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70% 문 대통령 `역대 취임3년’ 최고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70%를 돌파했다. 취임 3년 역대 대통령 중 최고치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5월 첫째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셋째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치(39%)였다.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지지율이 극적으로 반등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겁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문 대통령이 나서서 친문·비문 계파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비해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것도 요구된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
취임 3년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12%(1991년 1월) △제14대 김영삼 대통령 41%(1996년 2월)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27%(2001년 4월)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27%(2006년 3월)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43%(2011년 2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42%(2016년 2월 넷째 주) 등이다. 이들은 집권 하반기에 나타나는 레임덕(정권 말 국정 누수)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곡선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문 대통령 지지율은 U자형 커브를 그리고 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복지, 사회정의 등과 관련해 비전을 제시해왔다”며 “비록 완성도가 떨어질지라도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의 리더십
3년간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강원도 대형산불, 조국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문 대통령은 악재를 호재로 바꿔 지지율을 상승시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빛난 3년이었다”며 문 정부 3년을 회고했다.

지난해 발생한 강원도 대형산불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영상회의로 재난을 관리했으며 ‘재난사태’를 선포해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이를 통해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줄었다는 평이다. 한국갤럽은 "'산불 진화 대응'이 긍정 평가 이유 상위에 올랐다"며 "지난 주말 사이 대통령과 유관 부처의 위기 대처가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조국 사태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오점을 남겼다.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은 가족 비리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지지율은 39%(10월 3주차)까지 급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처
코로나19 대처 능력도 문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한몫 했다. 한국의 신속한 대처는 세계에서 모범 사례로 인정 받았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국면에서 방역의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프랑스 상원 공화당 그룹은 ‘코로나19 관리의 모범 사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올해 2월 코로나19가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심각한 나라였지만, 현재 국경통제나 국민의 이동제한 없이도 사망자가 2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염병을 통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시작한 이래 많은 연구가 한국을 모범 사례로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메르스와 이번 코로나19를 비교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 정부가 감염자가 입원한 병원을 숨기려고 논란이 됐지만, 코로나19 때의 질병관리본부는 브리핑 등을 통한 적극적인 정보공개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과제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전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직면하게 된다. 강 교수는 “코로나19는 사회 운영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와 실업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재까지 나온 방안들은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것 또한 문 대통령의 과제다. 강 교수는 “차기 대선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내 계파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이 친문과 비문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은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현재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레임덕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우리나라 여론은 많이 출렁이는 편”이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총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반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부터 민생 경제는 좋지 않았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후유증이 민생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