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달러 환율이 올 들어 7% 오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같은 기간 5.8%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심상치 않다. 그렇다고 세계 경제나 우리나라에 특별한 위기 상황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물론 미국의 고금리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초를 전후해 달러는 강세로 전환했다. 다른 나라 돈들은 모두 약세로 돌아섰고 원화도 예외가 아니다. 그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무역수지가 한창 적자를 보이고 있을 때는
우리나라 부동산 개발 사업이 크게 발전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외국인에게도 부동산 시장을 개방했고 선진적인 기법들이 따라 들어왔다. 부동산 개발에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기법도 수입됐다.부동산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높이는 자산담보부증권(ABS)과 주택저당채권(MBS)이 그 예다. 부동산투자회사(REITs), 부동산펀드, 그리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이때 시작된 것이다.요즘 말썽을 부리고 있지만 부동산 PF는 상당히 선진적인 제도다. 이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인수합병(M&A)은 기업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것으로 투자의 한 방식이다. 기업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고 싶을 때 반드시 새로 사람을 뽑고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 돈을 주고 M&A함으로써 공장과 인력, 그리고 영업의 노하우와 고객 기반까지 얻는다.M&A를 통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얻거나 사업을 다각화하고, 때로는 경쟁사를 흡수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키울 수도 있다. 재벌의 경우에는 비슷한 기업들을 하나로 합쳐 인력을 감축하고 구조조정하는 수단으로 쓸 수도 있다. 승계문제가 걸렸을 때는 후계자가 지분을 가진 기업의 가치를
중국발 전자상거래 삼총사의 폭격이 화제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이 그들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알리바바, 테무는 판둬둬가 모기업으로,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구매’(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온라인 플랫폼이다. 쉬인은 패션에 특화돼 있다.싸고 다양한 상품, 빠른 배송, 편리한 결제가 장기이며 놀라운 속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짧은 동영상을 주특기로 하는 틱톡은 소셜미디어의 성격이 강하지만 틱톡숍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 16억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장악할 기세다.우리나라에서도
총선 정국과 맞물려 정부는 그린벨트 규제 완화를 선언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지자체별로 그린벨트 해제가능 총량이 정해져 있으나 ‘지역전략사업’의 경우 그 이상을 풀 수 있도록 허용한다. 둘째, 개발이 불가능한 환경평가 1·2등급 구역도 대체 부지를 확보하면 해제를 허용한다. 군사시설 보호구역도 덩달아 해제된다. 서울 공항과 서산 공군기지를 포함한 공항 주변 및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접경 지역 등 339㎢가 대상이다. 명분은 비슷하다. 산업단지개발을 통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서울 강남 및 성남 분당 등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통해 산업에 자금을 몰아주는 체제에서 자유롭게 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난 금융자산 가격은 예측하기 어렵게 변동하고, 이에 따라 위험을 줄이려는 헤징(Hedging)이나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투기가 활개를 쳤다.1999년 4월 외환거래의 실수요 원칙이 폐기되고 외환 파생상품 거래가 대폭 자유화됐다. 동시에 한국선물거래소가 개설되면서 CD금리선물, 달러선물·옵션, 금선물이 도입된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은 그동안 곪고 있던 상처를 터트리는 돌파구를 열었다. 국민들은 의료 인력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규모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뿐이다. 그러나 의대 증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제도 개선이 따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우리나라 의료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랫동안 쌓인 모순으로 구조가 심하게 뒤틀려 있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라는 말이 상징하듯 국민들은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동네병원에 가면 비급여로 의료비 폭탄을 맞기도 한다.미용과 성형산업은 기이할 정도로
치열해지는 기술경쟁의 중심에는 반도체와 배터리가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핵심 품목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양 분야 모두에서 선두에 속해 있다. 두 거인의 싸움으로 평지풍파가 일고 있다. 잘 자리잡고 있던 생태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고 자욱한 먼지가 가라앉고 나면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지정학적 싸움에서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나고 품질이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온갖 술수가 난무하므로 판을 잘 읽고, 정확한 맥을 짚어야 하며,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사업자에게만 맡겨 놓아서는 안 되며 정부가 긴 호흡을 가지고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이솝 이야기는 유명하다. 욕망을 참지 못하는 근시안적 행동을 경계하는 우화다. 비슷한 스토리는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비나야’라는 불경에는 가난한 집의 아버지가 백조로 다시 태어나는 얘기가 나온다. 백조에는 황금 날개가 달렸다. 백조는 가끔씩 가족들에게 나타나 털 하나를 뽑아주고 사라진다. 가난에 지치고 탐욕에 빠진 어머니는 어느 날 백조를 잡아 모든 털을 뽑는다. 그러자 그것은 모두 보통의 털로 바뀐다. 얼마 후 백조의 겨드랑이에서는 다시 날개가 솟았으나 평범한 털이었다.주식회사에는 이해 관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시작된 지방은행 위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 예금보장 약속 등에 힘입어 가라앉았다. 놀란 예금주들은 서둘러 돈을 빼서 대형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옮겨 놓았다.조마조마하던 시장에서는 다음 번 위기의 진원지로 상업용 부동산을 꼽았다. 저금리 시대에 앞다퉈 오피스를 짓는 바람에 공급과잉을 낳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 붐이 지속되면서 설상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개발업자에게 돈을 대준 것은 대출이나 채권 투자 등 주력 분야에서 밀
