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밑바닥 표심 훑어… 김대식·이상직 교수 등 지방조직 네트워크화에 큰힘김영우·이영호·김진홍 등도 실무서 탁월한 능력 발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는 표면의 공신들 외에 숨은 조력자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유권자를 네트워크화하고 소집단으로 단단하게 뭉쳐 경선 때는 물론 본선에서도 맹활약, 이명박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 당선자의 지지율이 거센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대세론을 유지, 집권할 수 있었던 데는 그러한 밑바닥 민심을 붙들어 맨 숨은 공신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다음날인 8월 21일, 이명박 후보는 경선 캠프 해단식에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던 중 유난히 한 인물을 치켜세웠다. “현장 감각이 이렇게 뛰어난 사람을 보지 못했다. 경선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하면서.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거론한 일등공신은 인수위원회 사회ㆍ교육ㆍ문화 분과위원으로 임명된 김대식 교수(부산 동서대 일문과)다. 김 교수는 선대위 네트워크 2팀장을 맡아 박영준 1팀장(인수위원회 비서실 총괄팀장)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민간 지지 조직을 장악했다.

김 교수는 박 팀장과 함께 전국 243개 지역구를 여섯 번이나 돌았으며 그 성과로 나타난 것이 전국 회원 수 463만 명을 자랑하는 ‘선진국민연대’다. 이 모임엔 교수포럼, 각종 산악회, 오프라인상의 팬클럽, 시민단체, 심지어 신용불량자들의 지지 모임까지 망라돼 있다.

김 교수는 흩어져 있는 조직을 네트워크로 엮었고 전국 지부에서는 자체 지역공약을 개발했다. 특히 광주(전남) 출신으로 전국대학학생처장협의회 회장을 지낸 이력으로 지방 교수 조직을 주도하고 이 당선자의 대학 특강을 기획했다.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기고도 일반국민상대 여론조사에서 역전패 한 박 전 대표 측이 “두 사람 때문에 (경선에서)졌다”고 할 정도로 김 교수와 박 팀장이 다져놓은 전국 조직은 경선과 본선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선진국민연대 공동의장인 이상직 대구산업정보대학 교수도 이명박 승리의 숨은 공신이다. 이 당선자가 14대 국회의원이던 90년대 중반 처음 인연을 맺은 이 교수는 2006년 2월 대구에서 이 당선자 지지성향의 ‘선진한국 국민포럼’을 창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장이던 이 당선자를 국민포럼 창립기념 특강 인사로 초빙, TK(대구ㆍ경북)에서의 지지기반을 넓혔다. 또한 전국 14개 지방에 국민포럼을 결성해 지방조직을 강화하고 특히 이 당선자의 정책 입안에 기여했다. 이 교수는 전국 국민포럼을 이 당선자의 최대 민간조직인 ‘선진국민연대’의 골간을 이루게 하고 스스로 조직의 공동의장을 맡아 이 당선자의 승리를 이끌었다.

17대 대선에서 한국노총이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노동계에 충격을 주었고 이 당선자의 승리에 큰 동력이 됐다. 한국노총이 노동계의 비난을 무릅쓰고 이 당선자 쪽으로 기울기까지는 이영호 선대위 노동총괄단장의 역할이 상당했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 조직본부장을 지낸 이영호 단장은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일 때부터 인연을 맺어 이 당선자와 한국노총을 연결하는 가교가 됐다. 이 당선자는 대선까지 1년 넘게 한국노총과 20차례 이상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노총이 이 당선자를 지지하기로 한 것은 전국 16개 시도 24개 산별노조의 투표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당선자의 스킨십 노력이 결실을 거두는데 이영호 단장의 막후 역할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김진홍 한반도운하추진 국민운동본부 총괄본부장은 이명박 당선자의 대표적 공약인 한반도운하 건설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네거티브 공세를 차단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진홍 총괄본부장은 2005년 10월 이 당선자와 인연을 맺은 이래 선진한국포럼 대구운동본부, 시민단체인 ‘대구ㆍ경북 경제살리기 경부운하추진운동본부’등을 결성해 워크숍, 세미나를 통해 한반도운하 공약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전국 15개 시도에 ‘전국운하추진운동본부협의회’를 조직해 반대여론에 맞대응하는 전략을 펴기도 했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표 공약들은 대개 전문가 그룹을 통해 나왔다.예컨대 한반도 대운하, 747공약 등은 싱크탱크인 국제정책연구원(GSI) 소속 인물들이 주도했다. 김영우 선대위 정책상황실 부실장은 그러한 전문가들과 이 당선자가 교류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했다. 현안이 있을 때 적합한 전문가를 물색해 이 당선자와 토론하고 연구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김 부실장은 GSI 정책국장으로 운하 관련 실무 책임을 맡아 대운하에 대한 상대측과 언론의 검증이 한창일 때 운하에 대한 ‘Q&A 자료’를 만들어 대중적으로 알리는 역할도 했다.

이 당선자의 남북경제공동체를 위한 ‘나들섬 프로젝트’의 명칭은 그의 작품이다. 또한 유능한 국회 보좌관과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 직접 정책을 만들거나 공약화하기도 했다. 국가의무보육시스템, 치매ㆍ중풍 노인을 위한 국가수발제도 등은 그러한 예들이다.

그밖에 연탄은행전국협의회(대표 허기복 목사)의 활약은 이명박 당선자의 숨은 공신들이 얼마나 다양한 지를 보여준다. ‘연탄은행’은 이 당선자가 서민생활의 상징인 연탄값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직접 연탄배달 행사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 당선자 승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당선자가 신승한 경선에서 회원 8,000여명이 참여했는가 하면, 강원도를 중심으로 1만8,000여명의 전국 회원이 대선에서 주변을 비추는 작은 촛불처럼 활동했다.

■ 'MB의 약한고리' 호남·불교계서 맹활약
유준상 '좋은나라포럼' 공동대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취약 부분은 호남과 불교계였다.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 그런 이 당선자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유준상 전 의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 당선자와 고려대 61학번 동기이자 호남 출신 4선으로 대학과 국회에서부터 막역한 관계를 유지한 유 전 의원은 1년 4개월 전부터 ‘좋은나라포럼’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유 전 의원은 우선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문일석 국방부 차관, 김필수 전 기무사령관, 손영재 전 육군 참모차장 등 예비역 장성 30여명과 유환춘 전 울산경찰청장 등 호남 출신 군ㆍ경 인사들을 한나라당에 입당케 해 호남여론을 환기시켰다.

또한 호남 불교에 영향이 큰 도륜 스님(선운사 회주), 선각종(호남지방불교)의 정암 큰 스님, 지훈 스님 등 60여명의 호남 불교 인사를 이 당선자와 연결시켜 주었다.

유 전 의원은 스스로는 호남을 돌며 20여회에 걸쳐 이 당선자 지지연설을 하였다. 그 결과 이번 대선에서 선각종 정암 스님과 문일석 장군이 활약한 전남 강진과 유 전의원의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는 이 당선자의 득표율이 호남에서 드물게 10%를 넘었다.

유 전 의원은 또한 ‘좋은나라포럼’의 분야별 심포지엄 등을 통해 이 당선자의 경제ㆍ교육ㆍ사회문화 정책 입안에도 기여하였다. 그밖에 4ㆍ19세대를 대표하는 이기택 전 민주당총재를 6ㆍ3세대 대표격인 이 당선자에 연결, 정치적 세대 통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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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