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북미대화 촉진할까 / 비핵화 공조 확인 / 한미 정상 모두발언 / 트럼프 “북한 입장 알려 달라” / ‘회담결과’ 언론 발표 내용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멈춰있는 비핵화 국면의 촉진자 역할을 자처한 문 대통령은 모든 방미일정을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청와대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공조 균열설이 흘러나왔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공조의 일치된 뜻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도 성과다. 남북미 정상 간 비핵화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지난 11일(워싱턴 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이 핵심 의제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 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북의 입장을 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국면을 돌파해 보겠다는 의도다.

비핵화 공조 확인

이번 회담에서 한미는 굳건하고 빈틈없는 비핵화 공조를 확인하고, 북미대화 재개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한미 정상은 백악관에서 단독회담과 소규모 회담, 확대회담 겸 업무 오찬을 연달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과 한미공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잘 알게 됐다며 “희망컨대 앞으로 시간이 가면서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며 대화 의사를 드러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공조 균열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인 상태, 그 비핵화의 목표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빈틈없는 공조를 할 것이라는 ‘약속’도 덧붙였다. 이어 두 정상은 톱다운 방식의 필요성도 공감했다. 비핵화 과정에서 정상 주도의 회담이 필수적이라는 뜻을 같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하며 정상회담 재개를 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한미 정상 모두발언

한미 정상은 단독정상회담에서 제재와 대화재개와 관련된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북 식량지원에 관한 인도적 문제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차기 북미정상회담을 위해서는 단계적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줄기차게 언급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 대북제재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제재완화에 요청에 대해 확실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미간 대화의 동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대폭 완화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뢰를 주고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이끌어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하노이 회담 결렬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평가했다. 향후 북미간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트럼프 “북한 입장 알려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4차 남북정상회담이 차기 북미정상회담의 방향등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도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남북 접촉을 통해 파악한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하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며 대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준으로 다시 만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을 강조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조속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한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대화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비핵화 협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회담결과’ 언론 발표 내용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1일(현지시각) 한미정상 결과에 대해 발표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이 교환됐다고 본다”며 “문 대통령이 주요 정책 결정자인 미 행정부 고위 인사를 모두 만나 폭넓게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의 구상을 전달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정 실장은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며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북한에서 새로운 전략노선(핵-경제 병진노선 폐기)을 계속 유지한 것, 또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미 간 후속협의를 위한 미국의 의지를 확인한 점도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대화 재개를 위한 계기가 됐다는 점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라는 평가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