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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특명' 경원선 프로젝트

남북관계 대변화 이끌 승부수… 8·15 전후 실체 드러날 듯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집중토론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원선 축으로 한 남북경협… 북한 동참할 만한 프로젝트
남북-러시아 3국 공동발전으로 확대… 해외동포 주요 역할
남북관계 개선, 경제활성화 영향… 박근혜정부 평가 중요 시험대
북한과의 협의가 관건… 정치 배제, '경제' 매개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에게 '특명'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주창한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 현실화와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경원선'복원을 내실있게 추진하라는 주문이었다고 한다. 경원선은 좁게는 서울∼원산 간 철도이나 함흥, 나진ㆍ선봉을 지나 러시아(하산)까지 이어지는 광의의 철로를 의미한다.

박 대통령이 '경원선 특명'을 내린 것은 임기 초반부터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남북관계'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일대 전환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경원선 복원은 북한에게도 절실한 것이어서 북측에서도 관심을 보여 남북관계에 변화의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만나 극동 지역에 큰 관심을 보인 행보도 경원선을 더욱 주목하게 한다. 경원선이 남북을 넘어 러시아까지 연결되는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경원선 프로젝트'의 전말을 추적했다.

박 대통령의 '경원선 의지'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통일준비위원회(위원장 대통령) 회의를 열고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통준위와 정부 차원의 차분한 노력을 당부하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통일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종욱 민간부위원장은 '통준위 주요활동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DMZ공원과 남북 생태ㆍ평화ㆍ문화ㆍ관광벨트 조성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를 활용한 북한 지원 ▲나선-훈춘 물류단지 활용 ▲탈북민 정착 지원 등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준위 정부 부위원장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경원선 복원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추진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다자협력을 통한 남북협력 추진 등을 지원하며, ▲올해 내 '평화통일기반구축법' 제정 추진 ▲분야별 통합과제 연구 ▲통일준비 전문 인력 양성 계획 등을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5개월 만에 열린 통준위 회의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통일방안을 재차 강조하고 이를 내실있게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청와대와 통준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한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연계된 경원선 복원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박 대통령이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것으로 이는 남북한과 아시아,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 대륙을 단일경제권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프로젝트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가 실효성을 갖고 제대로 가동되려면 남북한 철도 연결이 전제되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원선 복원은 그 핵심 사업이자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및 남북 철도 연결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다.

경원선은 서울 용산∼강원 원산 간 223.7km를 일컫는다.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돼 남북을 달리며 물류 수송에 기여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단절되면서 현재 비무장지대(DMZ) 주변 25.3km가 끊겨 있는 상태다. 현재의 경원선은 국내 구간인 용산 - 백마고지 구간만 해당된다.

경원선 복원 공사 구간은 백마고지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0.5km 구간으로, 이 중 2㎞ 정도는 비무장지대(DMZ)에 속해 북한과 합의가 필요하다. 반면 민간인 통제구역 안의 8.5㎞ 구간은 자체적으로 우선 건설할 수 있다. 때문에 빠르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완공해 개통식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박 대통령은 공사(公私)석에서 남북 철도와 경원선 복원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지난 3월 1일 제96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도 남북철도 복구사업을 강조한 바 있다.

"남북한 철도운행 재개를 위한 철도복원사업 등 이행가능한 남북공동 프로젝트를 협의해 추진하는 것도 남북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우선 남북철도 남측구간을 하나씩 복구하고 연결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렇듯 박 대통령은 올해 광복70년을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고 철도복원사업 등 남북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통준위는 연초에 경원선 복원 공사를 연내 시작해 2017년말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업무계획에 경원선 복원을 포함시켰고 서승환 장관이 현장을 찾는 등 진두지휘하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6월 25일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사업 등 남북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 마련을 위한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1,56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2일 홍 장관은 12일 철원군을 방문해 철원역 및 월정리역 등을 비롯한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경원선 복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통준위를 비롯해 통일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총론'만 있고 '각론'은 없거나 미비한 상황이다. 특히 경원선의 핵심인 남북 공동구역에 관해서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이 경원선 복원과 관련해 정종욱 부위원장에게 '특명'을 내린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부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내에서도 '경원선 복원 현실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원선 프로젝트'의 밑그림

집권 3년차인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으며, 경원선 복원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위기에 처한 기업(특히 중소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정부를 평가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그간 경원선과 관련해 국책기관 등의 보고를 받았지만 현실성이 결여되거나 과도한 비용, 특히 북한 지역 연결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원선 복원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관건은 경원선의 활용이다. 이는 북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이자 북한이 경원선 복원 협의에 나설 수 있는 최대 요인이기도 하다.

