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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교수 칼럼] 여야 당ㆍ후보 ‘동상이몽’, 대선구도는

양자 대결시 ‘48% 대 52%“ 구도… 후보 단일화, 연대 최대 변수

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文-安 양자 대결 가능성 부상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연대 ‘산 넘어 산’

문재인 대권에 가장 접근… ‘반문연대’ , 안철수 선택 관건

대통령 선거가 이제 40일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최대 승부처인 호남과 충청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승패 분수령으로 꼽혔던 27일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60.2%의 압도적 득표로 안희정 지사(20.0%)와 이재명 시장(19.4%)를 제압했다. 안 지사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29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도 문 전 대표는 47.8%를 득표하면서 1위를 달렸다. 안 지사는 36.7%로 2위, 이재명 후보는 15.3%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당적 여부와 상관없이 경선 참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호가 개방된 ARS 투표에서 문 후보는 호남권에서는 59.9%(13만3130표), 충청권에서는 47.7%(5만7284표)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문 전 대표의 득표력이 자신의 핵심 지지층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하튼 문 전대표는 초반 2연전에서 누적 득표율 55.9%를 1위를 굳게 지켰다. 안희정․이재명 두 후보는 선거인단 전체 56%가 몰려있는 4월 3일 수도권(약 130만명) 경선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한편, 국민의 당 안철수 전 대표도 호남과 영남 지역에서 펼쳐진 초반 4연전에서 압승을 하면서 누적 득표율 66.3%를 획득해 사실상 경선 승리를 굳혔다. 최대 관문으로 여겨졌던 지난 25일 광주ㆍ전남ㆍ제주 지역 경선에서 안 전대표는 60.7%의 지지로 1위를 한 데 이어 26일 전북 지역에서도 72.6%, 28일 부산ㆍ울산ㆍ경남 경선에서도 74.5%로 1위를 했다. 이어 30일 대구ㆍ경북ㆍ강원 경선에서 실시된 네 번째 순회 경선에서 안 의원은 72.4%의 압도적 승리를 했다. 과거 결정적인 순간에 간을 보면서 철수만 했던 간철수가 아니라 이제는 강철수, 심지어 독철수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유 한국당도 경선에서 홍준표 지사가 54.2%(당원 61.6%+ 여론조사 46.7%)의 득표로 과반 승리했다. 2위는 김진태 후보(19.3%), 3위는 이인제 후보(14.9%), 4위는 김관용 후보(11.7%)였다. 홍 지사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계파 대통령이 아닌 ‘국민 대통령’”, “보수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른 정당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28일 경선에서 62.9%(3만6593표)를 얻어 37.1%(2만1625표)에 그친 남경필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유 후보의 향후 행보는 ‘산 넘어 산’이다. 무엇보다 한 자리수 낮은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렇다면 왜 각 정당 경선에서 승리 후보들이 압승을 거두는 것일까? 문 후보는 자신의 호남 압승 이유로 “호남에서 정권 교체 염원이 강하고 자신이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가장 잘 준비되어있고 그리고 또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 국민통합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이른바 우세를 보이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더욱이, 경쟁 정당 경선에서 압승 결과가 나오며 곧 이어 치러지는 다른 정당 경선에서도 압승이 나오는 이른바 ‘압승 도미노 현상’도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짧은 기간 내에 치러지는 조기 경선에서 후발 주자에게 막판 표가 몰리는 ‘언더 독(under dog)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4월 초에 각 정당들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4월15일과 16일 양 이틀간 후보 등록을 거쳐 22일간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 대선판 좌우

향후 대선 판은 무엇보다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 결합되는 이른바 ‘반문(反文) 연대’의 성사 여부다. 반문 연대 구축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안 전 대표는 시종일관 연대론 보다는 자강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번 자강론의 배경에는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 간의 1 대 1 구도’가 만들어 질 것이며 결국 자신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지역별 순회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기를 이어가면서 안풍(안철수 바람)이 재점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국민의당 호남 경선직후 실시한 한국갤럽의 5자 대결구도에서 안 전대표는 경선직전보다 6% 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경선직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비문 세력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 합이 40%로 문재인(42%)과 오차 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였지만 최근 갤럽조사에서는 비문 후보들의 지지도 합이 오히려 43%로 문재인(40%)보다 앞섰다.

조사기관 조사 시점 민주당 후보가 문재인 일 경우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모름
중앙일보 3월18일- 19일 49.0 23.5 13.2 6.1 - 8.1
한겨레신문 3월17일- 18일 39.1 17.5 12.7 3.5 4.1 23.1
한국갤럽 3월21- 23일 42.0 23.0 12.0% 5.0% 4.0% 14.0
MBN- 리얼미터 3월27- 29일 43.9 21.0 11.1 3.0 4.8 16.2
동아일보․ R&R 3월28일- 29일 36.8 25.7 8.7 5.5 3.2 20.1
한국갤럽 3월28일- 30일 40% 29% 9% 5% 2% 15.0


