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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동대전'…유통지존은 누구?
신세계, 본관 신관 개점 초읽기…롯데 아성에 도전장



명동 신세계 백화점



유통업계의 두 거인, 신세계와 롯데가 곧 진검 승부를 펼친다. 장소는 국내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서울 명동이고, 양쪽이 빼든 무기는 핵심 사업장인 백화점 본점이다.

그 동안 명동은 백화점 부문에 관한 한 롯데의 안방이나 다름 없었다. 국내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는 명동 본점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걸쳐 백화점 제국을 건설해 왔다. 반면 신세계의 경우, 그룹의 모태인 백화점 본점이 롯데의 기세에 눌리는 바람에 지금껏 명동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전혀 달라지게 됐다. 백화점 본점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신세계가 롯데의 ‘명동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롯데도 최근 개ㆍ보수를 마친 본점과 명품관 에비뉴엘, 영플라자로 이어지는 ‘롯데타운’의 힘으로 정면 대응할 작정이다.

신세계 측은 백화점 본점 신관을 8월 10일쯤 개점할 예정이다. 롯데 측도 신세계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욕에 넘친 라이벌을 초장부터 제압해야 한다는 계산도 서 있는 듯하다. 신세계 본점 신관의 개점 즈음에 맞불 성격의 고객 맞이 이벤트를 열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덩치 키운 신세계 “이제 해볼 만”
명동 상권의 맹주인 롯데는 일단 규모에서 신세계를 훨씬 앞선다. 본점(1만6,800평)과 에비뉴엘(5,200평), 영플라자(3,000평)를 합친 롯데타운의 총 매장 면적은 무려 2만5,000평에 달한다.

매장 면적이 매출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유통업계의 불문율이다. 실제 롯데타운의 매출(에비뉴엘 제외)은 지난해 기준 1조 1,500억원으로, 전국 22개 롯데백화점의 총 매출 7조6,000억원 가운데 7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 3월 문을 연 명품관 에비뉴엘의 가세로 올 매출은 1조4,000억원 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신세계는 지금까지 매장 면적 3,000평의 본점 하나만으로 명동에서 롯데에 대항해 왔다. 지난해 본점의 매출은 약 1,200억원. 전체 7개 신세계백화점이 올린 2조1,000억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7분의 1을 넘는다. 롯데에 크게 뒤질 뿐 아니라 본점의 위상에도 전혀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매장 면적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뻔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본점 신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를 대폭 키웠다. 구관 뒤편 3,500평 부지에 지어진 신관은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4만평의 매머드 빌딩이다. 매장 면적도 1만4,000평에 이른다. 구관과 합치면 총 매장 면적은 1만7,000평 수준으로 훌쩍 커진다. 신세계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제 한 번 해볼 만하다”는 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신세계-롯데 주력 부대로 맞장
신세계는 최근 10년 동안 할인점 이마트의 대성공을 토대로 재계 15위권의 그룹으로 급성장했지만, 백화점 부문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백화점 본점을 새 단장한 것은 경영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 관계자는 “위축됐던 백화점 부문의 활력을 되찾아 사업 전반의 고른 발전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유통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명희 회장이 지난 1월 사보에서 본점 재개발을 숙원 사업으로 규정하고, 올해를 그룹 재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창사 이래 별도의 사옥을 두지 않았던 신세계가 본점 신관 일부를 그룹 본사로 삼는다는 점이다. 장혜진 홍보실 과장은 “지금껏 사옥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신세계가 본점 신관에 처음 제대로 된 둥지를 틀었다”며 “이는 과거 화려했던 ‘충무로 시대’를 다시 열겠다는 다짐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경쟁사의 주력군이 코 앞에 진을 치자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지만 현재의 우위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미 신세계 측의 도전에 대비해 본점-에비뉴엘-영플라자로 이어지는 공고한 방어벽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부적으로는 명동 상권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 신관의 등장은 명동의 파이를 나눠먹는 것보다 전체 상권이 더욱 커지고 활발해지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두 회사의 경쟁이라는 부분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명동 롯데 백화점

