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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서 비상하다!

  • 로리 매킬로이
3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 TPC소그래스에서 막을 내린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막강 도전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로리 매킬로이(29)는 살아있는 ‘북아일랜드의 영웅’이다.

그는 2011년 6월 US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대런 클라크(50), 그레엄 맥도웰(39)과 함께 ‘북아일랜드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레엄 맥도웰은 2010년 US오픈 우승으로, 대런 클라크는 2011년 디 오픈 우승으로 북아일랜드인의 자존심을 북돋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여기에 갓 22세의 로리 매킬로이가 당대 최고 선수들이 모인 US오픈에서 우승하자 그가 태어난 고향은 물론 북아일랜드 전체가 축제에 휩싸였다.

그는 1989년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의 북동쪽 외곽의 소도시 홀리우드(Hollywood)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홀리우드는 아일랜드와 영국 사이로 북해가 파고들어 만을 이룬 바닷가의 소도시다. 일로이 가문의 사내라는 뜻의 매킬로이를 성으로, 로리를 이름으로 물려준 그의 부모는 소도시의 노동자 출신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홀리우드와 가까운 자연휴양지 레드번 컨트리파크 안에 있는 홀리우드 골프클럽에서 놀기를 즐겼다. 부모는 그가 동네 친구들과 골프장에서 노는 정도로 생각했으나 10세 미만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뒷바라지를 결심했다. 레슨 비용, 클럽 구매, 대회 참가비용 등으로 돈이 계속 들자 아버지 게리 매킬로이는 방 2개짜리 집을 담보로 모기지대출을 받아 비용을 충당했다. 물론 집은 사라졌다. 이후 게리는 10년 동안 럭비클럽에서 주 100시간씩 라커룸 청소를 하고 동네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했다. 어머니 로지도 3M 생산라인에서 야간조로 일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이런 부모의 영향 탓인지 매킬로이는 어릴 때부터 포부가 컸고 당돌했다. 9살 때 우상이었던 타이거 우즈에게 편지를 쓴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편지에 ‘내가 당신을 잡으러 간다. 이것은 시작이다. 계속 지켜보라’고 썼다. 이 편지는 우즈에게까지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1995년 플로리다에 머물며 골프연습에 열중하던 그는 이곳에서 열린 도럴 퍼블릭스 주니어 클래식에 참가해 10~11세부에서 우승했다. 그는 16년 후인 2011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우즈로부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쟁취, 자신이 쓴 편지대로 실천한 셈이 되었다. 이어 디 오픈, PGA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며 95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해 2010년부터 PGA투어에서 활동하며 PGA투어 통산 15승(메이저대회 4승 포함), 유러피언투어 등 국제대회 9승을 일구며 몸값 1000만 달러가 넘는 초대형 선수로 성장했다.

총상금 1250만달러, 우승상금 225만달러(약 25억 5400만원)로 최고의 상금이 걸린 대회의 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는 불꽃이 튀었다.

믿기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한 짐 퓨릭(48)을 비롯, 조나단 베가스(베네수엘라·34), 더스틴 존슨(34), 브 렌트 스네데커(38), 토미 플리트우드(영국·28), 마쓰야마 히데키(27), 저스틴 로즈(영국·38), 브라이언 하먼(32), 제이슨 데이(31), 존 람(스페인·24), 아담 스콧(38) 등 PGA투어 막강 대세들과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 등의 각축전은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였다. 특히 10여 명이 한두 타 차이 선두그룹을 형성한 마지막 라운드 후반부는 마라톤에서 트랙 한 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는 마라톤 선수들의 질주를 보는 듯 긴장미가 절정에 달했다.

짐 퓨릭이 하루 5타나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한 타 차이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벌어진 매킬로이의 추격전은 먹이를 쫓는 맹수를 방불케 했다. 14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어 짐 퓨릭의 우승이 굳어지는 듯하더니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만들어내면서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서 마지막 홀 파 세이브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

그는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는 내 인생 최고의 골프를 하고 있다. 이것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며 “골프 선수로 훌륭한 10여년을 보냈다.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에서 준우승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가슴 속엔 오는 4월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이 자리잡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마스터스만 우승하면 대망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보비 존스(1930년),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 6명의 위대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북아일랜드 소도시 홀리우드의 시골소년 로리 매킬로이의 영웅담이 어떻게 이어질지 흥미진진하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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