철도의 승강장을 뜻하던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오늘날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장터를 제공하고, 그 위에서 수많은 사업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백화점과는 달리 소비자는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고 손쉽게 여러 플랫폼을 비교할 수 있다.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 곳에는 상인들이 다투어 들어오므로 물건이 다채롭고 품질이 좋다. 그러면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쉽게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의 네트워크 효과는 강렬하
서울 인구는 1915년 24만명에 불과했으나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늘어나 해방 무렵에는 90만명에 이르렀다. 증가 추세가 가팔라진 것은 역시 1960년대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서울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진행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말 그대로 폭증했다. 1995년에는 1060만명으로 피크를 쳤고 이후 집값 폭등과 수도권 신도시 개발이 맞물려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940만명쯤 된다.어느 나라나 산업화에 따라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수도가 중심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의 경우에는 그 과정이 압축적으로
지금 경제의 핵심 화두는 미국의 금리 인하다. 미국은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 5.5%로 올렸고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물론 인플레이션 때문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거대한 재정 지출과 통화 증발이 이뤄졌고, 그 후유증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봉쇄로 인한 공급망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심화된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정부 주도의 산업화를 추진한 우리나라는 출산 억제 정책을 시행했다. 먹고 살기는 어려운데 입은 많으니 살림이 펴지 않는다는 것이다.베이비붐 세대가 출현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이들을 수용할 사회적 인프라는 부족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정부가 정한 구호였다.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1960년 6에 달했던 이 지표는 1970년 4.53으로 떨어졌고 1984년에는 1.74까지 낮아졌다. 놀라운 성공이었다.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2012년 1.30까지 꾸준히 낮아진 다음부터 급락하기 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개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 14.2%를 압도했다. 쓸쓸한 인생의 겨울에 가난이라는 한파를 겪는 이가 열 중 넷이라는 뜻이다.베이비붐 세대가 늙어가면서 노인의 수는 급증하고 있다. 동시에 ‘폐지 줍는 노인’의 수도 늘고 있다. 노인 자살율도 OECD 1위다. 2019년 기준 10만명당 46.6명이 자살해 2등인 슬로베니아 36.9명을 큰 격차로 앞섰다. OECD 평균 17.2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활성화라고 할 수 있다. 각종 규제의 누적과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저항이 정책을 뒷받침했다. 마침 부동산 가격은 2021년 하반기를 고점으로 꺾이고 있어 적절한 환경을 조성했다.그에 따라 지난해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인기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늘린다는 명분으로 안전 진단 기준을 완화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했다. 수요를 부양하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종부세율을 낮추고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내년도 총선
3년에 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수많은 사람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봉쇄를 위시한 영업 규제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컸다. 대출에 의존해 연명했으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저금리는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을 밀어 올렸는데 은행 빚을 얻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상투를 잡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 와중에 은행은 보기 드문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영업이익은 26조 7000억원에 이른다. 500대 기업 영업이익 236조원의 10%를 뛰어 넘는다.은행의 수익 구조는 독특하다. 이자이익(이자수
금리는 돈의 임대 가격이다. 다양한 이론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돈의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 여유 자금을 가진 사람과 돈이 필요한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은행 등 간접금융시장과 주식·채권 등 직접금융시장이다.금리는 경기와 밀접하다. 경기 전망이 좋아 투자수익률이 높으면 대출 수요가 많아진다. 이때 금리는 올라간다. 경기 전망이 나쁘면 반대다. 따라서 금리는 경기의 척도다. 그러나 금리를 결정하는 정해진 공식은 없다.금리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금리가 있다. 종류별로는 국채와 회사채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채가 회사채보다 금
우리나라에 공매도가 도입된 것은 1996년이다. 기관투자가에게만 허용됐다. 외환 위기가 터진 다음 해인 1998년 대상이 외국인으로 확장됐다. 주식 시장이 외국인에게 완전 개방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이다.그 후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은 급속히 증가했다. 2004년 3월에는 44.5%까지 올라갔고, 이후 하락해 지난해 12월 27.7%에 이른다. 외국인은 외환 위기로 크게 가치가 하락한 국내 대기업과 은행 주식을 매수해 대주주로 자리 잡는다. 자본 시장과 자금 시장을 모두 장악한 것이다.외국 자금의 유입은 우리 증시의
지금 경제는 어떤 지점에 와 있을까? 세계 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미국을 보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성장률은 이미 전년 대비 1.8%로 하강기에 들어가고 있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2020년 2분기 29.9% 감소했고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3분기에 35.3%로 반등한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이후의 흐름을 보면 성장률은 점차 낮아졌고 올해 2분기에는 2.4%에 이르렀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성장률은 4.9%로 나타나 미국 경제는 여전히 호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