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잠룡들 ‘후보자’로 대거 출마 ②‘광역단체장’들 후광 효과 무시 못해 ③‘대통령 지지율’ 차기 대권 판도 영향

4ㆍ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9일 오전 종로구 지하철 동묘앞역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막이 올랐다. 4월 10일과 11일의 사전 투표를 시작으로 4월 15일 오후 6시면 모든 투표는 끝이 난다. 이번 투표를 통해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구 지역구 의원 253명과 말 많고 탈 많았던 47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결정된다. 2020년은 앞으로 역사상 두고두고 기억될 전대미문의 감염 재난의 해다. 우리 국민들은 총선에 대한 관심을 두기 어려웠고, 정치권의 선거법 개혁은 너덜너덜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이번 선거는 이후 있게 될 정치 이벤트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가 확 달라진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계열의 비례위성정당이 더불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남은 임기 국정운영은 탄탄대로다. 역대 대통령이 고질적으로 겪었던 레임덕을 피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과반을 보수 정당이 차지한다면 문 대통령의 국정 후반은 그야말로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속수무책이었다. 역대 총선을 통해 보더라도 공통적인 현상을 포착하게 된다. 여당인 민자당은 1992년 대선과 함께 총선이 있었던 해에 149석을 확보했다. 같은 해 12월 대선에서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즉 대선과 아주 가까운 시기의 총선 승리가 대선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정당이 되면서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총선 승리가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되었던 것이다.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서울 종로구 창신3동 주민센터 앞에서 거리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실시된 1996년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139석에 그쳤다. 상당히 많은 의석을 확보했고 1당이지만 과반은 아니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그 해 초만 하더라도 시중의 언론사들은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에 낙관적이었다. 새누리당이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별다른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했던가. 새누리당은 친박 감별 다툼으로 공천을 그르치고 말았다. 국민들의 호감은 삽시간에 사라지고 1당 자리를 놓치고 말았다. 불길한 기운의 전조였던가. 결국 국회의장 자리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고 정국 주도권을 잃고 말았다.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제15대(1996)와 제20대(2016)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은 140석을 넘기지 못했다. 이듬해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결과는 정권 교체였다. 대선에 임박한 국회의원 선거는 차기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제외하고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선거는 12월에 있었다. 그러나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22년 12월이 아니라 3월에 실시된다. 2021년부터 사실상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하는 셈이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결정된다.


