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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칼럼]문 대통령 지지층인 여성, 30대에서 부정평가 증가

문 대통령 지지층인 여성, 30대에서 부정평가 증가
권력형 성추문 사건들 터지면서 20대 여성들 실망
부동산 정책 실패로 30~40대 지지층 이탈 가속화
민주당 당대표 선거 박주민 가세로 흥미진진해져


4·15 총선에서 압승한 지 100일도 되지 않아 정부o여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다. 리얼미터oYTN 7월 3주 조사(13∼17일) 결과, 문 대통령 긍정 평가는 44.8%였다.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10월 2주차(41.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51.0%였다.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차이는 오차 범위 밖인 6.2% 포인트였다. 부정 평가가 오차 범위를 넘어 긍정 평가를 앞지른 것은 2월 4주차 이후 20주 만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정부 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여성, 30대에서 이탈이 두드러졌다. 여성의 긍정 평가(44.1%)로 전주보다 6.6%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50.7%)는 7.5%포인트 올랐다. 30대에서 긍정 평가(42.6%)는 전주 대비 무려 14.4% 포인트 하락했고 부정평가(54.1%)는 15.5%포인트 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5.3%, 미래통합당 31.0%, 정의당 5.9%, 열린민주당 4.6%, 국민의당 4.4% 순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도는 2019년 10월 2주차 조사(35.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4.4%p 내린 반면, 미래통합당 지지도는 1.3%p 올랐다. 특히, 30대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대비 15.8% 포인트(51.9%→36.1%) 대폭 하락했다.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 하락은 소속 광역지자체장의 연이은 성추문 사건, 부동산 대책 실패 등의 요인이 작동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 ‘한국 대통령은 페미니스트를 자칭한다. 그러나 정치적 동지 3명이 성범죄로 기소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문 대통령이 동료들 성범죄엔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청와대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터진 지 2주 만에 입장을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피해자 입장에 공감한다”며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이번엔 피해자로 명명했다. 또 “청와대는 고위공직자 성비위에 단호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ㅓ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권력형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20대 여성에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부동산 정책 실패로 30대와 40대의 이탈이 가속회되고 있다.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통하던 여성과 30대에서 이탈 조짐은 분명 현 정부로써는 악재다. 향후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다.

최근 당o정o청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었다. 지난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그린벨트 해제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도 한 방송에서 “당정이 이미 의견을 조정했다”고 발언함으로써 해제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자 여권에서 백가쟁명식 논쟁이 분출됐다. 정세균 총리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서울 강남 요지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그곳은 투기자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법으로 "그린벨트를 풀기보다 도심 고밀도 개발과 함께 용적률을 상향해 공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든 30년 동안 임대할 수 있는 ‘경기도형 기본주택’까지 제안하고 나왔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이래서 3040 집 살 수 있나'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연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논쟁에 가세했다.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는)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인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한국 경제는 금융이 부동산을 지배하는 경제"라며 "돈 없는 사람도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을 쫓아가지 않으면 불안한 사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 "금융의 산업지배를 막기 위해 20세기 금산분리제도를 고안했듯이 이제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기 위해 21세기 '금부분리 정책'을 제안했다. 법무부 장관이 왜 부동산정책에 개입하느냐는 비판에 대해선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는 이유를 밝혔다.

