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진보세력 텃밭인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큰 약진을 기대하는 지역이다. 총선에서 줄곧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던 호남은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에 몰표를 줬다. 이른바 ‘녹색 돌풍’ 영향으로 민주당은 28석 중 3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민생당이 대항마로 떠올랐다. 민주당과 민생당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 목포시가 격전지로 꼽힌다.


목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총선에서 낙선을 거듭하던 김 전 대통령은 목포를 지역구로 삼았던 6대 총선에서 당선돼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최측근인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과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이 이 지역에서 당선되며 목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자리매김했다.

21대 총선에선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51)와 박지원 민생당 후보(77)가 대결한다. 20대 총선에서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후보는 득표율 56.38%를 기록하며 조상기 민주당 후보(20.26%)를 꺾고 승리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여론조사에서는 김원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2월 25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31.0%, 박 후보는 29.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41.6% 득표율을 기록해 26.0%를 얻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김원이 캠프 제공

김원이 민주당 후보 “차세대 리더”
김원이 후보는 ‘당정청을 두루 거친 후보’이자 ‘민주당 후보’, ‘차세대 리더’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김근태·천정배 의원 보좌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캠프 측은 “24년 동안 당정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중앙 인적네트워크 풍부하고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참신하고 검증된 실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김 후보는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하며 ‘민주당의 정통 후보’임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목포는 민주당의 원류이고, 고향이고, 심장”이라며 “민주당 정통 한 길을 지킨 저 김원이가 민주당의 정신과 영혼, 목포의 가치와 비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는 ‘새로운 인물’, ‘차세대 리더’임을 강조하고 있다. 캠프 측은 “목포는 새로운 목포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크다”며 “이를 실현할 능력을 가진 새로운 인물에 대한 바람도 크다”고 설명했다.

캠프명은 ‘봄날 캠프’다. 보조문구로는 ‘새봄, 새로운 목포가 옵니다’가 정해졌다. 이에 대해 봄날 캠프 측은 “‘새봄’은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첫봄을 뜻한다”며 “새로운 힘이 생기거나 희망이 가득 찬 시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보조 문구에 대해선 “4·15총선이 치러지는 새봄에 새로운 목포가 시작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의 공약으로는 목포신안에 세계 섬 엑스포 유치, 근대역사문화지구인 원도심을 특구로 지정, 목포역 지하화 및 지상에 유라시아 시민광장 조성 등이 있다.

박지원 민생당 후보/박지원 의원실 제공

박지원 민생당 후보 “DJ 비서실장”
민생당의 박지원 후보는 목포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14대 전국구 선거를 포함하면 4선 의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2017년 국민의당 당 대표에 당선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DJ 정신과 목포의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달 26일 후보등록 기자회견문을 통해 “DJ를 지키고 대통령을 만들어 주신 위대한 목포시민께 제가 해야 할 마지막 소명은 무엇인가, 자문했다”며 “지역 차별, 지역 소외와 싸우면서 다 함께 살자는 DJ 정신이 호남 정치의 근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결론은 ‘호남 정치, 그 중심 목포에서부터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이낙연 마케팅’도 박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 중 하나다. 박 후보는 “전남 대통령을 만들어 목포신안 50만 시대를 추진하려면 힘, 경험, 정치력을 갖춘 박지원이 필요하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목포 시민에게 호소했다. 지난달 27일에는 SNS를 통해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미래통합당과 (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누가 TV에서 제일 잘 싸울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 재창출은 민주당 소속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슬로건도 심상치 않다. '50만 목포신안시대, 호남대통령으로 민주정권 재창출. 박지원이 필요합니다'이다. 한편 김 후보는 국립 목포대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 평화광장 원형 주차장 지하화 및 '청춘광장' 조성, 박물관식 목포역사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