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의원, CBS 라디오 출연서 밝혀

유인태 전 의원(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갈무리)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원조 친노’이자 여권의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장이 현 집권여당에 최대 악재라고 진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도 악재이긴 하나, 윤 전 총장의 급부상은 ‘보수의 결집’ 구실을 해 차기 대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전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4·7보궐선거 서울시장 대결에 관한 대화가 주로 오갔던 이날 그는 “(남은 변수는)앞으로 한 달 동안에 누가 악재가 더 터지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오르는 점을 여당의 악재로서 가장 먼저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저쪽(야권)에 대선 후보 5%짜리밖에 없었다”면서 “그런데 어쨌든 지금 지지율 30%가 넘는 후보가 나타났다는 것, 우선 이게 저쪽을 굉장히 결집시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인데, 윤 전 총장이 제일 악재냐”는 취지로 묻자, 그는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야권이 내년 대선에 그동안 희망이 안 보였으니까, 겨우 해봐야 5% 넘는 후보가 그동안 없다가 이런 등장 자체가 저는 일단 서울시장 선거에 야권으로서는 굉장히 유리해진 것”이라며 “(야권 지지자 혹은 중도층이)굉장히 결집하고, 희망이 생겼으니까 투표장에 많이 나가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윤 전 총장의 향후 정치 행보가 대선 판도를 실제 가를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손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제 3지대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인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에 비해 윤 전 총장의 정치적 감각 및 내공이 한수 위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좀 밖에서 어느 정도 자기 계속 세력을 쌓아서, 그러니까 지금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거는 좀 불리하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하고 합치지 않고는 선거를 치를 수 없으므로, 자기가 거기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그쪽을 당기는 그림을 그리려고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전 총리와 반 전 총장을 언급한 사회자 질문에는 “반기문 전 총장 같은 분은 UN사무총장 하셨고 외교관이었고, 고 총리는 쭉 총리와 민선 서울시장 정치도 하셨던 분이기도 한데 그분들에 비해서 윤 총장은 좀 더 내공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정부 당시부터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은 ‘제3지대’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측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윤이 굳이 안철수하고 잡겠나”라며 “(윤을)잡자는 사람 수두룩한데. 3석짜리 정당 대표하고 굳이…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가)서울시장이 됐을 경우에는 몰라도, (윤 전 총장에게 안 대표는)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