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체험중시 복합쇼핑몰 바람 거세

스타필드 수원.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수원.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더 크게, 체험·서비스 공간 늘린다."

백화점 업계에서 복합쇼핑몰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있다. 백화점만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점포를 대형화하고 체험·서비스 시설을 충실히 갖춘 복합쇼핑몰로의 변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는 복합쇼핑몰 주도권을 놓고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경기 침체 속에 소비자들이 단순한 쇼핑만이 아닌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체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이처럼 백화점 업계에 부는 복합쇼핑몰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는 매장 면적이 8만2000㎡(2만5000평)가 넘는 점포가 연이어 문을 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월말 발간한 ‘2024 유통백서’에 따르면 이들 대형점은 ▲대형 면적을 활용한 새로운 점포 개념의 도입 ▲체험형 컨텐츠의 강화 ▲식품매장의 대형화 등의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다양성’ 수원 스타필드 VS ‘대형화’ 롯데몰 수원점 

우선 수도권 중심도시 중 하나인 수원에서는 신세계와 롯데가 맞붙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1월말 초대형 복합쇼핑몰 ‘수원 스타필드’를 열었다. 수원 스타필드는 연면적 33만1000㎡(약 10만 평), 지하 8층∼지상 8층으로 4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 개장 첫 주말 하루에만 14만명이 달하는 인파가 몰린 수원 스타필드는 3주 만에 누적 방문객 185만명(2월 21일 기준)을 돌파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젊은 세대들이 많은 지역 특색에 맞춰 매장을 구성한 점을 흥행 요인으로 분석했다. 회사 측은 스타필드 수원의 흥행에 대해 지역 특색에 맞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테이필드'(Stay Field)라는 콘셉트 아래 여유롭게 먹고 둘러보고 체험하며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먼저 지역 스타필드로는 최초로 ‘별마당 도서관’이 들어섰다. 22m 높이의 웅장한 서고에 4층부터 7층까지 시원하게 트여 개방·공간감을 선사한다.

또 MZ세대가 선호하는 편집숍과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MZ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성수동과 홍대 등 일부 서울 상권에서만 있는 브랜드를 지역 최초로 선보였다. 

롯데몰 수원점은 지역 최대 레저·키즈 매장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해 10월부터 리뉴얼중인 롯데몰 수원점은 순차적으로 초대형 스포츠용품 매장 등을 오픈하며 복합쇼핑몰 경쟁에 뛰어들었다. 400평대의 ‘나이키 라이즈’는 경기 남부권 최대 매장으로, 풋볼 라인 등 스포츠를 포함해 라이프 웨어까지 갖춘 풀 카테고리 스토어다.

이어 200평 규모의 ‘뉴발란스 컨셉스토어’와 130평대 ‘아이다스 비콘’ 매장도 열었다. 키즈 상품군에서는 ‘쇼핑’과 ‘체험’을 테마로 총 10개의 매장을 선보인다. 롯데몰 수원점은 연내 그랜드 리뉴얼 오픈 시점까지 순차적으로 개편을 이어 나간다. 이달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무신사 스탠다드’를 오픈하고, 4월에는 국내외 맛집을 총망라한 15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도 선보일 계획이다. 

더현대 VS 신세계, 광주서 2028년 나란히 오픈 

광주에서는 더현대광주와 광주신세계의 대결이 펼쳐진다. 광주시에 따르면 더현대광주는 지난 10일 광주 북구 옛 방직공장 터 개발사업 민간 사업자와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대상 부지는 약 3만3000㎡(1만평)으로 더현대광주는 이곳에 연면적 약 29만7000㎡(9만평) 규모 복합쇼핑몰을 건축할 계획이다.

연면적은 더현대 서울의 약 1.5 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친환경, 최첨단 기술, 예술, 엔터테인먼트, 로컬 등 5가지 문화 테마가 어우러진 국내 최초 문화 복합쇼핑몰이라며 더현대 광주의 비전을 제시했다. 더현대 광주는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금호고속으로부터 버스터미널 일부를 4700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일대에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가칭)를 짓기 위해서다. 광주신세계는 현 백화점을 세 배(9만9000㎡) 규모로 증축하고, 입점 브랜드 수도 두 배인 10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쇼핑 시설뿐만 아니라 갤러리·개방형 대형 서점·옥상 공원·루프탑 레스토랑·펫파크 등도 신설한다. 광주신세계는 신세계 강남점의 고품격과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의 매머드급 규모, 도시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 잡은 대전신세계의 장점 등을 결합한 ‘미래형 프리미엄 백화점’을 2028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상암 복합 쇼핑몰 개발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 상암 복합 쇼핑몰 개발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서울에서는 롯데쇼핑이 잠시 주춤했던 상암 DMC 인근 복합쇼핑몰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2013년 1972억원을 투자해 상암 DMC 단지 내 약 2만여㎡의 부지를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2011년 서울시가 복합문화상업시설 조성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며,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롯데쇼핑은 오랜 기간 서울시 및 마포구와 긴밀히 소통해 오며, 쇼핑몰의 개발 방향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이어왔다. 

롯데쇼핑은 서울시의 방향에 맞춰 쇼핑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컬쳐, 컨템포러리 집객시설 등을 포함한 미래형 복합 쇼핑몰로 개발을 추진한다. 상품에 치중한 획일화된 쇼핑시설을 넘어, 차별화된 콘텐츠와 휴식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혁신적인 쇼핑몰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암 DMC의 미디어 및 첨단 이미지도 쇼핑몰에 반영한다. 지역민들의 수요와 상권에 최적화된 테넌트와 함께 유튜버 등 1인 미디어의 활성화 추세에 따라 개인 미디어 작업이 가능한 라이브 스튜디오 등도 문화시설에 포함할 계획이다. 쇼핑몰의 완공은 2028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