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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교수 칼럼] 민주당 ‘이해찬 체제’ 과제와 역할

‘단합ㆍ민생경제ㆍ협치’ 3가지 역점…집권여당의 위상 ㆍ역할 강화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새 당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이 보인다.(연합)
8ㆍ25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 대표는 42.9%의 득표로 송영길 후보(30.7%)와 김진표 후보(26.4%)를 큰 차이로 누르고 압승했다.

이해찬 새 대표의 압승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이 대표는 대의원ㆍ권리당원ㆍ국민여론조사ㆍ일반당원여론조사 등 4개 항목 모두에서 압도했다. 45%가 반영돼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이 대표는 40.6%(4800표)를 득표해, 32.0%(3781표)와 27.5%(3251표)를 얻는데 그친 송ㆍ김 두 후보를 눌렀다.

특이한 것은 이 대표는 40%가 반영된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대의원 투표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는 것이다. 경선 종반에 권리당원 투표에선 김 후보가 기세를 올릴 것으로 점쳐졌다. 친문(친문재인) 성향 권리당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SNS 공간에서 반(反)이해찬ㆍ친(親)김진표 활동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앤써치가 당권경쟁이 한창이었던 경선 9일전(8월 16일)에 ‘권리당원’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대표 후보 적합도 조사결과, 김 후보가 38.4%로 이해찬 후보(35.4%)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영길 후보는 13.8%였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상대적으로 이 후보가 당 대표로서 ‘위험요인’이 크다고 본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대표가 1위를 했고, 김 후보는 송 후보보다 뒤지면서 꼴찌를 했다.

10%가 반영된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44.0%를 얻어, 송 의원(30.6%)ㆍ김 의원(25.4%)과의 격차가 더욱 컸다. 아마도 이는 7선 의원에 전직 국무총리ㆍ교육부장관으로서 이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투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한편, 5%가 반영되는 일반당원 투표에서는 이 대표(38.2%)와 송 후보(36.3%)가 박빙이었다. 약 360만 명에 달하는 일반 당원의 경우, 대부분은 호남에 근거를 두고 있어, 유일 호남 출신인 송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당 대표 전당 대회 후보별 득표 분석>

이해찬 송영길 김진표
핵심 슬로건 20년 집권론 세대교체 경제 대표
전체 42.9 30.7 26.4
대의원(45%) 40.6 32.0 27.5
권리당원(40%) 45.8 28.7 25.5
국민여론(10%) 44.0 30.6 25.4
일반당원(5%) 38.2 36.3 25.5


그렇다면 ‘아슬아슬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왜 이런 ‘이해찬 압승’ 결과가 나왔을까? 이 대표가 내세운 ‘민주당 20년 집권론’이 핵심 당원들에게 크게 먹힌 것 같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정부가 20년 정도 집권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게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혔다. 또한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당을 잘 혁신해 현대화시키고 소통을 많이 하는 당을 만들어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금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대의원과 권리당원 등 핵심 당원들이 이 대표의 강한 여당론에 크게 공감한 것 같다. 또한 전당대회 당일 문 대통령이 보낸 영상 메시지도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우리당은 하나가 될 때 승리하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며 단합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 줄곧 “모든 후보가 하나가 되자. 원 팀이 되자”고 외쳤다. 문 대통령 이런 메시지로 당심은 친노, 친문의 좌장인 이해찬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줘서 당의 단합을 이룩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된 것 같다.

그밖에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으로 김병준 참여정부 청와대 전 정책 실장 선임, 민주평화당 당 대표에 정동영 의원의 선출 등 이른바 올드 보이의 귀환이 이 대표 선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경험과 정책 능력이 많은 야당 대표들을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무게감이 월등한 이 대표가 적임이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 같다. 여하튼 이 대표가 큰 표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자신이 의도한 대로 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동력은 확보했다. 더구나 이 대표가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 2012년 대선 정국에선 민주통합당 당 대표를 거치면서 형성된 이해찬 인맥들이 현재 당ㆍ정ㆍ청 핵심에 포진해 있다는 것도 ‘큰 자산이다. 당장 홍영표 민주당 원내 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이 대표와 각별한 관계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총리 시절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이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민주통합당 당 대표를 맡았을 때 대표 비서실장이었다. 청와대에선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 수석, 백원우 민정 비서관이 이 대표와 가깝다.

