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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이사장 교체 바람 솔솔

‘적폐 기관장’ 살생부, 위력 발휘하나

김옥이 보훈공단 이사장, 임기 4개월 남기고 사퇴

이헌 법률공단 이사장, 친박 인사로 세월호·탄핵 논란

정영훈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황교안 전 대행 알박기 논란

양대노총이 지난 7월 18일 발표한 ‘적폐 기관장’ 10인 명단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명단 발표 후 10여일이 지난 상황에서 거론된 기관장 중 3명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명단 공개 후 가장 먼저 사퇴를 결정한 기관장은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다. 이 사장은 7월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이 7월 27일,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28일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 가운데 준정부기관인 공단 이사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단에 거론된 인사 중 공단의 수장은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과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그리고 사의 표명한 김옥이 이사장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이다.

김옥이 보훈공단 이사장, 논란 끝 사퇴

2013년 11월 취임한 김 이사장은 임기 내내 정부정책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 비판을 받아왔다. 결정적으로 공단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던 계기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실적 압박과 2016년 성과연봉제 밀실합의였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현장점검 결과 시달’이라는 공문을 통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실적부진을 지적하고 목표치 달성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직면했다. 특히 최근 ‘쿠키뉴스’는 관련 문건을 공개하며 김 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문건 공개 수일 후 김 이사장은 8월 말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5년 9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 이사장의 직인이 찍힌 공문이 보훈병원장들에게 발송됐다. 이 공문에는 “각 부서 및 소속기구는 추진기한에 따라 이행계획을 수립 시행하여 주시고, 10월 현장점검시 향상된 성과를 보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MRI와 PET-CT, 초음파 검사 주기 단축 등 지시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른바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를 유도하라는 의미였다. 또한 실진료과별 목표관리제 실적’ 및 ‘전문의별 실적’ 등 공공성보다 매출에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11월에 진행된 ‘성과연봉제 밀실 합의’도 큰 비난을 샀다. 김 이사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노조와 대화보다는 전 보훈병원지부장과 공모해 밀실에서 합의하고 이를 2개월 동안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연봉제를 합의하고 10여 일이 지난 11월 22일, 김 이사장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1년간 임기가 연장됐다. 노조 측은 당시 “성과연봉제 밀실야합을 대가로 이뤄진 인사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공단 및 보훈병원 구성원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지난 5월에 실시한 김 이사장 불신임투표에서는 1500명이 불신임에 찬성했다. 찬성률은 96.5%에 달했다.

당초 김 이사장은 최근까지도 오는 11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적폐기관장’ 선정 등 사퇴 압박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사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친박 낙하산이었던 김 이사장이 노조의 끈질긴 퇴진 투쟁과 국회, 시민들의 도움과 지지로 사퇴하게 됐다”며 “국가유공자를 위한 따뜻한 보훈과 공공의료로 보답하겠다.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친박 인사로 세월호·탄핵 논란

이헌 이사장은 2016년 5월 취임 초기부터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에도 올리기 싫어했던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특조위에서 여당 측 위원으로 활동하며 박 전 대통령 행적 조사를 반대하는 등 유가족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는 2015년 11월에는 “세월호특조위가 박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면 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듬해 2월 “특조위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부위원장에서 사퇴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5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이 이사장은 공공기관장 신분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꾸준히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어쩌다 공직자 신분이 되었지만,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 및 전직 헌법재판 전문변호사, 특히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함으로써 현재와 같이 위중한 국가적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전문지성인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의견 표명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된 것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세월호 7시간이 세월호 침몰이나 희생자 사망과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탄핵소추안에 포함하는 것은 매우 부적법한 일이고, 탄핵심판 심리기일만 지연되는 등 무익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탄핵심판 보충의견으로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며 “국가적 위기 순간에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지나치게 불성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올 초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탄핵하고, 세월호 7시간도 조사해야 한다고 밝히고 촛불집회를 4·19 혁명이나 6월 항쟁, 3·1운동,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반열에 있는 국민적 저항이라고 평가하는 등 그간의 태도를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노조 “정영훈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4개월 차…지켜봐야”

정영훈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은 황교안 전 대통령 직무대행 시절 임명된 인사다. 양대노총은 이를 두고 대표적인 적폐세력 알박기 인사라고 정 이사장을 적폐기관장에 선정했다. 양대노총과는 달리 노조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김성규 노조 위원장은 “정 이사장이 해수부 수산정책실장까지 역임한 수산분야 전문가로서 경영성과 평가결과 우수한 B등급을 달성했고 문재인 정부 정책방향에 따라 일자리 창출과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직제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정 이사장이 공공기관 청산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성과연봉제는 전 정부의 전임 이사장 재임 시 결정된 사항으로 정 이사장과는 무관하다”며 “우리 노조는 수산분야 전문가인 정영훈 이사장과 더욱 더 발전된 노사관계를 발전·유지할 것을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됐던 올 1월 이후 2개월이 지나 지난 3월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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