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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검찰 칼끝 어디로

박 전 대통령 커넥션 청와대 중간 조정자, 친박 핵심, 대기업 총수 겨냥

‘최순실 국정농단’ 연결고리 캔다. 특수본 수사 시나리오

롯데ㆍCJ 등 대기업 외 친박 핵심실세 비리 정조준

검찰은 지난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하면서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위한 강제모금 의혹 등을 규명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검찰의 칼끝이 어디를 겨냥할지 주목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비리 수사와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을 위해 대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도 이 같은 관측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수사가 확대되면서 청와대와 친박계 핵심실세들에까지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박 전 대통령과 기업 간 커넥션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한 인물이 있을 것으로 검찰은 추측하고 있다. 이에 친박계와 청와대 핵심실세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된다.

검찰 혐의입증 방식 주목

삼성그룹의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된 조사는 예상대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혐의 입증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검찰은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박 전 대통령-최씨-기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뇌물 관련 수사는 이미 특검에서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공여자의 정확한 진술이나 기록, 객관적 물증 확보 등 주변 조사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뇌물 의혹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아직 검찰의 박 전 대통령 혐의 입증에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뇌물수수자는 대개 혐의를 부인하기 마련이어서 수사 강도는 박 전 대통령보다 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게 법조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이하 특수본)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미르·K재단 의혹 수사와 삼성의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 훈련 지원을 비롯해 삼성과 최씨 일가 사이에 오간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재단 모금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 구상과 설립 단계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그리고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밝히는데 주력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특수본이 박 전 대통령 소환을 며칠 앞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 외 대기업 관계자를 부른 것을 두고 검찰 주변에서는 “두 재단의 모금 의혹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 기업 등 이해 관계자들과 사이에 부정한 청탁의 유무가 핵심 쟁점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문화융성ㆍ경제 발전을 위해 재단 설립을 지원했을 뿐 출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검찰은 삼성그룹-최씨-박 전 대통령의 거래 의혹 규명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투입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를 중점 수사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이 아니라 기업 수사를 통해 밝히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특검팀은 최씨와 공모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기소했기 때문에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기업에 겨눠진 검찰 칼끝

특수본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13가지 외에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이다. 현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복수의 검찰 소식통들은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 외에도 추가 혐의를 살피기 위해 SK나 롯데 등 특검이 넘긴 대기업 관련 수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일부에서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혐의나 특검이 집계한 뇌물액수가 달라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정치권에서 “검찰이 기업과 더불어 청와대와 친박 핵심 등 정권실세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기존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관련한 의혹 수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 전 수석 수사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권 핵심인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아직 정치권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수사와 우 전 수석 수사 과정에서 연결고리가 드러날 경우 조사요구가 있을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정치권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정치수사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기업수사 과정에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날 경우 여러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단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마친 검찰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와 상관없이 기업들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SK나 롯데 관계자들을 조사한 것은 그 일환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기 이틀 전인 지난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롯데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고, 작년 3월 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이 독대한 이후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송금했다.

검찰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는 전국 5대 거점 체육 시설 건립 사업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자 신 회장이 그룹 관계자들에게 이를 챙겨보도록 지시했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롯데가 작년 말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데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18일에는 최태원 SK 회장 등 SK 전ㆍ현직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SK는 두 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했다. 지난해 2월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직후에는 최씨 측에서 80억원을 투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검찰은 최근 CJ 측에 K-컬처밸리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컬처밸리 사업은 차은택씨가 CJ 측에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으로 최씨가 여기에 개입해 사익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SK와 롯데, CJ는 박영수 특검팀이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가 ‘삼성 뇌물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수사하지 못하고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이 기업들 관계자들에게도 삼성처럼 뇌물공여 혐의 등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법조계에는 최근 조사받은 기업인들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소환됐다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박 실세 수사 확대 조짐

검찰 동향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검찰은 이미 국정농단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과 진술을 충분히 확보해 다음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씨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공범 상당수가 이미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다른 정권실세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위로 부상하기 전 대표적으로 거론된 인사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최 의원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여러 소문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최 의원과 관련된 추가 비리 의혹을 검찰이 수사할 수도 있다”며 검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특혜 채용 압력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은 지난 20일 검찰에 불구속기소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은 최 의원을 직권 남용과 권리행사 방해죄 및 강요죄를 적용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2013년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지역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인턴 직원 황모씨를 채용시키기 위해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의 진술을 포함해 최 의원의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과 통화내역 등 물증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당초 검찰은 최 의원에 대해서는 채용 압력을 행사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서면조사 끝에 황씨의 특혜채용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열린 박 전 이사장이 자신의 재판에서 ‘최 의원으로부터 황씨 채용 압력을 받았다’고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검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또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11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국민들은 친박실세 최경환 의원이 두 재단의 설립과 불법적인 모금에 관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 의원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이같이 말한 뒤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안종범 수석 못지않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이 있는 최 의원은 마땅히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이 집중하던 일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전혀 몰랐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최 의원은 이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통령과 최 의원은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또 안봉근 이재만 등 이른바 ‘문고리권력’ 또는 ‘십상시’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 조금씩 언급되고 있다.

검찰이 지난 특수본1기 수사를 통해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체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51)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대외비 문서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문고리 3인방’ 중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검찰 수사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도 비켜가 이번 검찰이 이들에 대해 수사할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특검은 제한된 특검 수사 기간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법에도 이들 3명의 청와대 문건 유출, 공무원 인사 개입, 청와대 비리 증거인멸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해 이들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 시절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청와대 관저를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자신의 차량을 제공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최씨의 국정농단을 조력한 것으로 의심하고 작년 11월 참고인으로 한 차례 소환 조사했지만, 처벌 대상에서 제외시켜 논란이 일었다. 이들 의혹 사건은 미처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다른 사건들과 함께 다시 검찰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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