이 대표가 제시한 세 가지 메시지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을 통해 크게 세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첫째, 단합이었다. 그는 “우리 당은 하나가 될 때 승리하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며 “우리 당과 문재인 정부는 공동운명체이며 문재인 정부가 곧 민주당 정부다. 철통같은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고 피력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 출범을 계기로 ‘고위 당ㆍ정ㆍ청 협의회’를 매월 1회 비공개로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가 준비하고 청와대가 승인해 가져온 정책을 민주당이 무조건 공유하기만 하던 과거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당정청 회의를 지양하고, 여당이 정책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고위 당정청 회의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장을 함께 이끌어갈 수 있는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고위 당정청 회의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당에서는 이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참석했고, 정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장하성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경제 및 고용지표 악화 관련 대책과 한반도 문제 등 폭넓은 현안과 정기국회 대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됨으로 쓴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관심을 많이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무총리 시절 당정청 회의를 많이 했는데, 서로 간에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의사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3채 이상이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주문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홍익표 원내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가 새롭게 구성된 것을 계기로 당정청 간 협력과 공조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당 대표가 주재하는 당정청 회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일 정도로 첫 회의는 그야말로 이해찬 대표의 존재감이 잘 드러났다.

둘째, 민생경제다. 그는 “제일 먼저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겠다”면서 “민생경제연석회의부터 가동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유능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경제연석회의를 가능한 한 빨리 구성해 가동하겠다”며 “기업ㆍ노동자ㆍ정부ㆍ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회의체를 구성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생경제연석회의는 민주당 당헌 제33조 9호에 ‘민생연석회의’라는 명칭으로 근거 규정이 있다. 당규 제52조에 따르면, 당내 인사와 외부 인사를 7인씩 14인 내외로 구성하며 연석회의 의장도 당대표와 외부 인사 중 1인이 공동의장 체제로 하도록 돼 있다. 여하튼 민주당은 노조·시민사회단체 등 진보 진영을 민생경제연석회의의 틀 안으로 끌어들여 규제 혁신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와 양해를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셋째, 최고 수준의 협치다. 이 대표는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이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런 협치를 통해 “시급한 민생 현안은 여야 합의로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민생국회를 만들자”고했다. 협치 행보의 일환으로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달 27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건국 수립 70주년이고 그동안 분단 70년을 살아왔는데 이제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평화 공존의 시대로 가는 길목에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두 분에게도 예를 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표는 29일에는 5명의 최고위원과 함께 경북 구미시청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민주당이 전국적 국민정당으로서 대구ㆍ경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역 요구에도 부응하기 위해 첫 번째로 찾았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경제를 살리는 데 좌우가 없고, 동서 구분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ㆍ경북 민심을 겨냥해 그야말로 거침없는 ‘이해찬식 동진정책’을 펼친 셈이다.

위기의 文정부, 이 대표 역할론

이 대표의 취임으로 집권여당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성공,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지방선거 직후 79%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23% 포인트 하락하면서 50% 중반으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런 속도면 얼마 가지 않아 40%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변화 추이>

6월2주 (6월 14일) 7월2주 (7월10일-12일) 8월2주 (8월7일-9일) 8월4주 (8월21-23일)
긍정 부정 긍정 부정 긍정 부정 긍정 부정
전체 79 12 69 21 58 31 56 33
연 령 19-29 84 10 77 16 62 24 67 23
30대 86 10 84 14 69 20 67 22
40대 87 6 79 13 66 29 63 28
50대 74 15 63 28 53 37 47 46
60이상 68 18 51 31 46 39 44 40
직업 자영업 76 18 65 25 54 44 44 45
블루칼라 76 11 69 23 62 31 52 31
화이트칼라 87 9 80 15 66 23 68 28
주부 72 13 60 22 49 34 46 38
학생 82 15 75 19 56 31 70 23
소득 상/중상 79 18 67 23 64 31 55 40
82 11 76 18 63 28 60 31
중하 84 11 71 22 52 37 58 32
66 15 51 28 54 31 48 34


주목해야 할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층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가장 낮다는 것이다. 8월 4주 조사에서는 자영업자층에서 부정 평가(45%)가 긍정평가(44%)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 논란의 중심에 휘말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교체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앤써치가 실시한 조사(8월 27일)에서 응답자의 34.8%는 교체에 찬성한 반면 39.2%는 교체에 반대했다. 하지만 자영업자에서는 교체 찬성(46.8%)이 반대(31.2%)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주부층에서 지지도 하락세도 뚜렷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부층에선 72%(6월 2주) → 60%(7월 2주)→ 49%(8월 2주)→ 46%(8월 4주)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특히 8월 4주때에는 자영업자와 60이상 고연령층(44%)층 다음으로 지지도가 제일 낮았다. 당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으로 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이 수십만원씩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계를 담당하고 있는 주부 계층이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 실장간에 불화설도 이 대표에게 큰 부담이다. 김&장은 지난달 29일 두 번째 정례회동을 갖고 경제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당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 줄 경우, 정국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8ㆍ25 전당대회 이후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8월 27∼29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7%포인트 내린 41.2%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도 2.8%포인트 하락한 17.7%였다. 정의당은 12.1%로 지지율의 변동이 없었고, 바른 미래당은 1.1%포인트 상승한 7.1%였다. 민주평화당은 지난주와 같은 2.6%였다.