차기 대통령 이번 총선에서 결정

차기 대통령이 총선에서 결정되는 첫 번째 이유는 ‘후보자’에 있다. 차기 대선에 도전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 대거 출마하고 있기 때문이다. 87년 직선제 개헌으로 실시된 첫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해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을 거치치 않은 역대 대통령은 없었다. 모두가 국회의원 출신이다.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5명의 주요후보들 모두가 국회의원이었거나 출신이었다. 문재인 후보,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 모두가 그랬다. 이번 선거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후보들 여러 명이 도전하고 있다. 먼저 서울 종로구 선거구로 가보자.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가 바로 종로가 되는 이유는 ‘미리 보는 대선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후보는 가장 유력한 여당 차기 대선 후보다. 맞상대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후보는 가장 유력한 보수 정당의 차기 대선 후보이고 현재도 미래통합당 대표직을 맡고 있다. 두 후보는 무게감에서 다른 지역의 대선급 후보와 격을 달리한다. 모두 전직 총리를 역임한 각 당의 간판 주자다. 선거 판세는 어떨까. 엠브레인 퍼블릭이 문화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4월 5~6일 실시한 조사(서울종로502명 유선RDD 및 무선가상번호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18.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물어보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3%,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는 27.5%로 나타났다. 이낙연 후보가 2배 가량 황교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거의 비슷한 결과다.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여론조사 결과대로 선거 결과가 나온다면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이기는 쪽은 차기 대선 후보로 더욱 날개를 달겠지만 지는 쪽은 당장 정당 내부의 거취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차기 대선 후보는 서울 종로 선거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로 가 보자. 광진구을 선거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4년 전 종로 선거구에서의 패배를 뒤로하고 절치부심해 왔다. 급기야 지난 1년전 추미애 장관의 철옹성인 광진구로 들어와 고진감래의 시간을 보냈다. 추 장관이 위협을 받을 정도의 지역 기반을 만들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입명되고 난후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고 후보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잃을 것이 많지 않다. 그저 정치 신인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로 남는다. 그렇지만 오 후보는 다르다. 전직 서울시장이고 보수 세력의 잠룡으로 평가받고 있으므로 대선 후보가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후는 안봐도 비디오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서울광진을504명 유선RDD 및 무선가상번호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16.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50.9%,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40.1%로 나타났다. 투표가능성이 높은 적극투표층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광진구을의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는 또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차기 대선 후보로 평가받는 정치인들의 출마는 서울 지역에만 그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김부겸 의원은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는 지역 중의 하나이다. 김 후보는 이른바 차기 대권 후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 영남 지역구를 가지고 있어 특별하게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지역구 판세가 만만치 않다. 2018년 지방선거까지만 하더라도 대구경북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바람은 무서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 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까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구 경북 지역의 정치적 흐름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하여 높아진 분위기다.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정서 또한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맞서는 상대 또한 역대 최강급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는 4선의 중진이다. 이웃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에서 옮겨왔다. 현역 의원 두 사람이 혈전을 치르는 판이 벌어졌다. 두 후보의 판세 역시 초박빙이다. 보수 성향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사퇴했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추세다. 김 후보는 대구 경북의 전반적인 정치적 정서가 상당한 부담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서울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6일 실시한 조사(대구수성갑503명 유선RDD 및 무선가상번호 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29.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물어보았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7.5%,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43%로 나타났다. 표본오차 범위내 접전이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가 39.7%, 주 후보가 46.9%였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오차 범위내 경합이다.


선거 전략적으로 김 후보는 선거 캠페인 초반에 대선 출마 카드를 공식화했다. 과연 이것이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한편으론 주 후보 역시 맞불 작전으로 대권 카드를 빼내들었다. 김 후보이든 주 후보이든 차기 대권을 꿈꾼다면 먼저 수성갑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에 뜻을 둔 두 인물의 운명 또한 달라지게 된다. 차기 대권을 이야기할 때 또 한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김두관 경남 양산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김 후보는 현역 의원이다. 그런데 경남 양산을 지역구가 아니다. 본인의 지역구는 경기도 김포다. 당의 권유를 받고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경남 양산을로 내려왔다고 하지만 정치 현상을 해석하는 많은 이들의 분석은 차기 대권에 대한 포석으로 읽힌다. 경남 지사를 역임하고 남해이장부터 전설을 만들어간 자신의 이력을 바탕으로 대권에 나간다는 계획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후보가 경기 김포인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고 다른 지역구를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상 모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험을 선택한데는 결과에 따라 큰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김 후보가 경남 양산을 출마를 밝힌 시점만 하더라도 경남 양산을은 큰 관심을 모았다. 왜냐하면 미래통합당에서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대선 후보급 매치로 흥행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홍 후보와 갖은 갈등을 겪으며 결국 무산돼 버렸다. 홍 후보는 대구 수성을을 선택했다. 미래통합당 공천은 전직 양산시장인 나동연 후보가 거머쥐었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경쟁자로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인물이 전직 시장, 군수, 구청장 같은 출신들이다. 지역 사회를 워낙 잘 알고 있는데다 지역 유권자들이 단체장의 얼굴과 이름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지역의 선거여론조사 결과도 그런 환경을 투영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부산MBC의 의뢰를 받아 지난 4~5일 실시한 조사(경남양산을701명 유선RDD자동응답 및 무선가상번호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7%P 응답률5.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42.2%, 나동연 미래통합당 후보 45.5%로 나타났다. 초박빙이다. 적극 투표층에서도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선거의 결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김 후보는 단지 지역구를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낙동강 벨트 전체 성적에 대한 역할까지 부여받고 있다. 초박빙 접전 경합 지역에서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결과는 차기 대권 후보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두 번째 이유는 ‘광역단체장’

