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저분하거나 땀과 때로 얼룩져 있는 전자제품을 보면 물에 깨끗하게 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PC방이나 은행, 도서관, 커피숍, 병원 등과 같은 공공장소에 마련되어 있는 공용PC를 쓸 때도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마우스와 키보드의 청결상태이다.

키보드는 키보드 스킨을 덮어서 자주 세척하고 닦아주면 된다지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마우스는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까? 게다가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땀이 묻은 여러 사람의 손길이 닿는 마우스가 은근히 신경이 쓰이게 된다. 물론 혼자 사용하는 마우스도 자주 닦아주거나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심히 들여다보면 마우스처럼 손때와 먼지가 자주 끼는 것도 없다. 키보드와 함께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는 것이 마우스이기 때문에 위생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마우스를 닦을 때에는 주로 물 티슈나 전용 클리너로 몇 번 닦아주는 게 대부분일 텐데, 마우스 청소를 하다 보면 세제를 풀어 깨끗하게 물로 세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물에 씻을 수 있는 마우스는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원하던 그 제품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물에 씻을 수 있는 마우스 ‘워셔블 마우스(Washable mouse)’를 소개할까 한다. 벨킨에서 선보인 워셔블 마우스는 말 그대로 물에 씻을 수 있는 마우스이다.

물 세척이 가능하려면 일반 마우스와는 달리 작은 틈새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도 남달라야 한다. 벨킨에서는 틈새를 없애기 위해 터치로 동작하는 스크롤 패드 방식을 채택해 손가락의 터치에 반응하며 상하 스크롤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마우스에 손가락이 닿으면 패드 상단에 LED가 발광하며 동작 상태를 알려 준다.

그리고 고무 재질로 마우스를 한번 더 감쌌다. 그렇다면 물 세척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물 세척이 가능하다고 해서 고여있는 물에 마우스를 넣고 씻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100% 방수기능의 마우스가 아니기 때문에 바닥 면의 광 센서가 있는 부분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면서 세척해야 한다. 그래서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에 마우스를 씻어야 한다.

이 제품을 구입하면 경고문구가 있는데, 마우스 밑 부분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만 세척하라는 것이다. 경고문구대로 흐르는 물에 비누를 묻혀 세척해 보았는데 다행히 내부로 스며드는 물기는 없었다.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한다고 해도 광 센서 쪽으로 물기가 스며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나 혹시라도 물기가 스며들었다면 충분히 말린 다음 사용하면 된다.

땀과 이물질로 인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마우스를 물과 세제로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운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제품은 워셔블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디자인과 재질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는데, 고무 소재가 한번 더 씌어져 있어 클릭했을 때 다소 무겁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디자인과 터치패드 방식의 휠 기능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일반 마우스에 비해 묵직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몇 번 사용하다보면 쉽게 적응이 되기 때문에 큰 단점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이 제품이 강조하는 씻을 수 있는 기능 덕분에 늘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라는 점에서 이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었다.

언제나 깨끗한 마우스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제품을 주목해 보기 바란다. 벨킨의 워셔블 마우스는 국내에서 29,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조현경 디시인사이드 본부장 minxey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