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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 정권 정면 겨냥…한국당 ‘친박’ 지우기 나서

최순실 국정농단 추가 수사 본격화… 박근혜ㆍ이명박 정권 비리 손봐

박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수면 위 부상하나…관련자 수사 가속

전 정권 유착 기업 ‘검은 커넥션’ 전방위 자금추적

한진그룹ㆍ삼성물산 수사…재벌기업 사정에 경찰도 나서

검찰 수사가 박근혜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의식한 자유한국당이 과거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을 권유하면서 당 내부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리위는 당 대표 또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소집할 수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위원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 윤리위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수위와 관련,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곧바로 제명을 결정하기보다는 자진 탈당을 권유, ‘기회’를 주는 방안을 선택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열흘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 처분이 된다.

윤리위 소집에 앞서 한국당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측에 자진 탈당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

홍 대표는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 박 전 대통령과의 절연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자진해서 탈당하지 않을 경우,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은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친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서두르는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향후 검찰 수사를 감안해 꼬리자르기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를 위한 밑작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무게가 실리는 쪽은 검찰수사를 감안한 ‘특별조치’라는 의견이다. 최근 검찰이 전 정권 적폐수사를 위해 조직을 보강하고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는 물론 이미 마무리됐던 사안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당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전 정권 사건 다시 재수사

지난 10여 년간 제기됐던 정치권이 연루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여ㆍ야, 진보ㆍ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사 대상으로 꼽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6일 전 정권과 관련된 사건을 일선 부서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 검찰이 조사 중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박근혜·이명박·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앞선 3명의 전직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보고일지를 조작하고 위기관리지침도 불법 변경했다는 의혹은 전국 특별수사 선임 부서인 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를 압박해 ㈜다스에서 투자금을 먼저 회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BBK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가 이 전 대통령 등을 고발한 사건은 특수부를 관할하는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맡았다.

중앙지검은 이어 자유한국당에서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검찰에는 이미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각종 의혹 사건이 쌓여 있다.

보수단체에 대기업 자금을 대주고 친정부 시위에 동원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를 거쳐 검찰에 넘어온 민간인 외곽팀 사이버 여론조작 의혹, 문화예술인ㆍ방송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 작성 관리’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옛 야권 인사들의 정치활동 제압 의혹 등을 한꺼번에 수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의혹도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끊임없이 재생산됐던 BBK 의혹,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돼 봉인 처리됐던 금품수수 의혹,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사건까지 검찰의 수사 리스트에 올랐다. 지난 10년간 벌어진 각종 의혹들을 검찰이 몰아치듯 한꺼번에 다루는 분위기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접수한 사건들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건 하나하나에 상당한 정치적 폭발력이 잠재돼 있어 향후 진행 경과와 그에 따른 파장이 주목된다.

검찰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은 우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전방위적 정치공작 혐의 등에 대한 수사팀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검찰, 수사팀 보강 승부수

서울중앙지검은 다른 검찰청에서 검사 8명을 추가로 파견받아 기존 수사팀에 더해 검사 25명 안팎 규모로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을 운용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혐의를 수사한 특별수사본부와 맞먹는 규모다. 당시 특수본은 15명 안팎으로 출범해 30여 명으로 인원을 확대했다.

국정원 수사팀은 수사력을 집중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국정원 관련 각종 혐의를 빠르게 수사할 방침이다.