현재 통준위나 통일부, 국토해양부는 '경원선 프로젝트'와 관련,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물류 수송 정도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찍이 경원선과 연계된 남북 및 남북한과 러시아 3국의 공동발전 방안을 추진해 온 전문가의 '경원선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말부터 북한과 무역을 해온 장석중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극동러시아개발주식회사 대표)은 경원선 활용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 이사장은 경원선을 축으로 한 남북경협, 나아가 남북한-러시아 3국의 공동발전 방안을 2000년초 구체적으로 제시해 북한과 러시아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김대중정부에서는 러시와의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논의되기도 했다.

장 이사장은 "경원선은 단순한 철도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경원선이 남북경협을 넘어 정치 분야까지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 이사장이 1990년대부터 구상한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발전 방안'은 남북한이 '경제'를 매개로 협업하고 이를 러시아 극동 연해주와 연계해 남ㆍ북ㆍ러 3국이 공동발전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 교통망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핵심축은 남측 서울과 북측 원산을 잇는 경원선이다. 이에서 나아가 극동러시아 연해주까지 연결되는 경연선(서울-원산-연해주)으로 확장된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경원선(경연선)을 따라 조성되는 남한과 북한의 경협단지, 즉 공단이다. 장 이사장이 1980년대 말부터 북한과 교역을 하면서 알게 된 북한 정치ㆍ경제적 상황에 바탕해 기획한 공단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이사장이 구상한 경원선을 축으로 한 '남ㆍ북ㆍ러 3국의 공동발전 방안'에 따르면 경원선 노선에는 남북경협을 상징하는 공단이 들어선다. 공단의 특징은 해외동포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만의 합작 공단일 경우 북한이 우리 정부나 기업에 무리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우려가 있는데 해외동포가 공단의 한 축이 되면서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남북한과 전 세계 해외동포들이 참여해 북한이 선호하는 '민족'이란 측면과 부합할 뿐 아니라 '정치'로 인해 경협이 중단되는 가능성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해외동포공단에서 남북이 공동생산한 제품(농식품, 경공업 제품 및 생활필수품)은 북한의 식량난 및 기초 생활난을 해결하고 경원선(경연선)을 통해 물류비까지 낮출 경우 국제경쟁력은 크게 제고된다.

경원선을 거쳐 TKR(한반도 횡단철도), TSR(시베리아 횡단철도), 그리고 북극항로와 연결되면 남북한 상품의 경쟁력 증대는 물론, 남북에서 다방면의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또한 남북한이 경원선을 통해 식량, 농ㆍ임ㆍ해ㆍ수산물, 자원, 인력 등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식량 자급자족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고 나아가 통일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아울러 경원선의 연장인 경연선 종착지인 북러 국경지대에 북한의 해외식량공급기지를 조성하면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또한 경연선을 통해 남한의 화훼 과일 종묘와 북한의 특산물, 러시아의 에너지, 임산자원을 교환하는 형태를 취하면 3국이 공동 발전할 수 있다.

장 이사장의 경원선을 매개로 한 남ㆍ북ㆍ러 3국 공동발전 프로젝트는 박 대통령이 '특명'을 내린 경원선 복원 및 현실화 사업, 그리고 이에 기반한 동북아 발전 방안과 가장 근접한 실행안이라는 게 국내외 다수 전문가들의 평이다.

박 대통령은 8ㆍ15를 전후해 남북관계 대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카드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 가운데 경원선 카드는 북한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통령이 전력하고 있는 '경원선 프로젝트'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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