매장 콘텐츠 대결도 관심사
신세계 측은 본점 신관 내부를 개점하기 전까지 철저한 비밀에 부치고 있다. ‘꿈의 백화점’을 표방하며 고객들의 호기심을 한껏 고조시켜 놓은 터에 미리 알맹이를 노출시키게 되면 시쳇말로 ‘김이 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 등 경쟁 백화점들에게 주요 정보가 흘러나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물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매장 구성과 부대 시설 등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은 알려진 상태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백화점 매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11층까지 꾸며지게 된다. 우선 1층에는 명품 및 화장품 매장이 들어서게 되는데, 루이비통, 프라다, 페라가모, 랑콤, 시슬리, 샤넬 등 세계적 유명 브랜드가 다수 입점할 예정이다.

또 2층부터 9층까지는 여성ㆍ남성 의류, 스포츠, 생활, 가전, 가구 등의 매장이 차례로 자리잡고 10층과 11층에는 식당가와 이벤트홀이 들어선다. 눈에 띄는 것은 12~14층에 도심 백화점으로는 드물게 문화센터가 마련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교양 강좌가 수시로 개최돼,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전망이다.

아울러 구관은 신관 개점 직후 개ㆍ보수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쯤 명품관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신세계의 복안이다. 이는 최근 백화점 업계가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고급화ㆍ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의 명동 공략이 그들의 바람대로 착착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롯데라는 성이 워낙 높고 튼튼하기 때문이다. 롯데타운은 이미 젊은 층과 서민ㆍ중산층에서 최상류층 고객까지 흡인할 수 있는 촘촘한 마케팅 그물을 쳐 놓았다. 웬만한 경쟁력으로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란 결코 간단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길고 짧은 건 역시 대 봐야 아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유통 명가 간의 정면 대결이라는 점에서 승부를 쉽사리 예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연 거인들의 불꽃 튀는 명동 대전은 어떻게 전개될까. 눈앞에 다가온 1라운드 개막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신세계, '유통대전' 본격 개막

명동 일대는 대한민국 유통 1번지, 최고의 노른자위 상권으로 불린다. 하루 유동 인구 150만 명에 달하는 이 곳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쟁력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신세계 입장에선 그 동안 명동 상권을 너무 방치한 게 아닌가 하는 감이 없지 않았다. 롯데의 장악력이 커지는 것과 반비례로 자신들의 세력은 줄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 본점 신관을 개점하고 본사 사옥까지 마련한 것은 더 이상의 양보는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비친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기업분석부 남옥진 연구위원은 “신세계가 본점을 리뉴얼한 것은 백화점 이미지를 쇄신하고 아울러 롯데와도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할인점 이마트가 1등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신세계가 향후 백화점 부문의 강화를 성장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잡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점포도 계속 출점하는 등 수 년 내로 롯데의 위상을 따라잡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세계 측은 본점 신관이 연간 5,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롯데타운과 비교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현재 매출에 비해 크게 늘려 잡은 것은 분명하다. 남 연구위원은 좀 더 낙관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최대 7,000억~8,000억원 정도의 매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신세계 본점의 입지 조건이 롯데보다 여전히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하철, 버스 등 대중 교통과의 연계가 롯데타운보다 수월치 않다는 것은 분명한 약점으로 지적된다.

신세계와 롯데의 싸움이 백화점 부문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롯데는 할인점 부문에서 롯데마트를 내세워 신세계 이마트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다시 말해 두 회사 모두 한 쪽에서는 수성을, 다른 쪽에서는 공성을 하는 형국인 것이다.

이 싸움은 결국 전체 유통 업계의 왕좌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문제로 연결되며, 명동 대전의 승패는 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입력시간 : 2005-08-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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