전날 문무일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기자간담회에서 “각 부처 개혁위에서 논의된 내용이 검찰로 넘어와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수사팀 증원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수사팀을 보강해주지 않으면 (수사가) 과도하게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며 “최대한 빨리 마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 8월 ‘사이버 외곽팀(일명 민간인 댓글 부대)’ 의혹을 시작으로 국정원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정치·사회 각계 인사에 대한 비판활동, 방송 개입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지난 16일에는 추명호 전 국장이 민간인ㆍ공무원을 사찰하고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비선 보고’를 했다는 의혹을 검찰에 넘기겠다고 밝혀 수사범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검찰이 이처럼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무일 검찰 총장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의혹 수사에 수사 대상을 한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보수진영 내 보이지 않는 술렁임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적폐 청산’ 수사와 관련해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문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의혹 수사를 정면으로 겨냥해 이 같이 밝혀 향후 전 정권에 대한 추가수사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문 총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적폐 청산 작업의 하나로 진행 중인 여러 수사와 관련해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며 “적폐 청산 수사와 관련해 수사팀을 증원하고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수사는) 대상을 정해 놓고 하지 않으며, 한정해 놓고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구체적인 수사 단서가 발견된다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법무부 박상기 장관이 이 전 대통령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해 “혐의가 발견된다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총장은 “수집된 증거가 있다면 그것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사를 하다 보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앞으로 어떤 자료를 수집하게 될지 단정할 수 없어 수사 대상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대한 수사에 대한 공정성에 불만을 표시한 데 따른 반박으로 보인다. ‘증거’에 기반한 수사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이라고 언급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정치보복이 아닌 적폐청산 차원에서 이뤄지는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 정권의 비리를 더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총장은 “제가 임명된 이후 표적 수사는 없으며, 모두가 기존에 진행된 사건”이라고 강조하며 표적 수사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은폐된 국정원 비밀 추적

보수진영 내 친박계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고 있는 검찰의 압박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물에 따라 향후 친박계가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파헤쳐 온 검찰의 칼날이 박근혜 정권 기간 국정원을 겨냥하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보수정권 모두에 걸쳐 국정원에 몸담으며 정치공작을 이끈 혐의를 받은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구속수사 추진은 박근혜 정부 국정원 수사의 시작점이다.

검찰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 관계자는 지난 19일 국정원이 수사 의뢰한 추 전 국장의 범죄 의혹 중 박근혜 정권 기간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팀이 이명박 국정원을 넘어 박근혜 국정원에 대한 수사는 지난 8월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달 11일 국정원 수사팀과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수사하던 ‘화이트리스트’ 의혹에서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서울중앙지검의 화력 대부분이 국정원의 지난 10년간 행적을 캐는 데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 국정원의 ‘국내 공작’ 의혹은 올해 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며 처음 제기됐다. 이후 방송장악 시도, 사회 각계 인사들에 대한 공격, 보수단체 동원 관제시위 의혹 등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추 전 국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이명박 국정원 국익전략실 팀장, 박근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지내며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공작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등 두 정권을 잇는 '고리' 역할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민간인·공무원을 불법 사찰한 내용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직보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 관련 정보를 수집한 직원을 좌천시킨 의혹이 최근 드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수명 5년을 채우지 못한 박근혜 국정원이 벌인 정치공작 의혹을 규명하는 작업은 추 전 국장이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국정원 개혁위원회(개혁위)는 자체조사결과 추명호 전 국장 등 국정원 간부들의 불법행위를 확인하고 이를 수사의뢰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 정황을 2년 전에 포착했다. 하지만 그는 정식 보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관련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을 ‘복장 불량’, ‘유언비어 유포’ 등의 이유로 지방 전출을 시키는 등 인사 전횡에 나섰다.

또 추 전 국장은 2016년 7월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친한 인물 등에 대한 동향수집을 부하직원에게 지시하고 이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2회 보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국익전략실 팀장이던 이명박정부 당시 신승균 전 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 주장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 방송 하차 및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추 전 국장은 국익정보국장으로서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에도 개입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과 더불어 경찰도 전 정권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경찰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택 리모델링 비리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검찰이 독점해왔던 재벌기업에 대한 사정이 경찰로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경찰청 수사국은 지난 18일 회삿돈을 빼돌려 삼성가 자택 리모델링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삼성물산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회장일가 자택을 관리하는 한남동 사무실을 설치해 주택 리모델링비와 하자보수 공사비용 수십억원을 법인 비용으로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월 한남동 자택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PC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에 압수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를 소환 조사 할 방침이다.

경찰의 이번 수사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인테리어 업체에 지급된 돈의 성격 때문이다.

경찰은 삼성일가 자택 공사를 하는 인테리어업체에 지급된 대금이 삼성물산에서 차명계좌를 통해 발행한 수표인 점에 주목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계좌 추적 등으로 자금의 실소유자가 드러나면 삼성가에 대한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찰 주변에서는 이번 수사가 조 회장에 대한 수사에 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벌기업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 기업 사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조 회장과 시설담당 전무 조모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 등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조 회장 부부소유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총 7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같은 시기에 진행하던 영종도 H2호텔(현 그랜드하얏트인천) 공사비용으로 전가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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