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점 없어”… 보여주기 정치 여전

본회의 통과 대표발의법안, 0건 의원 73명에 달해

본회의 재석률 D학점… ‘눈도장만 찍고 가는 의원’ 여전해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본회의 재석률·법안투표율 평가 전체 의원 중 최하위

한민철 기자

제20대 국회의원들의 첫해 의정활동 결과가 지난 19대 국회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감시 법률전문 NGO인 법률소비자연맹 총본부(총재 김대인·이하 법률소비자연맹)는 최근 20대 국회의원들의 1차년도(2016년 5월 30일~2017년 5월 29일) 의정활동 성적을 공개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이번 발표는 20대 국회의원들의 지난 1년간 법안발의 현황과 본회의 재석 그리고 대정부 질문, 법안투표율 등의 분야를 나눠 객관적으로 평가·반영됐다. 그 결과 1년 간 본회의 통과 대표발의법안이 한 건도 없는 의원이 73명에 이르는가 하면, 본회의 재석률은 D학점, 법안투표율은 C학점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새정부 출범과 함께 맞이하는 20대 국회의 2년차 의정활동에 보다 충실함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이 20대 국회 1차년도 대안반영을 포함한 본회의 통과 의원법안 862건을 분석한 결과, 본회의 통과 대표발의법안을 한 건도 내지 못한 국회의원이 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초선 의원의 경우 총 132명 중 33명의 의원이 그리고 5선 이상 다선 의원의 경우 총 16명의 의원 중 11명이나 1차년도에 처리된 법률반영 대표발의법안이 한 건도 없었다.

국회의원들의 법안가결률 수치도 큰 주목을 끌었다. 20대 국회 1차년도 가결된 법안은 원안가결 100개와 수정가결 136개로 총 236개였다. 그러나 한건도 가결되지 않아 법안가결률이 0%인 의원은 무려 186명에 달했다. 의정활동 평가 분석 대상 의원 총 297명(국회의원 현원 299명 중 심기준 의원·김재원 의원 제외) 중 약 63%에 달하는 결과였다.

초선 의원의 경우에는 전체 132명 중 63.64%인 84명의 의원이 제20대 국회 1차년도 동안 가결대표법안이 한 건도 없었다. 5선 이상의 경우에는 16명의 의원 중 15명의 가결법안이 0건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이 정당별 본회의 통과된 법안의 대표발의건수를 비교해 본 결과, 전체의원 평균은 2.0건으로 정당별로 국민의당 소속의원의 대표발의법안수가 5.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2.89건, 자유한국당 2.4건 순이었다. 정의당은 1.67건, 바른정당은 1.55건이었다.

특히 본회의 통과된 대표법안건수가 가장 많은 국회의원은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으로 법률반영 대표발의법안수가 무려 31건에 달했다. 이어 같은 당의 이찬열 의원이 28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각각 26개의 법률반영 대표발의법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1차년도 본회의 통과 의원법안 상위 8명의 국회의원 중 주승용 의원과 이찬열 의원을 포함해 총 5명에 달했다.

가장 많은 가결법안수를 기록한 정당도 국민의당이 1.78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더불어민주당은 0.71건, 자유한국당 0.68건, 바른정당 0.3건, 정의당은 0건에 불과했다.

본회의 재석률 D학점, ‘눈도장 찍기’ 의원들 여전

법률소비자연맹은 제20대 국회 1차년도 49회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의 재석 점검 150회를 전수 조사해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재석률은 68.15%로 지난 19대 국회 1차년도의 본회의 재석률 65.33%보다는 3%p정도 나아졌지만 여전히 본회의 출석률 92.54%보다 크게 낮은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소비자연맹 측은 “의원들의 본회의 자리 지킴 성적이 매우 불량했다”며 “재석률 성적은 여전히 D학점”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장에서 10번 중 9번 이상 자리를 지킨 의원은 4명에 불과한 반면, 10번에 5번도 제대로 자리에 있지 않은 의원은 20명이나 됐다.

또 국회사무처에 출석, 재석 점검을 한 150회 중에 75회 이상 자리를 비운 의원이 20명이나 됐다. 19대 국회 1차년도 27명보다는 7명이 줄었으나 아직도 국회의원의 본회의 참석 양태가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제20대 국회 최다선 의원인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차년도 본회의 재석률이 21.33%에 불과했고, 이어 7선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2.67%, 6선인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34.00%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국회 1차년도 본회의 재석률 50%미만의 의원 20명 중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총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서청원 의원의 본회의 재석률이 21.33%, 한선교 의원이 36%, 김정훈 의원이 37.33%로 본회의 재석률 하위 5명 중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3명에 달했다. 이어 바른정당이 5명, 더불어민주당 2명, 정의당이 1명의 의원들의 본회의 재석률이 50% 미만이었다.

김대인 법률소비자연맹 총재는 “국회윤리실천규범 제14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국회의원들의 기본적 의무 중 하나가 회의참석”이라며 “출석해 눈도장만 찍고 가는 것이 아니라 끝날 때까지 참여하는 것이 성실한 참여라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인 총재는 “매년 조사결과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재석비율이 출석률(92.54%)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국회 본회의장이 텅빈 채로 본회의가 운영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국회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의원, 법안투표율도 최하위… 법안투표율 40%미만 의원, 초선의원 7명에 달해

20대 국회의원들의 1차년도 법안투표율은 본회의 재석률 평가보다 조금 나은 C학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소비자연맹이 20대 국회 1차년도 본회의 표결된 561개 법률안에 대한 의원의 법안투표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건 중 4건도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28명 그리고 60%미만 낙제의원이 무려 81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본희의 재석률이 전체 20대 국회의원들 중 가장 낮았던 서청원 의원은 본회의 표결된 561개 법안 중 한건의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투표율이 40% 미만인 의원들 총 28명 중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 각각 4명, 더불어민주당 3명, 정의당 1명에 달했다.

특히 법안투표율 하위 5명의 의원 중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0%의 서청원 의원을 포함해 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법안투표율이 90% 이상인 의원은 82명에 달해 법안투표에 있어서는 의원들 간 양극화 현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투표에 가장 많이 참여한 의원은 심재철 국회부의장으로 561건 모두 참여했다. 법안 투표내역은 찬성투표 552건, 기권 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560건에 참여해 법안투표율 99.82%를 기록했다. 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한표,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559건에 참여해 99.64%에 달했다.

법안투표율 99%이상 국회의원은 모두 14명으로 다선으로는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포함됐다.

법률소비자연맹 측은 “법률안 561건에 대해 국회의원의 법안투표율을 분석해 본 결과 10건 중 4건도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28명이나 나왔다”라며 “학생이 시험을 포기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는 의원이 있음을 나타냈고, 28명의 의원 중에는 중진 다선 의원도 아닌 초선의원이 7명이나 포함돼 법안표결보다 더 중요한 의정활동이 무엇인지 의문을 자아내게 했다”고 밝혔다.

법률소비자연맹은 이번 20대 국회의 1차년도 의정활동 성적을 공개하면서 이전 국회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에 대해 큰 문제점을 제기했다. 동시에 국회의원들이 보다 책임감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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