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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한 통합당, 재기에 성공하려면

철저한 자기 반성 필요…외부영입보다 당내 인재 육성이 우선돼야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가운데)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갈 길을 못 찾고 있다. 선거 책임 공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또는 조기전당대회 개최 논란 등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모양새다. 선거 패인 분석을 통한 자기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통합당은 황교안 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대부분이 낙선해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당을 서둘러 수습해 180석의 거대여당에 맞서기에 역부족이다.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통합당은 지역구 84석, 미래한국당 19석을 포함해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당은 이념 논쟁과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 균형잡인 사고로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도 통합당의 과제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차기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념보다 이슈에 대응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배경으로 꼽히지만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지 못한 것은 선거 전략의 실패 때문이다. 국민들은 통합당에게서 희망을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 기간 내내 통합당은 새로운 비전, 참신한 공약을 제시하기보다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현 정권의 정책에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이어갔을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통합당은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 채 꿈의 정치가 아닌 한의 정치를 보여줬다”며 “지난해 광장 정치는 한풀이에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을 계기로 한의 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통합당이 이념 논쟁에서 탈피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대 변화에 따라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은 집토끼를 지키느라 스윙보터의 표심을 잡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통합당은 스윙보터가 많은 수도권에서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체 의석수의 절반이 걸린 수도권에서 부진한 탓에 역대급 참패를 기록했다. 강 교수는 “이념보다 이슈를 지향하는 스윙보터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며 “스윙보터는 이슈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중도층은 이념에 치우친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통합당은 이념 논쟁, 탄핵 논쟁에 더 이상 빠지지 말아야 한다”며 “균형잡인 사고로 이념보다 이슈에 대응하는 포괄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에서 탈피
계파 갈등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여러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지점이다. 김현진 서울대 박사는 “각 지역구별로 교차투표가 일어난 것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했더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갈등에 따른 공천이 선거 패배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일부 선거구에서 통합당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득표율이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득표율을 앞섰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종로구, 경기 의왕·과천, 강원 원주 등에서 나타났다. 통합당은 공천 과정에서 번복을 거듭하며 ‘사천 논란’을 불러왔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이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는 소란도 빚어졌다. 김 박사는 “선거 이후 선거책임이나 대책을 논의할 때 또다시 계파색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일관된 메시지 전달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통합당은 코로나 19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일관된 당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달 당시 황교안 대표는 재난지원금에 대해 “'세금 쥐어짜기', '돈 풀기'로는 현재의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무분별하게 돈을 퍼다 주면 정작 필요할 때 정부가 나서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을 열흘 앞둔 5일 “전 국민에게 일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현재 황 대표가 떠난 통합당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육성
한편 통합당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전망이다. 당내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의견이 수렴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당에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구원세력처럼 비대위가 출범하는 것은 정당 통합 차원에서 정당성이 약하다”며 “장기적인 미래 전략을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는 비상 사태를 수습하는 임시기구에 불과하다”며 “선거를 위한 일회용 공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치 신인을 길러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일관적이며 자신만의 정치철학이 있는 사람이 차기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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