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에 불리한 진술ㆍ물증, 특검 영장 청구 가능성↑

김경수-드루킹, 특검 조사에서 3시간 반 동안 대질신문

金 “특검이 진실에 입각해 합리적 답 내놓을 차례”… 여전히 떳떳한 입장

김경수 : 드루킹 일당 = 1 : 多… 혼자만 엇나가는 진술의 방향

특검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높여주는 金 불리한 진술과 정황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0일 새벽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관련 2차 소환조사를 마친뒤 강남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정치권 핵심 인물인 김경수(51) 경남도지사에 대한 특검 조사가 마무리 됐다. 김 지사는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여러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는 입장이지만, 몇 가지 불리한 정황이 그에 대한 특검 측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에 재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검 측은 김 지사에 ‘드루킹’ 김 모씨와의 관계와 댓글 조작 범행 개입 여부, 인사 청탁과 불법 자금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지사는 16시간가량 이뤄진 2차 조사 중 약 3시간 30분 동안 드루킹과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김 지사와 드루킹은 대면한 상태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김 지시가 직접 봤고, 이에 대해 인지했는지 여부를 두고 김 기자는 관련 의혹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드루킹 측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와 킹크랩 프로그램의 시연을 봤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사용을 승인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드루킹 측이 김 지사에 자신의 측근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에 앉힐 것을 제안하자, 김 지사가 역으로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추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10일 오전 5시 20분경 조사를 마친 뒤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오며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검 조사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여전히 떳떳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특검팀은 이번 소환을 마지막으로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이번 사건에 대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여전히 떳떳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드루킹' 김 모 씨가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
특히 드루킹을 비롯한 댓글 조작에 가담했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인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며 일관되고 있다는 부분은 현재 김 지사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특검 측은 김 지사가 참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킹크랩 시연회 자리에 동석한 경공모 회원 3명으로부터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당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것이 분명하며 그가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대부분의 진술 내용이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 중 반대되는 진술을 한 사람은 김 지사 한 명뿐이기 때문에 이는 그에게 매우 불리한 정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드루킹이 제출한 USB에 저장돼 있던 보안메신저 시그널의 대화 내용 역시 김 지사가 드루킹 측과 공범 관계라는 의혹을 강하게 들게 하고 있다.

해당 시그널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 제공을 요청했고, 이를 예정된 발표에 참고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드루킹 측도 관련 자료를 작성해 들고 가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무엇보다 드루킹 측이 김 지사 측에 개성공단 2000만평 개발 정책과 관련된 자료까지 제공했다는 정황이 담긴 시그널 대화 내용도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대화가 김 지사의 해명대로 단순히 정치인과 지지자 간의 관계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특검 측은 관계자들의 진술뿐만 아니라 이 시그널 대화 내용을 유력한 증거로 보고 김 지사에 대한 혐의에 사실상 확신을 가지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허익범 특별검사. (사진=연합)
법조계 일각에서는 현재 특검 측이 김 지사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김 지사에 불리한 정황과 증거뿐만 아니라, 지난 4월 드루킹 관련 의혹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한 내용 일부를 향후 바꾼 점 등 역시 구속수사 필요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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