통상 정당 전당대회가 열리면 컨벤션 효과가 발생한다. 새 대표가 선출됐는데도 당 지지도가 상승하기는커녕 하락했다는 것은 민주당으로서 곤혹스러운 것이다. 그만큼 이해찬 신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호감도도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생경제가 악화되면서 집권당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대비가 퍼붓는 가운데 소상공인ㆍ자영업자 2만여 명이 지난 달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들의 쌈짓돈을 저소득자의 주머니로 옮기는 것”이라며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더라도 우리는 소상공인이라는 대명제 하에서 단결해 투쟁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 시위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4년 11월의 솥뚜껑 시위를 연상케 한다. 당시에 경영난에 시달리던 음식점 업주들이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 모여 솥단지 400여 개를 내던지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소상공인 궐기대회에 한국ㆍ바른미래ㆍ평화 야3당 의원만 참석했고, 여당은 없었다.

결국 이해찬 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난제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좋은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이 좋은 정책으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방향, 방법, 속도의 세 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아무리 방향이 옳더라도 방법이 투박하고 잘못되면 기대하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또한 방향과 방법이 조화를 이뤄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다.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잘못된 방식에 기대어 과속으로 추진하면 실패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입안-결정-집행-평가’라는 4단계를 거친다. 좋은 정책이 되려면 정책을 입안할 때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하고, 최종 정책 결정을 할 때는 권력자가 아니라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을 집행할 때는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기대한 정책 효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 원인을 잡아내어 빠르게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대응력이다. 통상 대응력이 떨어지면 정책의 적시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정책 효과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일방적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소득주도 성장은 방향은 좋지만 방법과 속도에서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을 통해 고용을 늘리고 소득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려는 방향성은 공정사회 구축이라는 시대정신과 부합한다. 리얼미터 조사(8월 29일) 결과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과 지속가능한 일자리확대 정책에 대해 ‘옳은 방향’이라는 긍정 의견이 49%로 나타났다. 반면, ‘잘못된 방향’이라는 부정 평가는 32.4%였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 수단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고용참사, 소득 양극화 심화, 투자 부진’이라는 3대 쇼크로 나타나고 있다.

여하튼 이 대표에게 취임 100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정기국회부터 연말까지 가시적인 정책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리더십이 조기에 와해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정치적 책임 공방을 둘러싸고 당과 청와대 간에 갈등 구조가 형성될지도 모른다.

이해찬 대표 선출이 갖는 정치적 함의

여하튼 이 대표의 선출은 몇 가지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무엇보다 민주당 차기 대권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차기 유력 대권 후보와 연대가 가능하다. 민주당의 차기 대권 구도는 현재까지는 친문 세력, 86 운동권 세력, 시민 단체 세력, 비문 세력 등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친문의 유력 대권 후보였던 안희정 전 지사가 성 폭력 사건으로 낙마했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친문 대권 후보가 뚜렷하게 부상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3선의 시민단체 출신 박원순 서울시장은 벌써부터 대권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86 그룹의 대표 주자다. 하지만 대권 행보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간의 관계가 주목받는다. 당대표 경선 전에 이 대표는 최측근들에게 김 장관이 출마하면 자신은 출마하지 않고,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으면 자신이 출마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두 사람 사의의 관계는 두텁고 강하다.

이 대표는 2002년 대선에서 호남이 영남 출신 노무현을 밀어 승리했던 ‘노무현 모델’을 다시 적용하려고 할지 모른다.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대구ㆍ경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 장관이 적격이다. 만약 이 대표가 차기 대선을 겨냥해 2020년 총선 공천을 통해 ‘김부겸 사단’을 만들어주면 이른바 ‘이해찬ㆍ김부겸 연대’가 가시화되는 것이다. 정국 상황이 급변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예상을 깨고 이 대표가 86그룹, 또는 친문 세력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이 대표의 당선은 보수 진영의 당 대표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이른바 올드 보이의 귀환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이해찬, 정동영에 이어 9월 2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후보가 당선되면 이른바 ‘올드보이 전성시대’가 펼쳐진다.

이런 추세에 편승해 내년 1ㆍ2월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의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지방선거의 패장인 홍준표 전 대표와 ‘복당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대표로 이른바 ‘보수 궤멸론’ ‘20년 집권론’을 주창해 이해찬 의원이 당선된 만큼 자유 한국당도 강성 대여 투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인사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참패 후 가장 먼저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해찬 대표가 경선에 나서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 카드를 쓴 것과 유사하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차기 당권 내지는 킹메이커를 향한 행보를 할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로 무너진 보수 세력을 재건하는 데에 자신의 역할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제에 좌파이념을 추가한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더는 파국이 오기 전에 새로운 경제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추석전 미국에서 일시 귀국해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 국회는 그야말로 정치 무한 대결의 장이 될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여든 야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정치 미래가 결정 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아이오와대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국회 개헌특위 전 자문위원

한국정치학회 전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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