이번 총선이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두 번째 이유는 ‘광역단체장’에 있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회의원 후보자들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 광역단체장의 후광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매우 중요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 각 당의 경선 과정에 후보로 나서는 인물들은 대체로 우리의 국회의원과 같은 상원의원이나 하원 의원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의 광역단체장에 해당하는 주지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 중 한사람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주지사 출신이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펜스 부통령 또한 인디애나주 주지사를 역임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직을 거쳤다. 경기 지사 출신과 경남 지사 출신 중에서 대권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 많았다. 그렇다. 광역 단체장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면 지역 선거를 할 때 광역 단체장의 영향력이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재명 경기지사다. 이번 선거는 일명 ‘코로나 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 2월 초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지방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대구 경북에서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그 중심지는 대구 신천지 교회였다. 전국적으로 신천지 교회의 예배 스타일이 주목을 받는 시점에 이 지사는 한 발 앞서 경기도에 소재한 신천지 교회에 대한 행정 조치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조치하면서 이재명 리더십이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차기 대권 지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3월 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이낙연 전 총리가 2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이재경 경기지사로 11%였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로 나타났다. 이재명 지사는 직전조사보다 무려 8%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인 도정 리더십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는 어떤 인물로부터 후보자들이 영향을 받는지가 중요하다. 이 지사의 영향력이 도내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총선 이후 이 지사의 존재감은 더욱 높아진다. 즉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또한 코로나19 국면에서 활동 반경이 넓고 적극적이다. 3선 서울시장이기 때문에 다음 목표는 대권이다. 당장에 선거에서 존재감이 지지율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인상적인 활동은 언제라도 재조명된다. 이처럼 국회의원 선거는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광역단체장의 운명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대통령 지지율’

총선이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세 번째 이유는 ‘대통령 지지율’이다. 이번 총선 성적표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치명적인 영향이 주어진다. 만약 여당이 위성 정당까지 포함해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한다면 대통령 국정 수행은 꼭 필요한 동력을 얻게 된다. 반대로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야당이 과반을 차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강력하게 작동되면서 개혁 과제는 좌초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통령 지지율은 더 내려가게 되고 정권 재창출에는 비상등이 들어오게 된다.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은 차기 대선 후보에게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통상적으로 30%미만이면 정권 재창출이 힘들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민의 3분의 2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의 ‘교체 의향’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지역구의 국회의원들도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지 않으면 교체 의향이 높아지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이런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는 정치적 이벤트가 선거다. 국회의원 선거 결과로 대통령 지지율에 변화가 오고 지지율의 방향에 따라 대권 후보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높다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선거 마케팅을 펼쳐 나갈 수 있다.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은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옥고를 치렀지만 현직 대통령 시절에는 전성기의 브라질을 이끌었다. 퇴임시에도 80%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을 정도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당시 절대적이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은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 룰라 행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지우마 호세프 여성 대통령은 룰라의 지지율 덕분에 당선했다. 룰라의 대통령 지지율이 열일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조사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5~25%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는지 또는 잘 못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56%, ‘잘 못하고 있다’ 부정 평가는 36%로 나타났다. 긍정 의견이 20%포인트 더 많았다. 긍정과 부정 평가가 엇비슷하게 여러달 지속되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긍정 평가로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결과에 대통령 지지율은 영향을 받는다. 대통령 지지율은 다시 차기 대선 후보에게 영향을 준다. 이번 총선이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는 이유다.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경험하지 못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선거를 통해 제21대 국회가 만들어진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대통령의 임기 2년을 책임지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는 중요한 계기가 선거에서 비롯된다.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여기에 차기 대선 잠룡으로 평가받는 광역단체장들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총선 결과가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영향은 대통령 지지율에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대통령 지지율에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 것이 이번 총선의 결과다. 제21대 총선은 경험해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제1당이나 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기고만장해서는 안 될 일이다. 무릇 민심은 천심이라도 했다.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유권자의 표심은 시시각각 변하게 마련이다. 이번 선거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차기 대통령이 사실상 이번 선거에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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