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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통합진보당 핵심인사 연루 비리 수사 본격화

선관위, 검찰ㆍ경찰 등 '비리' 고강도 수
통진당 해산 후 투쟁에 전방위 섬멸 시나리오도
통진당 지원 자금 움직인 실체, 충격진실 드러날까
헌법재판소가 지난 12월 19일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림에 따라 통진당의 향후 대응과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헌재의 결정으로 통진당이 사실상 이적단체로 규정됨에 따라 사정기관의 통진당 수사도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은 통진당의 자금문제와 더불어 관계자들의 이적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통진당 자금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 통진당의 자금용처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문제와 관련, 검찰은 경우에 따라 통진당 핵심인사들의 자금사용 내역과 자금 출처 등도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이 박탈되면서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강구하고 있어 이들과 검찰의 전면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통진당 인사들의 국가보안법위반 여부와 더불어 이적행위 그리고 자금문제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어서 의원직이 박탈된 이들은 사정기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강도 전방위 수사 임박설

일단 법에 의해 종북행위가 사실로 인정된 만큼 통진당에 대한 사정기관의 수사는 ‘재확인’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들춰내 진보진영의 반발을 사기보다 헌재 결정의 배경이 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해 ‘통진당 해체’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헌재의 결정에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곧바로 움직인 것이 그 근거다. 선관위를 통해 통진당의 자금문제를 먼저 살피는 것은 가장 예민한 급소를 곧바로 찌른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는 통진당에 숨 쉴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선관위 조사에서 자금문제가 드러날 경우 이는 다시 검찰 조사를 통해 통진당의 이적행위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이 부분을 입증하기 위해 일부 인사들의 이적행위 또는 불법행위를 들춰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야권과 검찰 주변에서 “통진당이 강하게 반발해 행동을 본격화할 경우 통진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통진당에 대한 조치가 단순히 해체에 그치지 않고 뿌리까지 캐내는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야권의 한 인사는 “검찰이 통진당 자금문제와 관련해 특정 인사가 부적절한 정치자금 문제에 얽혀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 인사의 자금문제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위반 등에 대한 혐의를 검찰이 수사하면 통진당은 그야말로 ‘확인사살’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12월 22일 통진당의 중앙당사에 직원들을 보내 국고보조금 사용내역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정치자금법 제28조에 따르면 각급 선관위 위원, 직원은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은 정당 등에 대해 감독상 또는 법의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보조금 지출에 관해 조사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오후 중앙당사에 직원 4명을 보내 통진당의 국고보조금 회계보고 내역에 대해 확인하고 감독하기 위해 직원 4명을 보냈다”면서 “법률에 따라 조사권을 가지고 감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옛 통진당은 올해 받은 국고보조금 60억7,600만원을 포함해 창당 이후 총 163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이 중 통진당은 해산결정에 따라 남은 국고보조금과 잔여 재산을 반납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검찰 주변에서 “사정기관이 통진당 핵심 인사들을 줄줄이 사법처리할 경우 야권 전체에 그 여파가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통진당 사태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통진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일단 헌재가 해체 결론을 내린 이상 국민의 시선은 냉담하다. 앞으로 사정기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며 “최고 사법기관이 정의 내린 이상 새정치연합이 통진당과 함께 서서 투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치권과 사정기관 안팎에서 “통진당에 대해 고강수 수사가 추진될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선관위의 움직임부터 예사롭지 않다. 선관위는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나자 통진당의 국고보조금 수입·지출계좌를 압류조치하고 같은 달 29일까지 지출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또 통합진보당 중앙당 및 시·도당, 정책연구소, 소속 국회의원의 잔여 후원금과 잔여재산 등에 가압류·가처분 신청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실제 통진당 국고보조금 계좌에 잔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선관위가 구체적인 용처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선관위 내부에서 “자금 용처와 관련해 석연치 않는 부분이 많아 검찰에 조사를 의뢰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자금문제를 검찰이 수사하게 될 경우 통진당 핵심 인사들에 대한 계좌추적 등도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진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 수사범위 고민 중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후 당과 당원 등이 고발된 사건도 본격화되고 있다. 헌재판결 직후 보수 단체들은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와 당원들을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이 단체들은 “헌재가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위헌(違憲) 정당’으로 보고 해산을 결정한 만큼 당원들도 처벌 대상이 된다”며 이정희 전 대표와 당원 전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헌재가 통진당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 해산을 결정했지만 이와 별개로 통진당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 단체나 이적 단체에 해당하는지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이 사건은 검찰고발사건이지만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 내림에 따라 이 사건은 경찰이 맡기로 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당장 범죄 혐의를 특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맡기고 수사를 지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 내려 보내 일단 경찰에서 수사하도록 한 뒤 수사지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산 결정 이후 통진당원 등에 대한 사법처리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헌재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통진당의 목적이라고 규정한데다 자금문제가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수사 규모가 커질 것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통진당의 정치 자금에 대해 검찰이 현미경식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검찰은 헌법재판소가 북한 추종 세력으로 꼽은 통진당 ‘주도 세력’을 우선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검찰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등에서 북한에서 유입된 자금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논란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상규·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을 지난 12월 26일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조사 하는 등 통진당 자금 수사를 본격화 하고 있다. 검찰은 통진당 ‘주도 세력’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설정하고, 과거 이들이 연루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수사 기록 등을 확보해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강철서신’ 저자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지난 10월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두 전 의원에게 북한 유입자금을 전달했다고 말했고, 이·김 전 의원은 김 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헌재가 통진당 내 주도 세력으로 지목한 경기동부연합, 부산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출신의 중앙당 핵심 간부들이 우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통진당 전직 의원 5명과 당 3역, 최고위원, 진보정책연구원, 교육위원회 등 30여명을 통진당 주도 세력으로 꼽았다.

