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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이사, 이젠 끝"
서민들 내집마련 부푼 꿈
3월부터 장기 주택마련 대출 '모기지론' 제도 시행, 세금공제 혜택도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A(34)씨 부부는 결혼 7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다. 종자돈이 없어 집 마련 시기를 번번이 미뤄왔던 그들에게 3월부터 장기 주택 마련 대출인 ‘모기지론’ 제도가 시행된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결혼을 한 뒤 벌써 전세를 옮겨 다닌 것이 세 번이나 돼요. 이사를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고 껑충 껑충 뛰는 집 값을 보며 한숨만 내쉬게 되더군요. 집값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그래도 집을 장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매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모기지론 제도 실시로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한결 수월해
진다. 시중의 한 보험회사에서 대출상담을 하고 있다.



평소 거래하던 은행 측에 문의해 본 결과, 1억5,000만원을 20년간 빌렸을 경우 연 7%의 금리로 계산했을 때 매월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은 116만원 가량. 맞벌이로 월 소득이 400만원은 넘으니 ‘월 소득의 3분의 1 이하’ 조건은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전세금을 포함해서 3억원 정도 되는 집을 알아보고 있어요. 집으로 돈 벌 생각도 아니고 이제 아이들과 함께 눌러 살 수 있는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에 벌써부터 들뜨게 되네요.”

모기지론 시행을 앞두고 A씨 부부처럼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푼 서민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 창구에는 벌써부터 모기지 대출 조건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기존 주택 대출과 뭔가는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다. 과연 모기지론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열쇠가 될 수 있을까.

▽ 장기 고액 대출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모기지론(Mortgage Loan)이란 주택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10년 이상의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집을 장만하는 샐러리맨들은 대체로 이런 모기지론을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정부는 3월1일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출범시켜 3월 중순부터 모기지 대출을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모기지론의 가장 큰 장점은 기간과 액수. 대출 기간이 10~20년으로 장기간에 걸쳐 대출금을 쪼개 상환할 수 있고, 최대 대출 금액이 주택 가격의 70%로 40%에 불과한 기존 주택 대출에 비해 월등하다. 예를 들어 2억원 짜리 집을 구입할 경우 지금은 8,000만원(4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모기지론이 등장하면 1억4,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6,000만원만 있으면 2억원 짜리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장기 대출인 만큼 상환 능력을 감안해 월 원리금 납입액(모기지론은 매월 같은 금액을 상환하는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이다)이 월 소득액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안 된다. 또 대출 상한선은 2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모기지론의 또 다른 장점은 소득공제 혜택이다. 대출 기간을 15년 이상으로 잡는 경우에 한해서 이자납부액에 대해 1,0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전용면적 25.7평 이하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는 근로소득자에 한해서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자영업자는 공제 혜택이 없다. 만약 대출 금리가 연 7%라면 소득 공제 혜택을 감안할 때 실질 금리는 6% 정도라고 보면 된다.

신청 자격은 만 20세 이상의 무주택자나 1주택 소유자다. 1주택자의 경우 모기지론을 받으려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롭게 집을 장만하는 경우에 한한다. 반드시 집을 새로 장만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대출을 조기 상환하고 모기지론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대출 대상 주택은 아파트, 연립, 단독, 다세대 주택이다.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은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를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 고정 금리 득일까 실일까

본격 이사철을 맞는 3월부터는 모기지론을 이용한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왕태석 기자



모기지론의 숱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집을 살 때 충분한 검토 없이 모기지 대출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은 모기지론이 고정 금리 대출 상품이라는 점이다. 고정 금리라는 것은 향후 변동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 장치인 동시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 조건이기도 한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초기 상품의 금리는 연 7% 가량. 이후 시중 금리가 하락하든 상승하든 일단 대출을 받은 이상 10~20년 간은 꼼짝없이 7%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향후 시중 금리가 상승한다면야 고정 금리 대출이 더 없이 유리한 조건이지만, 만약 하락한다면 울며 겨자 먹기?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중도 상환을 할 수도 있다. 대출일로부터 5년 이내에는 1~2%의 수수료를 물어야 하며, 5년 이후에는 수수료 없이 잔액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기지론을 이용하는 서민들이 당장 수천만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해 상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 고정 금리가 족쇄가 되지는 않을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모기지론으로 집을 산 뒤 수년 내 되팔 경우 대출금 상환 압력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일단 모기지론 금리를 7%에서 시작해 차츰 낮춰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대출을 받는 시점의 금리가 향후 10년, 20년을 좌우하는 만큼 가장 금리가 낮다고 판단되는 때에 대출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 일반 담보대출과 비교 필수

당장은 소득으로 상환액을 감당할 수 있다 해도 과연 20년 후까지 소득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만약 모기지론을 받아 집을 사는 시점이 40세라면 20년 대출의 경우 60세가 될 때까지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만약 거치 기간이 있을 경우 이 보다 1~2년 더 늦춰질 수도 있다.)

물론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이기 때문에 소득 증가를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실질적인 상환 부담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직장 정년이 앞당겨지고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고 있는 요즘 그리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니다. 당장은 무리가 되더라도 대출 기간을 최소화(10년)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경우 소득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치명적이다. 일각에서 모기지론 제도가 허울은 좋지만 실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모기지론에 비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만기가 통상 3년인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해 3개월 간격으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제를 택하고 있다. 자금에 다소 여유가 있고 향후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골격만 나왔을 뿐 세세한 시행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은행들이 낮은 수수료 때문에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설지, 또 저당 채권의 유동화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분
모기지론
주택담보대출
기간 10~20년 통상 3년(연장 가능)
금리 고정금리(연 7% 예상) 변동금리(CD리 연동해 3개월마다)
대상 무주택자 혹은 1주택자 누구나
장점 장기 고액대출, 소득공제 금리 하락시 부담 감소
단점 장기간 상환 부담 대출 금액 적음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입력시간 : 2004-02-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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