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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제2의 전쟁’ 막 오르나’

박근혜 혐의 놓고 檢-朴 진검승부…구속과 ‘혐의 유죄’는 별개, 법적 대결

‘최순실 국정농단 공범’ 구속에 朴측 “혐의 억지, 재판에서 달라질 것”

‘삼성 298억 뇌물, 미르ㆍK재단 774억 강요’ 뇌물죄 등 13개 혐의 ‘불명예’

헌재 탄핵, 구속영장 발부와‘혐의’인정은 별개 문제, 檢 4월 17일 전 기소할 듯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3월 31일 오전 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강부영(43ㆍ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추문에 연루돼 지난달 21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받은 데 이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된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수사 때문에 구속됐지만 ‘혐의 유죄’ 는 별개의 문제로 결과를 아직 알 수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기소 전까지의 최대 구속 기간(20일)이 만료되는 4월 19일 전에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달 17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하기 때문에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17일 이전에 기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4월 중순께 기소하면 본격적인 재판은 5월 9일 대선 이후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으로 판단한 측면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혐의 전반을 부인하고 있어 뜨거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박근혜 13개 혐의 내용… 인정 여부는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푼도 개인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최순실씨 혼자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이 범행 계획의 수립, 실행 단계에서 공모 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 포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비밀누설 죄목에 걸쳐 13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1기 검찰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시하며 8개 혐의를 적용했다. 1기 특수본이 밝힌 8개 혐의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대기업 강제출연(774억원) 요구(직권남용, 강요) ▦현대차의 KD코퍼레이션 납품계약 및 최순실 소유 플레이그라운드 광고 발주 압력(직권남용, 강요) ▦롯데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 70억원 요구(직권남용, 강요) ▦포스코의 펜싱팀 창단(직권남용, 강요) ▦그랜드코리아레저 스포츠단 창단 및 계약체결 압력(직권남용, 강요) ▦KT 광고담당 인사개입 및 플레이그라운드의 68억원 광고수주 압력(직권남용, 강요) ▦이미경 CJ부회장 퇴진 압력(강요미수) ▦47건의 청와대 문건 최순실씨에 유출(공무상 비밀누설) 등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70일간의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5가지 혐의를 더 추가했다. 구체적으론 ▦삼성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및 영재센터ㆍ승마 지원(뇌물수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시행(직권남용, 강요) ▦문체부 노태강 국장-진재수 과장에 대한 부당인사(직권남용, 강요)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 사직 종용(직권남용, 강요)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 인사개입(직권남용) 등이다.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13개 혐의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뇌물죄’ 부분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돕는 대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298억2535만원(약속 후 미지급금 포함시 433억원)을 최씨,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게 주게 한 혐의(뇌물ㆍ제3자뇌물)가 있다고 봤다.

검찰 1기 특수본은 삼성을 포함해 출연금을 낸 대기업을 피해자로 규정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 혐의를 인정했다. 특검은 삼성의 재단 출연금 204억 원을 경영권 승계에 정부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판단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삼성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나아가 검찰은 삼성뿐만 아니라 미르ㆍK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에 대해서도 뇌물죄 혐의를 두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실제 검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비롯해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만일 박 전 대통령에 뇌물 혐의가 인정되면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형이 불가피하다. 특가법 제2조 1항은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며 현행법상 최고 유기 징역 형량은 30년이다.

‘뇌물죄’외 다른 혐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는 크게 뇌물죄와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이다.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별도 범죄이지만 뇌물죄에 가중 처벌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은 다수 범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가장 중한 범죄 선고형의 2분의 1을 가중하도록 정한다. 박 전 대통령이 30년 형을 선고받을 시 경합범 형량 규정에 따라 30년의 1.5배인 45년 형이 최종 선고된다.

현대차의 KD코퍼레이션 납품계약, KT와 플레이그라운드의 광고수주 및 인사개입에 박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결 차원에서 합법적 지원 방안을 살펴보라고 한 것”이라며 최순실의 불법행위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사익 추구에 적극 동조했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기업에 대하여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요구하고 특정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하는 등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사기업 경영에 관여했다”며 “최서원(최순실)과 관계있는 사람들로 채용된 기업에서 최서원의 이권 창출을 돕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최종 결정문에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의 행위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다”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 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또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 최서원의 이권개입에 직ㆍ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 재산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부당인사 개입 혐의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사건을 처음 폭로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월 23일 박영수 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박 전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 말씀을 드렸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1월 25일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가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져온 발언을 했고, 불랙리스트 문제를 지적하자 역정을 냈다고 증언했다.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측은 헌재 답변서에서 “통상 정치인들은 연설문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지,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주변의 자문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피청구인이 최순실의 의견을 들은 것도 같은 취지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헌재의 이 소장 대행은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것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이라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박근혜 혐의,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것인가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뒤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혐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한웅재(47ㆍ사법연수원 28기) 부장검사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법조인들 사이에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돼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본격적으로 범죄사실을 따지면 무죄 판정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는 쪽은 특검 및 검찰의 기소 내용, 헌재 결정, 여기에 법원의 구속 영장 발부 근거 등을 종합할 때 ‘유죄’ 결론을 기정사실화한다.

서울 지역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의 증거 등이 설득력이 있고 헌재 결정문에도 박 전 대통령의 형사적 혐의를 인정한 부분이 상당하다”며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주요 혐의가 소명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영장 발부를 한 근거를 보면 검찰의 '뇌물' 주장도 사실상 그대로 인정한 것 아니냐”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 지시에 따라 움직인 인사들이 대거 구속되고, 이재용 부회장도 구속된 만큼 박 전 대통령이 형사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통령이 무죄로 풀려나거나 경미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지긴 했지만 법적 책임을 진 것은 아니다”면서 “수사 때문에 구속되는 것과 실제 재판에서 여러 쟁점을 다투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단계에서의 구속 영장은 어느 정도의 혐의 소명이 전제되고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인정되면 발부되지만 피고인의 유무죄를 다투는 형사 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 가능성을 남기지 않도록 철저하고 엄격하게 범죄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 관료를 지낸 한 원로는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 후 박정희재단(가칭) 책임자로 남북관계와 통일에 관한 일에 전력할 계획이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국내외 많은 인사들이 재원도 충분하게 마련한 것을 알기 때문에 돈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인 ‘뇌물죄’ 혐의에 연루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헌재와 검찰, 법원이 엄격한 법적 판단에서 벗어나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을 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꿰맞추기식 억지 수사와 결정은 본격 재판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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