일부에서 “검찰이 통진당의 연결고리를 전방위적으로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통진당을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로 판단하더라도 당원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헌재 결정 이후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상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진당 당원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2012년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때 전국 검찰청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에 나섰던 전례에 비춰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통진당 당원은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 3만명, 전체 당원 10만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례는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동조하는 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7조는 이적단체의 구성·가입 행위에 대해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통진당 얼굴 바꿔 부활?

이와 함께 통진당 의원 5명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은 당장 내년 4월29일 예정된 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로운 정당 창당 또는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장외 투쟁 전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에 따른 비상원탁회의’가 꾸려져 헌재의 진보당 강제해산 결정에 대한 법률적 문제점을 살피는 등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 중이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기 힘들 전망이다. 진보당이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만큼 해산된 진보당의 강령 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당은 창당할 수 없고 통합진보당'을 정당 명칭으로 다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통합○○○’이나 ‘○○진보당’ 등 일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따라서 당원 10만 명과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만 3만여 명에 달하는 조직을 기반으로 당명과 강령 등을 손질한 뒤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감안할 때 이 작업도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리하게 신당을 창당할 경우 해산 파장이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것 보다 재야 시민단체와 연대해 여론전 전개 등 장외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원직을 박탈당한 전 진보당 소속 의원들은 공직선거법상 제한 규정이 없는 탓에 내년 4월29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 출마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병윤 전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으로 의원직이 박탈된 저희 모두 정치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별도로 판단할 문제”라고 했고, 이상규 전 의원도 “내년 4월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당연히 다시 선택받을 수 있다”며 “헌재 판결에 의하면 우린 재보궐에 출마할 수 있다. 어떤 범법 행위도 저지른 적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이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해도 다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종북’이라는 낙인이 찍힌 만큼 국민적 시선이 차갑기 때문이다. 또 검찰 등 사정기관 수사를 통해 추가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출마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새누리당 이노근·김진태 의원이 지난해 헌재의 해산 결정으로 인해 박탈된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10년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것도 통진당 부활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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