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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궁지에 모는 최순실의 호소

삼성의 승마지원 실질적 혜택 본 崔, 왜 자꾸 회피하나

최순실 “삼성 독일 승마지원, 내가 아닌 박원오가 계획한 것” 주장

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몰랐다(?)… ‘자가당착’에 불과한 이유

비덱 타우누스 호텔 구입 경위, 崔의 대응논리 무력화 시키는 결정적 근거
  •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재판정에서의 호소가 스스로를 궁지에 몰고 있다. (사진=연합)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재판 중 호소가 설득력을 잃고, 스스로를 더욱 불리한 상황에 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최순실씨는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과 함께 출석하는 자신의 재판에서 삼성의 독일 승마지원 의혹 부분에 대해 ‘변함없는 대응논리’를 갖추고 있다.

특검 및 검찰 측은 최순실씨가 지난 2015년 5월경 딸 정유라(21)씨와 독일에 가게 된 이유에 대해 그가 삼성 측의 승마지원을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지만, 최씨는 이에 대해 강력히 부정하고 있다.

최씨가 밝힌 당시 독일행의 계기는 정씨의 출산 그리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서 시작됐다. 그는 안민석 의원이 지난 2014년 소위 ‘공주승마 사건’에서부터 정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자신과 박 전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주장으로 괴롭혀 왔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씨는 정씨가 출산까지 겹쳐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승마를 다시 시켜보기 위해 독일에 간 것이지, 삼성의 지원을 노린 것은 전혀 아니라며 호소 아닌 호소를 하고 있다.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
이런 최씨의 대응논리는 지난 15일 진행된 자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0회 공판에서도 여전히 이어 졌다.

이날 재판에서 최씨는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정)유라는 2015년도에 (독일에) 간 것이, 안민석 의원 본인이 인기스타가 되려고 항상 저와 박 대통령을 연결하면서 유라까지 건드렸기 때문”이라며 “유라가 밖에서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말이라도 태워보려고 (독일에) 간 것이지 삼성과 연결해서 지원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삼성의 승마지원을 노린 이는 자신이 아닌, 정씨의 승마코치를 맡았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삼성의 독일 승마지원 의혹 부분은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원오 게이트’라는 설명이다.

최씨는 박원오 전 전무가 삼성 측으로부터 승마지원을 받아 내기 위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전 대한승마협회 회장) 및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게 최씨를 박 전 대통령의 실세라고 소개하는 등 자신을 철저히 이용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최씨 자신은 당시 삼성 측에 승마지원 사업을 원하거나 관련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받길 원하지 않았으며 컨설팅 회사 설립 역시 삼성 측이 먼저 원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 15일 공판에서 “유라가 애를 안고 (독일에) 가서 한 달인지 두 달인지 지났는데 어떻게 지원사업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며 “제가 이야기를 듣기로는 박원오씨가 삼성이 로드맵인가 뭔가로 지원을 한다고 했고, (로드맵에) 유라가 끼어있어 지원할 것이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삼성으로부터 지원받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그 전에 누구하고도 삼성에 아는 사람도 없었고, 박상진씨나 황성수씨도 알지 못했다”라며 “저는 박상진이라는 사람이 삼성전자 사장인지도 몰랐고, 승마협회 회장인지도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사진=연합)
재판이 70회를 넘어가면서 최씨의 이 대응논리의 큰 틀은 변함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가 호소하는 내용 중에는 이전 주장과 모순되거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승마협회 대의원이었던 崔… 정말 박상진 전 사장을 몰랐나

사실 최씨는 지난 2015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뀌었고 박상진 전 사장이 승마협회 회장에 취임한 사실을 절대로 모를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이는 최순실씨가 지난 5월 8일 열린 자신의 7회 공판에서 자신의 과거 승마계 이력에 대해 스스로 밝히며 드러났다. 물론 이 부분은 언론 등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최씨는 당시 재판에서 지난 2015년 3월경 승마협회의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뀐 계기에 대해 설명하는 도중, 자신이 오래 전부터 뚝섬 승마장 회원이자 승마협회 대의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최씨는 “승마협회는 대의원이라는 것이 있고 저도 대의원 중 하나”라며 “대의원 전체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특혜를 받을 수 있고, 몇 명이 하라고 해서 이사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최씨가 ‘대의원 3분 2의 찬성’을 언급한 부분은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게 된 계기가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대의원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정당하게 뽑힌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달리 말하면, 최씨는 당시 승마협회 대의원 중 한 명인 자신 역시 삼성 측의 승마협회 회장 선출, 그 보다 선행돼야 하는 ‘박상진 전 사장’의 승마협회 회장의 선출에도 관여했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분명 지난 15일 70회 공판에서 그가 언급한 “저는 박상진이라는 사람이 삼성전자 사장인지도 몰랐고, 승마협회 회장인지도 몰랐다”라고 밝힌 부분과 상충하고 있었다.
  • 최순실씨는 대한승마협회 대의원 중 하나로 박상진 전 사장 그리고 그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에 취임했다는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 (사진=연합)
최씨 자신이 승마협회 대의원으로서 삼성의 회장사 선출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상진 전 사장이 승마협회 회장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가 삼성전자 사장이었다는 것도 몰랐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상당히 결여될 수밖에 없었다.