여권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종지부를 찍었다. 문 대통령은 20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야 한다"고 결정했다.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대안으로 정부는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도심 고밀도 개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 공공부지 신규 주택지 전환 등을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용지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o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해 확보하고,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동안 당정이 내놓았던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당정청 간 엇박자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 여하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국민들에게 현 정부가 정책적으로 무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본다. 통상 국민의 기대와 정부에 대한 인식 간에 괴리가 발생하면 국민 불만은 커지고 민심은 폭발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싸고 여당 차기 대권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여권의 권력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통상 5년 단임제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인사 실패(도덕성) → 정책 실패(무능) → 여권 권력 분열(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충돌) →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레임덕)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권력이 몰락한다. 여하튼 이런 권력 몰락 패턴이 현 정부에서도 이어 질 수도 있다는 위험 신호가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와 여당은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혼선 탓에 비판 여론이 커지고 국정 동력이 떨어지자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들고 나와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 시로 이전해야 서울o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했다. 그러자 당·정·청이 한 목소리로 맞장구를 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은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국가 발전의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지역주도형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투입하는 114조 원의 재정 대부분이 지역에 투자된다. 지역에 새로운 산업과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며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1일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했다. 이낙연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전면적인 행정수도 이전을 목표로 여야가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23일에는 “대표로 당선되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임기 내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부겸 전 의원도 "헌재 결정의 핵심 내용은 '국민의 뜻을 물어서 다시 결정하라'는 것"이라며 "(행정수도 이전에)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은 바람직하다"고 했으며, 김경수 경남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도 "세종 국회가 성사되면 국가 균형 발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싸늘해지고, 그린벨트 해지를 둘러싸고 주요 여권 주자들마저 당o정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분열 움직임을 보이자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수도 이전론’을 던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이면엔 ‘서울 집값을 잡자'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야당은 "정부o여당이 부동산 책임론을 희석하고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해 '천도(遷都)'론을 꺼내든 것"이라고 반발했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22일 “대통령 지지율 관리를 위해 수도 이전을 하는 나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며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지도 못한 주제에”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신행정수도법에 대해 "관습헌법상 수도는 서울이고, 수도는 입법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어야 하며 대통령이 활동하는 장소"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천도를 하려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뒤집어야 한다. 민주당은 "특별법을 만들면 개헌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김태년 민주당 원내 대표는 "위헌 시비가 제기돼도 헌재 판결이 변경될 것"이라며 초헌법적이고 월권적인 발언을 했다. 여당은 프레임 싸움에 강하다. 여당은 수도 이전을 국토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여론 몰이를 할 태세다. 따라서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할 경우 여당은 이들을 “반 균형 발전 세력”으로 몰고 갈 개연성이다.

여하튼 여권에게 행정수도이전 카드는 다목적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인 동시에 2022년 대선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때 행정수도 이전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했던 것처럼 수도 이전 카드는 충청권 민심을 다시 흔들 수 있는 빅 카드가 될 수 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는 48.9%(12,014,277표)의 득표로 46.6%를 득표한 한나라당 이회창(11,443,297표) 후보를 2.3% 포인트(570,980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엔 노 후보는 자신과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충청 지역에서 1,209,200표(대전 369,046, 충북 365,623, 충남 474,531표)를 얻은 반면, 충청 예산인 고향인 이회창 후보는 952,914표(대전 266,760표, 충북 311,044표, 충남 375,110표)를 얻는데 그쳤다. 결국 이 지역에서 노 후보가 이 후보보다 256,286표를 더 많이 얻었는데 이것이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여권의 ’어게인 2002‘이 재현될지가 관건이다.

