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국가 넘어 한 식구로"운동장 설립 이래 최다 인파… 현지에서 벌인 노력의 결과각국 정치·종교 지도자 참석… 5만쌍 대상으로 축복식 거행아시아정상회의와 연계 진행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천주평화연합(UPF)이 지난 1일 필리핀 마닐라 마리키나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초종교 평화축복축제(Interfaith Peace Blessing Festival)'를 개최했다. 참가정을 통해 평화세계를 창건하자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UN경제이사회 특별자문기관인 UPF는 2005년 문선명·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뉴욕에서 창설한 비정부단체(NGO)다. 현재 154개국에 평화대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분쟁 해소를 위해 각국각층의 지도자들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14만4,000여명 몰려 '인산인해'

이날 행사장에는 14만4,000만명 규모의 인파가 몰렸다. 행사 시작 전부터 운동장과 관중석이 가득 채워졌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인파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때 인근 교통이 마비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수용인원을 초과한 인파가 몰려든 건 마리키나 스포츠 콤플렉스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번 행사가 이처럼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건 그동안 UPF가 필리핀 현지에서 다양한 노력을 거듭해온 결과로 해석된다.

용정식 UPF 아시아대륙 회장에 따르면 UPF는 전국 15대 도시를 순회하며 총 5만쌍을 대상으로 축복식을 진행했고, 필리핀 남단 민다나오 지역의 솔탄코다랏 등 다종교로 인한 분쟁이 심한 지역을 찾아 모든 종교의 화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무료 의료지원 등 각종 봉사활동은 물론 40억원을 투입해 4년제인 국제평화지도자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총 수용인원 1,200명에 달하는 이 학교의 현재 학생수는 420명에 달하며 매해 학생수가 늘어나면서 현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5만쌍에 대한 축복식 거행

이날 축제의 주요행사는 축복식이었다. '축복'은 하나님의 뜻을 중심삼은 가정의 출발을 뜻한다.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국가와 민족, 인종과 종교를 넘어 가정과 결혼의 이상모델을 중심으로 종교적 화합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제창한 평화축전이다.

식전 행사에서 델 데 구즈만 마리키나 시장은 "우리는 한 가족이다. 가정이 튼튼해지면 필리핀이 강해질 것이며, 필리핀은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참가정을 출발하게 된 모든 신랑신부에게 축복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축복식에 참가한 커플은 모두 5만쌍, 가족을 포함해 모두 1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축복식은 순결서약, 성주식, 초종교 화합의식, 성수의식, 성혼문답, 예물교환, 성혼선포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한 이들은 순결한 참가정을 통해 평화세계를 창건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들 부부의 새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30개국 지도자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세계 각국에서 모인 힌두교와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의 지도자 20명은 자국에서 담아온 물을 한 곳에 모았다. 모든 인류는 종교와 국가를 넘어 한 가족이라는 의미에서다.

이어 종단대표들는 축원을 통해 원수를 사랑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가정보다는 사회를 위해, 사회보다는 국가를 위해 살며, 국가보다는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나님 아래 모든 인류가 한 가족임을 고백하는 결의문을 선포하기도 했다.

주례자로 나선 용정식 회장 부부는 대표로 무대에 오른 12가정을 상대로 '새로운 가정으로 태어나 더욱 투명한 삶을 산다'는 의미의 성수의식을 거행했다. 주례자가 던지는 성혼문답에 대표 부부들은 "예스(Yes)"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5녀인 문선진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은 "평화는 가정에서 시작된다"며 "모든 교파, 인종, 종교의 평화와 사랑이 충만한 수십만 가정들이 함께 할 때 평화로운 이상 사회가, 평화롭고 번영하는 나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본부장은 또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나이를 떠나 참석자 모두가 배우자와 함께 깊고 영원한 사랑을 나누길, 여러분의 자녀들이 사랑과 선(善)의 아름다운 승리자로 성장하기를 빈다"고 기도했다.

아시아 정상회의와 연계

한편 이날 축복식은 전날인 지난달 31일엔 마닐라호텔에서 '아시아 지역의 평화, 안보 그리고 인류발전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2015 아시아 정상회의'와 연계돼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아시아 지역 30개국의 주요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총 6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고, 종교간 협력의 영향과 하모니, 여성리더십으로 평화와 협력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언론과 교육의 역할 등 다양한 내용으로 열띤 발표가 진행됐다.

개회식에서 용정식 회장은 "인간이 이기심을 극복하고 자기중심적 개인주의 생활방식을 그만둘 때만이 평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환태평양권의 모든 도서국들이 하나되어 하나님이 바라는 신문명권의 조국을 창건하자"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리더십과 굿 거버넌스 상'을 수상한 마드하브 쿠마르 전 네팔 총리는 "현재 국가 간 각종 분쟁으로 피폐해지고 있는 아시아에서 평화, 안보, 인류 발전을 위한 2015 아시아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지프 에헤르세토 에스트라다 마닐라 시장도 환영사를 통해 최근 종교간 분쟁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회의 주제인 '평화, 안보, 인류 발전'은 국가 수장 및 정부 관료들과 정치지도자들에게는 긴급한 사안"이라고 이번 회의의 마닐라시 개최를 반겼다.



송응철기자 s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