최씨의 발언 중 말이 어긋나거나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은 또 있었다. 사실 삼성의 독일 승마지원은 뇌물공여 혐의와 연결되기 때문에 최씨의 주장처럼 누가 ‘시작’을 했냐는 부분보다, 실질적으로 누가 그 지원의 혜택을 받았으며 그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쪽이 누구냐는 점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마치 최씨는 박원오 전 전무의 계획 하에 어쩔 수 없이 삼성의 승마지원을 받아드린 듯 대응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사실 삼성의 승마지원을 받기 위해 최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법인인 코어스포츠 그리고 삼성전자 간의 지난 2015년 8월 26일 용역계약 체결 전후에 있어 최씨는 아주 적극적으로 삼성 지원에 따른 혜택을 받으려 했다는 객관적 정황이 밝혀진 상태다.

우선 최씨는 용역계약 체결 하루 전인 2015년 8월 25일 코어스포츠의 초기 대표이사였던 박 모씨와 함께 독일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에 들러 최씨 개인명의 계좌 한 개 그리고 코어스포츠 법인명의 계좌 두 개를 개설했다.

그는 독일 KEB하나은행 관계자들에게 “삼성에서 후원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계좌를 개설 이유를 설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씨는 이날 코어스포츠 대표였던 박씨로부터 서명권 위임을 받아 코어스포츠 계좌의 서명 및 인출 그리고 송금권한까지 가지게 됐다. 이는 향후 삼성으로부터 들어오는 용역비 운용에 대한 권한을 가지게 된 이가 최씨라는 의미이므로 그가 코어스포츠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증거였다.

또 최씨 측의 요구로 삼성은 코어스포츠의 마필 및 차량 대금 송금 전용계좌를 만들기 위해 2015년 9월 14일 삼성전자 사업팀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최씨는 삼성과의 용역계약 체결 및 용역대금을 송금 받은 이후 코어스포츠의 실질적 소유주답게 법인 전반을 운용했고, 심지어 삼성전자 명의 계좌로부터의 송금마저 좌지우지 하려 했다.

실제로 최씨가 2015년 10월 20일 독일 KEB하나은행 사장 이상화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당시 최씨는 ‘홍미희’라는 가명으로 이상화씨에게 “여러 가지로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구입한 말 구입처인데요. 오늘 오전에 계약금 5만 유로를 코어스포츠 이름으로 호프 카셀만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우선 선지급 계약금 지불하고 나중에 다시 돌려받기로 했습니다. 3(삼성을 뜻하는 표현)은 결재가 며칠 걸리기 때문에 우선 계약금 처리 해줘야 이번 주에 열리는 프랑스대회에... (생략)”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는 최씨가 같은 달 23일 프랑스 르망에서 열릴 승마대회에 정씨가 타고 출전할 예정이었던 58만유로의 마필 ‘살시도’를 신속하게 구입해야 하니, 코어스포츠 계좌 내의 5만 유로의 선지급금을 마필 중계상 카셀만에게 송금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최순실이 삼성 승마지원의 실질적 수혜자라는 증거, ‘비덱 타우누스 호텔’ 구입

본래 마필 대금은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통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송금이 늦어지기 때문에 선지급을 통해 우선 마필을 구매한 뒤 이후 삼성전자 명의 계좌에서 58만유로를 지급하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실제로 10월 21일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서 카셀만에게 마필 대금 58만유로를 보내겠다는 송금의뢰 신청서가 프랑크푸르트 지점에 접수돼 송금이 이뤄졌다. 이날 송금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씨는 이상화씨 등 독일 KEB하나은행 측에 전화를 빗발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송금이 이뤄진 뒤 카셀만은 최씨로부터 선지급금으로 받았던 5만유로를 되돌려 줬다.

정리해보자면 최씨는 정씨 개인을 국제 승마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코어스포츠 계좌 내 자금에 함부로 손을 댔고, 정씨가 타기 위한 마필 대금을 결재하기 위해 삼성전자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 송금의뢰 신청을 한 꼴이었다.

삼성과의 용역계약 체결 이후, 최씨 모녀가 개인적인 혜택을 봤다는 정황이 밝혀진 만큼, 단순히 “유라를 말이라도 태워보려고 독일에 간 것”이라는 최씨의 현재 대응논리를 받아들이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비덱 타우누스 호텔의 구입 경위는 최씨가 삼성 승마지원의 특혜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사진=연합)
특히 최씨의 비덱 타우누스 호텔 구입 경위는 그가 삼성과의 용역계약 체결로 실질적 혜택을 봤다는 주장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되고 있다.

사실 최씨는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가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이상화씨에게 독일 현지 호텔 구입에 대해 문의를 했었고, 2015년 11월경 독일 슈미텐에 위치한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55만유로에 매입했다.

최씨는 이 호텔을 매입하기 위해 당시 독일 KEB하나은행에서 ‘코어스포츠 계좌’를 담보로 35만유로의 대출을 실행했고 여기에 개인자금 20만유로를 더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호텔 구입에 사용한 개인자금을 줄일 목적으로 코어스포츠 계좌가 아닌 삼성전자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를 담보로 이용하려고 까지 했지만, 삼성 측 반대로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최씨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향후 독일에 건너와 승마지원을 할 선수들의 숙소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렇다면 개인자금을 투입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 최순실씨의 적극적인 법정 호소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
특히 그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 투숙객을 받기도 했고 개인 커피숍을 운영해 손님을 받는 등 법인소유의 부동산을 사익 추구를 위해 사용하기까지 했다.

최씨 측이 주장하는 삼성과의 용역계약을 누가 먼저 원했고, 컨설팅 회사 제안을 누가 먼저 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삼성의 승마지원 이후 실질적인 혜택은 최씨에게 돌아갔다는 결론이 나온다.

때문에 현재 최씨의 호소는 오히려 재판부에게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려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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