야당 지도부는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부동산 대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국민 원성이 높아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내놓은 제안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이냐. 웃지 못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종시를 만들어서 운영한 지가 얼마냐. 인구 유입은 어떤가 생각해보라"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것도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라는 건 우리 국제 사회에서의 상징성도 있다"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안보적 심리까지 정부가 과연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3일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자는 여권 주장에 대해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2002년 대선 판을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행정수도 완성은 물론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를 행정수도 이슈로 덮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물 타기 하려는 데 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 내에서 이전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게 분출되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공부 모임 '명불허전'에서 "부동산 광풍 와중에 행정수도 이슈가 제기돼 굉장히 오해 소지가 생기긴 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통합당이 긍정 검토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고, 깊이 있게 다뤄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정부가 가져야 지방이 살아난다"며 "행정수도가 유일한 해법은 아니지만, 매우 국민적 가치가 높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은 "이슈를 선점하려는 민주당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첫 반응이 정말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그게 다가 되면 안 될 거 같다"고 말했다. 5선 중진 정진석 의원도 “행정수도를 완성하자는 방향성에 동의 한다”며 “국회에서 개헌을 포함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찬성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 여당이 꺼낸 행정수도 얘기는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면서 행정수도 이전이 부동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 이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세종시를 완성하려면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며 헌법 개정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3선의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행정수도 이전에 공개적으로 찬성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곧 서울의 결정이 대한민국의 결정이 될 것이고, 수도권 이외의 목소리는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며 쇠락하는 지방을 외면하면 안 된단 취지로 글을 올렸다. 이어 “(행정수도 이전을) 민주당의 국면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통합당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 시점에서 민심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류가 강하다. 리얼미터 여론 조사(7월 21일) 결과,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가 모두 세종 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찬성’(53.9%)이 ‘반대’(34.3%)보다 많았다. 충청(66.1%), 호남(52.8%), 부산o울산o경남(59.6%) 지역까지 긍정 응답이 50%를 넘겼다. 하지만 수도권은 양분됐다. 서울에선 찬성(42.5%)과 반대(45.1%) 의견이 비슷한 반면, 경기·인천에서는 찬성(53.0%)이 반대(35.2%)보다 높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은 세대에서 이전 찬성 비율이 월등이 높았다. 18-29세와 30대에서 찬성 비율은 각각 66.6%와 62.0%를 기록했다. 이들 계층에선 행정 수도 이전이 미친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 진보 진영에서는 찬성(68.5%)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보수층에서는 그 비율이 44.3%에 불과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과 서울 집값과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그러나 향후 여권이 제기한 ‘행정 수도 완성’ 이슈는 ‘서울 대 반서울’, ‘보수 대 진보’의 첨예한 갈등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와중에 대권 후보 경쟁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친형의 강제 입원 문제와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대법원까지 갔던 이재명 지사는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들고 기사회생했다. 이 지사의 대권 행보도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던 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지지도는 지난 4월 이후 하향곡선, 이재명 지사는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리얼미터·YTN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7월 17일)에서 이낙연 의원은 23.3%, 이재명 지사는 18.7%로 나타났다. 이 의원과 이 지사의 선호도 격차가 4.6% 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의원은 호남(42%)o서울(26.1%)o중도층(23.8%)에서 지지가 높은 반면, 이 지사는 경기o인천(23.1%)에서 높았다. 야권에서 대망론을 불러일으키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선호도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6월 말 조사(10.1%)보다 4.2%포인트 오른 14.3%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 5.9%,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5.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8%, 오세훈 전 서울시장 4.7%를 기록했다. 그 다음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3.9%),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3.5%), 원희룡 제주지사(2.8%), 유승민 전 의원(2.5%), 김경수 경남지사(2.0%), 김부겸 전 의원(1.4%) 순으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윤 총장의 경우 야권 내에 뚜렷한 차기 주자가 없는 가운데 지지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이 지사는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 받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o부산시장 후보를 낼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민주당 당헌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o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장사꾼도 신뢰를 지키려 손실을 감수한다. (박 전 시장 문제를)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민주당 지지자들이 저를 무책임하다 하겠지만 그래도 공당이 국민한테 약속하고 문서로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게 맞는다. 무공천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은 이런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텐데 그걸 몇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우는 게 왜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 논란이 본격화되자 이 지사가 "적폐 세력 귀환을 허용하는 것보다는 현실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는 논리로 한발짝 물러섰다. 그는 논란이 된 방송 인터뷰에 대해 “의견을 말한 것 뿐이고, 이를 주장하고 관철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의사는 없다”고 말을 바꿨다. 