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넘은 손흥민, 유럽리그 122번째 골... ‘코리안 괴물’ 류현진, 사이영상 2위 쾌거

2019년이 저물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이 없는 ‘쉬어가는 해’였지만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스타플레이어들이 있어 행복했던 한 해였다. 새해 벽두 남자 축구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유럽에서 손흥민,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고,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류현진이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온나라가 열광했다. 영광과 환희, 그리고 눈물과 슬픔. 2019 한국스포츠를 장식한 구슬땀의 현장을 사진과 함께 둘러본다.

송흥민.

▶차범근 넘은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마라도나 빙의골까지

11월 7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B조 토트넘 훗스퍼(잉글랜드),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2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리그 개인 통산 122번째 골.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차범근의 유럽리그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30년 만에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12월 8일에는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80m를 홀로 질주한 끝에 ‘마라도나 빙의골’을 넣어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우리형’서 ‘날강두’가 된 호날두

유독 무더웠던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여 축구팬들이 ‘우리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러나 유벤투스와 K리그의 올스타전 40만원짜리 고가 티켓을 기꺼이 샀던 팬들은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8시가 넘어 경기장에 들어선 유벤투스의 지각 행태에 분노했다. 게다가 호날두는 단 1분도 뛰지 않고 경기 내내 벤치만 지켰다. 경기 후 호날두는 ‘우리형’에서 순식간에 ‘날강두’가 되면서 전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다.

▶U-20 4강 신화 넘어 결승진출$ ‘슛돌이’ 이강인, 월드컵 MVP 선정

6월. 어린 태극전사들이 폴란드에서 전한 쾌거에 온나라가 들썩였다. 1983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U-20 월드컵) 4강 신화를 넘어 U-20 월드컵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룬 것.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은 준우승팀에도 대회 MVP인 골든볼을 수상하며 국민영웅으로 등극했다. 인기 TV프로그램 ‘슛돌이’에 출연한 이강인의 어린시절을 지켜본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된 이강인이 대견할 수밖에 없었다.

▶박항서의 베트남, 동남아시아 정상에 서다

해가 바뀌어도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열풍은 여전했다. 1월 아시안컵에서 12년만에 베트남을 8강에 이끌었다. 베트남 축구가 역대 아시안컵 본선토너먼트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2월에는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60년만에 베트남 축구에 금메달을 안겼다. 이미 지난해 12월 ‘동남아의 월드컵’인 스즈키컵에서 10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박항서는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절대 최강으로 만들었다.

아시아인 최초의 ML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2위에 성공한 류현진(왼쪽)과 아내 배지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류현진, MLB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2위 쾌거

‘괴물’ 류현진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미국 메이저리그를 정복했다. 올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한 류현진은 소속팀 LA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 더불어 11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표 1장, 2위표 10장을 획득, 제이컵 디그롬에 이어 단독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5월에는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하며 이달의 투수상을 획득했으며 7월 10일 올스타전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은 날카로운 제구를 앞세워 아시아 투수의 새 역사를 완성했다. ▶두산의 역대급 역전 우승…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다

한편의 드라마였다. 두산이 리그 역사상 가장 짜릿한 역전극을 선보이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 SK에 10경기 가까이 밀렸던 두산은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NC전에서 끝내기 승리로 SK를 제치고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돌풍의 팀 키움을 4전 4승으로 완벽하게 제압한 두산은 1982년, 1995년, 2001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등극했다. 4년 만의 800만 관중 유치에 실패했지만 KBO리그는 역대급 드라마를 보여준 두산의 활약에 웃을 수 있었다.

▶태극낭자의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한계는 없다

매년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태극낭자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정복은 끝을 가늠할 수 없다. 올해 투어 32개 대회 중, 태극낭자의 합작승은 무려 15승.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역대 LPGA 태극낭자 한 시즌 최다승 타이다. 투어 2년 차이자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작년 KLPGA 최고의 선수였던 이정은은 메이저대회 US오픈 우승을 차지하면서 LPGA 신인상을 수상, 태극낭자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김성태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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