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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푸엉 열기 ‘축구계 한류’ 이어질까

동남아에 열린 ‘K리그의 문’
  • 인천유나이티드 팀에서 뛰고 있는 콩푸엉.
경기장 곳곳에 베트남 국기가 펄럭인다. 수백 명의 단체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때도 있다. 경기 중계는 유튜브 등을 통해 불법으로 이뤄지고, 경기 후 구단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는 베트남어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린다.

올 시즌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에 불고 있는 ‘콩푸엉 효과’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애제자인 응우옌 콩 푸엉(24)은 올 시즌 인천에 입단해 K리그에 도전 중인 공격수다. 효과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로 베트남 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매우 뜨거운 수준이다.

급기야 규정까지 바꿨다. 콩푸엉 덕분에 동남아 시장의 가능성을 본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년부터 동남아시아(ASEAN) 쿼터를 신설키로 한 것이다. 덕분에 각 팀들은 내년부터 동남아 국적의 선수 1명씩을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동남아에 부는 한류 문화에, K리그가 가세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K리그 홈페이지마저 마비시킨 콩푸엉 효과

인천이 체감하고 있는 콩푸엉 효과는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다.개막전부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당시 관중수는 무려 1만9222명. 개장 이래 역대 최다관중이었다. 이적시장을 통해 전력보강에 나선 인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그 중심에 콩푸엉이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났다. 당시 인천의 개막전 경기는 유튜브를 통해 불법 생중계됐고, 3만 명 가까운 베트남 팬들이 몰렸다. 결과적으로 이날 콩푸엉의 데뷔는 무산됐다. 경기 후 인천 SNS에는 베트남 팬들의 비방 댓글이 수백 개가 달렸다.

K리그 홈페이지마저 마비시켰다. 연맹은 베트남 현지에서도 HD화질로 중계를 볼 수 있도록 그 다음 경기 중계를 준비했는데, 정작 당일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했다. 접속자 수가 예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면서 서버가 먹통이 된 것이다.

인천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평균 10명도 채 안 왔다. 그런데 올해는 100명이 넘을 때가 많고, 계속 증가 추세”라며 “덕분에 평균 관중도, 입장권 수익도 확실히 늘었다. 콩푸엉이 분명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 동남아 쿼터 신설키로

프로축구연맹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18일 제5차 이사회를 통해 내년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쿼터를 기존 4명에서 동남아 쿼터를 추가한 5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각 구단들은 국적과 상관없는 외국인선수 3명, 그리고 아시아 국적의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외국인선수 3명을 유럽이나 남미 출신의 선수들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인선수 비중이 큰 리그 특성상, 동남아 선수 영입은 위험부담이 큰 까닭이다.

다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에 오르면서 동남아 축구의 성장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또 일부 구단들은 동남아 쿼터 신설을 요청하고 나섰다. 콩푸엉 효과를 보며 가능성을 본 연맹도 동남아 선수들에게 K리그의 문을 활짝 열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박항서 감독 덕분에 한국축구에 대한 동남아 팬들의 관심이 커졌다. 지금이 동남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적기”라며 “동남아 쿼터 신설을 통해 적극적인 동남아 시장 개척을 통한 중계권, 스폰서십 수익 창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리그도, 선수들도 서로 의미있을 ‘새 도전’

이번 동남아 쿼터 신설로 K리그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국가들은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10개국이다.아무래도 관심을 모으는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의 제자들이 얼마나 많이 K리그 문을 두드리느냐 여부다. 제2, 제3의 콩푸엉이 내년 시즌부터 K리그 무대를 누빌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박 감독이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그는 지난 2월 콩푸엉 입단 기자회견 당시 “더 높은 수준의 리그에서 축구를 배워야 나중에 지도자가 돼서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그래서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K리그의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박 감독이 연결고리가 되고, 콩푸엉 효과를 본 구단들이 베트남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면 박항서 감독 제자들의 K리그 도전기는 더욱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베트남뿐만 아니라 태국 등 다른 동남아 선수들의 영입 가능성도 충분하다. 콩푸엉의 진출로 인천과 K리그에 대한 베트남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처럼,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축구대표팀의 스타가 K리그에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현지에서 충분한 이슈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다.

박지성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프리미어리그 팬이 된 사례가 많은 것처럼, K리그에 도전하는 동남아 선수들이 늘어날수록 K리그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비례할 전망이다. K팝 등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에, K리그도 힘을 보탤 여지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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