특히, 서울시장의 무공천 논의는 당연히 시장의 중대한 잘못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도 밝히면서 “잘못이 없다면 책임질 이유도 없다”며 “무공천을 어기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어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런 이 지사의 발언은 주장이 아니라 궤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통상 대선 후보 지지도는 크게 견고성, 확장성, 지속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비교·고찰한다. 리얼미터·YTN 조사(7월 17일)에서 “현재 선호하시는 인물을 차기 대선까지 계속 지지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른 인물을 지지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까”라고 물어본 결과, 50.8%가 ‘계속 지지’ 한다고 응답한 변면 ‘지지 변경’은 43.5%였다. 그런데, 이낙연 의원 선호 응답자의 74%, 이재명 지사 선호 응답자의 55.3%, 윤석열 총장 선호 응답자의 66.5%가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만큼 이 의원 지지 강도가 이 지사 보다는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확장성면에서는 다소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서울에서 호남 출신인 이 의원(26.1%)이 영남 출신인 이 지사(17.3%)보다 앞섰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반대로 이 지사(23.1%)가 이 의원(18.6%)보다 많았다. 더구나, PK지역에서 이 의원(19.2%)과 이 지사(14.2%) 선호도간에 별로 차이가 없었다. 이 의원 선호도는 4o15 총선 당선 직후인 지난 4월 말 40.2%를 기록한 뒤 5월 말 34.3%, 6월 말 30.8%로 계속 떨어졌다. 이번에 20%대 초반으로 밀리면서 불과 석 달 사이에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오랜 기간 동안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었던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이 지사는 4월 말 14.4%, 5월 말 14.2%, 6월 말 15.6%로 큰 차이가 없다가 대법원 판결 직후 3%포인트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이 의원의 안정 위주의 행보와 이 지사의 도발적 언행이 대조를 이루면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이낙연 의원은 두개의 전선과 맞서고 있다. 대권 향보에선 이재명 지사의 추격을 받고, 당권 경쟁에도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o29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21일 마감됐다. 애초 이낙연.김부겸 양강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후보 등록 마지막 날 박주민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은 21일 코로나 이후 전환의 시대에 맞게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오히려 국민을 걱정만 하는 구경꾼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야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176석의 힘으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열고 거기서 얻은 해결책과 힘으로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장으로 가겠다. 발로 뛰겠다. 사회적 대화의 장을 적극 열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환경o젠더o노동o안전o연대o공정의 가치를 주류적 가치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청년o노동o여성o환경o안전 등이 사회에서 무시되지 않고 제대로 시민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 ‘다양성’ ‘사회적 약자의 시민권’ 등 미래세대 가치를 강조하며 기존 두 후보와 차별화 경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재o보선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돼 온 박 의원의 출마로 당 정체성 문제를 두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박 의원은 당내 주류인 친문계로 꼽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고 국민o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여하튼 양자 구도로 굳은 전당대회에서 친문o개혁세력o젊은층에 호소력을 가진 박 의원의 등장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현실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연합
그렇다면 양자 구도가 3자 구도로 재편되면서 과연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가? 박 의원의 등장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친노o친문계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냐가 관건이다. 단선적으로 보면, 기존 양자 구도가 재편되면서 ‘이낙연 대세론’에 균열이 생긴다는 점에서 이 의원 측에 악재, 김 전 의원 측에는 호재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반이낙연’ 표심이 김 전 의원과 박 의원으로 분산되면 김 전 의원에게 불리 할 수 있다. 차기 당 대표의 역할을 둘러싸고 ‘개혁 대 관리’ 중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관건이다. 박 의원을 지지하는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다음 지도부의 2년은 관리의 시간이 아니라 개혁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사안만 진행할 때가 아니라,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위기를 관리하는 정치세력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한다. 박 의원은 ‘재집권 선봉장’을 내세운 김부겸 전 의원을 향해 “최근 전당대회가 너무 대선 관리의 적임자만 논하는 게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당내 친문 강성 표심은 신중한 행보보다 검찰개혁o적폐청산 등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온 박 의원 측으로 기울 공산이 있다. 여하튼 이번 민주당 당권 경쟁은 차기 대권 경쟁 구도와 직결되어 있다. 만약 이 의원이 의외의 일격을 당하면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다. ‘이낙연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면서 민주당 대권 경쟁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으로 빠질 수도 있다. 지난 2017년 대선 20개월 전인 2015년 9월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15%로 공동 1위였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12%)가 그 뒤를 이었다. 당시 1o2위는 나중에 지지율 부진 등으로 대선에 출마조차 하지 못했다. 아직 차기 대선(2022년 3월 9일)이 약 20개월을 남긴 시점에선 치러지는 집권 여당의 당권 경쟁은 그만큼 대선 판도 예측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전당대회를 온라인 방식으로 치를 예정이다. 전당대회 전 치러지는 지역 대의원대회는 오는 7월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26일 강원에서 치러진다. 8월에는 부산o울산o경남(1일), 대구o경북(2일), 광주o전남(8일), 전북(9일), 대전o충남o세종(14일), 충북(16일), 경기(21일), 서울o인천(22일)에서 진행된다. 8o29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의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은 당원이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전국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 국민여론조사(10%), 당원여론조사(5%)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강성 문재인 지지 성향의 권리당원 표심이 어디로 갈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결국 보이지 않는 문심이 누구를 선택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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