실제로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구도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 질것이라는 여론 조사도 등장하고 있다. 동아일보ㆍ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3월 28- 29일) 결과,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각각 41.7% 대 39.3%로 오차 범위내에서 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3월 28일)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출마하고, 자유 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 간 단일화한 후보로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게 될 경우를 가정한 양자대결 지지도를 물은 결과, 문재인은 48%, 안철수 42%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에 KBS․코리아 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3월 11∼12일)결과, 양자 대결구도에서 문재인 45.7%, 안철수 32.2%와 비교해 보면 분명 안철수의 지지세 급등이 두드러진다. 안 전 대표의 이런 지지율 상승이 경선 컨벤션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문재인 대세론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만약 4월 3일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대표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경우, 현재 약 15%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안희정 지사의 표가 어디로 갈 지가 최대 관건이다. 미디어 오늘 조사 결과, 안희정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안 후보 지지자 중 10명중 7명(69.5%)이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문재인ㆍ안철수 간 양자구도가 펼쳐지면 안철수 후보(61.3%)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문제는 이런 반문 연대로 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우선 바른 정당 내에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남경필 후보의 지속적인 공격에도 범 보수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후보가 되고 나서 후보 단일화의 원칙과 명분을 더 강조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심지어 유 후보는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고 있다”면서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고 대통령을 망쳐놓은 진박 세력 등에 업혀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당, 그런 후보와 단일화는 가능성이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를 내지 않으면 바른 정당 존립자체가 위태롭고, 유 후보 자신도 완주함으로써 미래를 바라보려고 하기 때문에 지유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유 후보와 홍준표 후보간에는 개인적인 악연이 있다. 2011년 홍준표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홍 대표 체제가 4개월 만에 무너진 것은 유승민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곧 이어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했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 캠프의 진수희 총괄본부장은 “국민적 요구가 있을 거라며 범보수 단일후보론을 꺼냈지만 무조건 연대는 아니 었다”며 “자유 한국당은 당의 상황도 그렇고 유력한 후보의 개인적 문제도 그렇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자연스럽게 자강론으로 흐름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본부장은 “무조건 한국당과 연대할 거면 애초에 (탈당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우리가 애원하듯 할 생각도 없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유 후보는 ‘자강론’을 고수하면서 지지율 올리기, 몸집 키우기에 집중할 것 같다.

홍준표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되면서 탄핵이 끝났다. 바른 정당의 사람들, 이제 돌아와야 한다. 우리 문을 열어놓고 돌아오도록 기다리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간에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더 어려운 난관이 놓여있다.

안철수의 선택 주목…범보수 연대 관건

범 보수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연대가 과연 가능하겠는가 여부이다. 최근 안철수 후보는 “폐쇄적 자강론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연대는 쉽지 않다. 특히, ‘2강(문재인-안철수) 1중(범보수 후보) 체제가 만들어지면 연대는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끝가지 완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현재의 지지도 급등 이유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갤럽의 5자 대결에서 안 후보는 37%로 홍 후보(24%)보다 크게 앞섰다. 심지어 보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TK 지역에서도 안철수 33%, 홍준표 14%,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도 안 32% 홍 21%였다.

이런 조사 결과는 안 후보에게 양날의 칼이다. 전통 보수층은 상황이 바뀌면 보수 집토끼 후보로 달려갈 수도 있다. 반면, ‘1강 (문재인) 2중(안철수-범보수 후보) 체제’가 공고화되면 연대는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전대표가 역할을 할 수 도 있다. 최근 김종인 전 대표는 연대의 명분으로 ‘개헌-빅텐트’가 아닌 ‘통합 정부’라는 새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그는 “어느 정당도 (차기)정부를 이어받았을 때 독자적으로 이끌어갈 정치세력이 없다”며 “결국 통합적인 체제를 가진 정부가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제3지대에 머물러 있는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지는 등 ‘광폭 행보’를 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다”면서 통합 연대 러브 콜 메시지를 던졌다.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 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선거기간이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다당제에서 멜팅팟(Melting pot)처럼 연정이 되는 게 아니고 샐러드볼처럼 각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제 맛을 유지하면서 통합적인 그런 ‘샐러드 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각 당이 정체성을 유지하며 손을 잡는 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또 ‘3단계 연정론’을 제시했다. 그는 “1단계는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이고, 2단계는 후보들이 자신의 대선 가도에 무엇이 필요한지 살핀 뒤 연합이나 연대ㆍ연정의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마지막 3단계에 대해서 “대통령이 된 뒤 보혁(保革)이 연정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각 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한 다음 연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문 연대는 단순한 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더 깊은 전략과 함의가 숨어있다. 대한민국 대선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정치 실험이 될 수 있다. 1992년 대선에선 3당 합당을 통해 영남과 충청이 연대했고, 1997년 대선에선 호남과 충청이 결합한 DJP 연대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문 연대’는 한마디로 영남과 호남의 결합이다. 그런데 한국 대선에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 실험을 한 세력이 승리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단언컨대, 이번 대선에서 양자 대결로 가면 ‘48% 대 52%“ 구도가 만들어 질 것이다. 다만, 어떤 과정을 거쳐 반문연대가 만들어 질지, 누가 52%를 획득할지 현재로썬 아마도 모른다. 대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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