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이어 라면•초코파이•아이스크림 등 간식거리 물가도 줄인상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물가 걱정도 한층 커지고 있는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물가 걱정도 한층 커지고 있는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특히 식탁에 주로 올라가는 밥상 물가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면·초코파이의 가격 인상에 이어 빵·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들의 줄인상이 예고돼 서민들은 이제 식탁과 함께 간식거리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라면부터 김치까지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의 체감 물가 인상률도 가팔라지고 있다. 배춧값이 폭등하자 쪽파나 양배추로 김치를 담그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출하량 줄어 작황 부진

배추·고추·무·양파 가격 ‘널뛰기’

지난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주요 농산물의 경우 출하량이 줄어 이달에는 전년과 비교해 가격 상승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청양계풋고추의 이달 도매가격은 10㎏ 기준 4만 8000원으로 지난해 9월(2만 5400원)보다 89.0%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여름 폭염과 잦은 호우 등 날씨 탓에 작황이 부진해 배추와 무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10㎏) 도매가는 지난 14일 기준 3만 4240원으로 지난해(1만 4792원)보다 131% 급등했다. 무와 양파 가격도 각각 150%, 58% 뛰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A씨(42)는 “추석 때 장을 보다 무 1개에 4000원~5000원까지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추석 이후에도 채소 가격이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외식을 줄이고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준비해도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금값’이 된 배춧값에 식품업체들은 포장김치 가격을 대폭 인상한다. 국내 포장김치 1위 업체인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자사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2위 CJ제일제당도 같은 날부터 ‘비비고’ 김치를 평균 11% 올린다.

파프리카도 출하량 감소로 5㎏ 기준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46.5% 오른 4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집계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이 미반영된 수치라 실제 시장 가격은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신라면 900→1000

초코파이 상자 4800→5400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급등과 고환율 기조 속에 제조 원가가 커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라면 브랜드 26개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신라면 10.9%, 너구리 9.9%, 짜파게티 13.8%다. 이에 따라 신라면의 1봉지당 편의점 판매가격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팔도 역시 내달 1일부터 라면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오리온은 지난 15일부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편의점 판매가격 기준으로 12개들이 초코파이 한 상자의 가격이 4800원에서 5400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예고되고 있다. 이에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물가 상승 정점이라는 정부

서민물가 잡힐지는 여전히 의문

정부는 오는 10월부터는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환율이 빠르게 상승했지만 10월경에는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이후로는 소폭이나마 서서히 안정화 기조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단기간 내 물가 하락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조치가 예고되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까지 치솟은 데 이어 7월 8.5%, 지난달 8.3%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시장 예상치(8.1%)를 웃도는 높은 수준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라는 일부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물[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와 경기가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회복이 우선인지 물가상승을 잡는 게 먼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일단 서민의 실질임금 하락을 가져오는 물가를 먼저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는 기조가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장 친화적인 방법으로 물가 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