만.(웃음) 한나라당은 그동안 산업화, 민주화에 기여했고 실천적 능력도 보여주었다.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기득권에 머물지 말고 우리나라를 선진화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많은 지적을 받는 보수 수구, 지역주의 같은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통합의 정치, 세계화 및 선진화로 나아가는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정당으로 탈바꿈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제3지대’의 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다.”

- 열린우리당이 잇따른 탈당으로 흔들리면서 정계개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한 평가는.

“우선, 안타까운 일이다. 여당이 집권을 1년 남겨놓은 시점에 와해되고 공중분해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 열린우리당의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에서'위장이혼', '기획탈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열린우리당이 지금 있는 힘을 갖고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면 제1당을 포기하겠나.

하지만 그것을 위장이다 뭐다 하는 식으로 평하고 싶지는 않다.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는 것은 국민의 피부에 와닿거나 감동을 주는 정치를 펴지 못한 때문이다. 탈당 사태에 앞서 참회와 자기성찰이 있었어야 했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 집권당이 붕괴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닌가.”

- 대선공약으로 '21세기 광개토 전략'을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운하 프로젝트', 박근혜 전 대표의 '열차패리 동북아구상'과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은 말 그대로 ‘공약’일 뿐이나 광개토 전략은 ‘비전’이다. 앞의 대선공약이 현실성, 실현가능성을 검증해봐야 할 장밋빛 공약이라면 광개토 전략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 지금 단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공약을 남발해서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

‘대운하 프로젝트’는 중간에 슬그머니 들어갈 것으로 본다. 오히려 문제가 많다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열차패리 구상’은 경제성을 검토해봐야 한다. 이 문제는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오랫동안 검토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 하나의 안을 갖고 마치 다 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문제다.”

- 오늘 아침 초청특강에서 자신을 '장밋빛 공약을 못 내는 바보'라며 이명박ㆍ박근혜 후보의 경제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는데.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6% 성장공약을 내놓으니 노 대통령은 1% 올려 7%라고 했다. 대선이 경쟁이라 하더라도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인기(표)를 얻기 위해 부풀려진 공약을 쏟아내선 안 된다. 아날로그식 국토개발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선진화, 세계화로 나가는 것이 광개토 전략의 핵심이다.”

- 남북정상회담, 외부인사 영입 등에 대해 적극적인데 반해 이명박ㆍ박근혜 후보 등 한나라당은 소극적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

“남북관계에 관한 한 당을 달리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ㆍ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왔고 지금도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본다.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정도밖에 안 남았고 대선을 앞두고 있어 반대한다고 하는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만나야 한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목적이 북핵 해결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또 국제공조, 특히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명박ㆍ박근혜 후보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의 중요성과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판단(평가)을 고려해 태도를 밝혀야 한다. 외부인사 영입 문제도 지난 두 번의 대선 패배 경험에 비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칭기스칸이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여는 자는 흥한다’고 했는데 현재 당과 대선주자들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변화를 게을리 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입력시간 : 2007/03/06 14:18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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