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이혜영 기자

문 정권 사상적 편향성 심각
좌경화 막기 위해 자유통일당 창당
통합당과 후보 단일화 가능성 시사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24일 “총선보다 허물어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는 데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통일당 창당 배경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좌경화를 막기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정통보수의 가치를 강탈당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선거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했다.
“대한민국 좌경화가 3분의 2가량 진행됐다고 본다. 과거 레닌, 모택동, 마르크스 철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와대, 국회, 대법원, 심지어 영화계까지 이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노동인권회관 소장을 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사상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좌경화를 위기로 본다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책임 아닌가.
“한나라당, 새누리당도 문재인 정권의 출범에 책임이 있다. 하지만 보수의 안일함보다 신냉전 체제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본다. 미중 패권 대립의 시기를 신냉전이라 부른다. 북한은 핵을 소유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은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 미중 패권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사상적 편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반미, 반일, 친중, 친북으로 문재인 정권은 커브를 틀고 있다.”

-신냉전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세계 정세는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 트럼프, 아베, 브렉시트, 메르켈 등 세계는 오른쪽으로 움직여 왔다. 우리나라만 중국, 북한 쪽으로 가고 있다. 핵 전쟁을 막기 위해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중국과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친중 정책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나라는 언론의 자유를 비롯해 신앙, 선교의 자유도 없는 나라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과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심각하게 보는 시각이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좌경화를 막기 위해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미래통합당과 자유통일당의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미래통합당은 정통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강탈 당했다. 실체도 없는 중도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집권 여당에게 농락 당하는 당시 자유한국당의 현실을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자유통일당은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입각한 건국 이념과 박정희 대통령의 부국강병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리더십은 어떻게 보나.
“한 마디로 정치인보다 행정가다.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했기 때문에 행정가로서 탁월한 분이다. 그러나 정치는 행정과 다르다. 첫째, 정치는 ‘적’이 분명히 있다. 확실한 경쟁 상대가 있다. 사활적 경쟁이다. 4, 5년마다 한 번 선거를 치르는데, 여기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다. 하지만 행정은 법과 규정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 경쟁이 없다. 내부 평가를 하긴 해도 부서간 경쟁일 뿐이다.

둘째, 정치는 중요한 어젠다를 필요로 한다. 자유통일당 어젠다는 명확하다. 문재인 정권 끌어내기가 우리의 어젠다다. 4월 15일이 되기 전에 끌어내자, 아니면 4월 15일에 심판하자, 그 다음에는 탄핵을 추진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저쪽이 촛불이면 우리는 태극기, 십자가로 맞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 그런데 황교안 대표에게 그런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태도 때문에 나라가 망할 판이다.”

-그래도 통합당과 총선 연대 가능성은 열어놨다.
“야권 통합을 이루라는 여론이 거세다. 나 또한 종로에 출마하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황 대표를 밀어주기 위해 출마를 접었다. 야권은 서로간에 이런 타협이 필요하다. 서로 윈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라도 광주시에 내세울 후보가 자유통일당 후보밖에 없다면 통합당도 우리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다. 경합이 벌어질 경우엔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면 된다. 만약 통합당이 후보 단일화를 거부한다면 각자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통합당 공천 탈락자들이 입당한다면.
“지역구 당협위원장들 중에 공천 탈락으로 억울한 사람들이 자유통일당에 찾아오고 있다. 어제도 입당했고 앞으로도 받아들일 생각이다. 공천 탈락자 중에는 공천 확정자보다 더 나은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문을 활짝 열고 다 받아들일 생각이다.”

-총선에 출마할 생각인가.
“총선보다 허물어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출마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 사실 국회의원을 3번이나 했기 때문에 더 할 생각은 별로 없다. 다만 자유통일당 총선 전략상 출마가 필요하다면 나갈 수 있다. 비례대표나 지역구 후보 모두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또한 능력이 출중한 국회의원들이 입당하면 그들을 나 대신 간판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선거를 위한 통합 및 연대, 선거를 위한 당 해체와 합당, 당리당략과 개인 배지를 위한 합당을 철저히 배격한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