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적립식 펀드 여전한 매력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돈이 많건 적건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똑같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더 늘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올해 최고의 금융상품은 주식형 펀드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올해 들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웬만한 주식이라면 죄다 두 배씩 상승(증권선물거래소에 의하면 두 종목 중 한 종목의 꼴로 주가가 두 배씩 올랐다)하였으니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최고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식형이냐 채권형이냐

그렇다면 내년에도 재테크로서 주식형 펀드가 유망한 금융상품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서 고려할 것은 없을까. 내년도 재테크의 방향을 미리 점쳐보자.

올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많아진 만큼 내년에도 펀드투자는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펀드를 골라야 할 것인가. 하도 많은 상품이 나와서 어지러울 정도이지만, 대별하면 채권형과 주식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둘 중에서 무엇을 택할 것인지는 무엇보다도 내년도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채권은 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그리 좋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올해 주식형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동안 채권형 펀드들은 신통치 못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올리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시중 실세금리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했던 탓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은 어떨까. 금융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은 금리의 상승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공산이 높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국내 경기는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지라 경기 회복에 따른 자금수요의 증가, 그리고 인플레 심리로 인하여 금리가 올라갈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은 매번 연준회의 때마다 꾸준하게 금리를 인상해왔는데, 이는 결국 미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에 토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경기도 내년에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리라 기대되는 만큼 미국 금리가 인상되는 것처럼 내년에도 우리나라의 금리도 꾸준하게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므로 주식형 펀드라고 하여 반드시 수익이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즉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형 펀드이건 주식형 펀드이건 수익률이 좋지 않을 위험이 있다.

그러나 경기가 꾸준히 회복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다면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주식형 펀드가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적립식이냐 거치식이냐

적립식 펀드는 한 달에 일정한 돈을 꾸준하게 적립하는 방식의 펀드이고, 거치식 펀드는 한꺼번에 목돈을 넣은 방식이다. 이를테면 적립식 펀드가 은행의 정기적금과 유사하다면, 거치식 펀드는 정기예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똑같은 채권형 펀드 혹은 주식형 펀드라고 할지라도 적립식이냐 혹은 거치식이냐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적립식 펀드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V자 형으로 나타날 때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일정한 자금이 지속적으로 불입되므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돈으로 사 모으는 주식 숫자는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그러다가 주가가 V자 모양으로 반등하면 큰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즉 주가가 하락하던 시기에 싸게 사 모았던 주식에서 수익이 크게 발생한다.

예컨대 코스피지수가 1,200일 때,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였을 경우, 이후 지수가 1,000까지 하락하였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지수가 1,100만 되어도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고, 1,200으로 원위치 되면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반면 거치식 펀드의 경우라면 한번 매수한 주식을 대체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코스피지수 1,200일 때 거치식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지수가 이후 하락하였다면 재차 1,200에 올라서도 겨우 본전에 그치는 결과가 된다.

하지만 주가가 도중에 한번도 하락하지 않고 내내 꾸준히 오르는 경우라면 거치식 펀드의 수익률이 높다.

왜냐하면 적립식 펀드는 상승 장세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주식을 사 모으는 결과가 되므로 처음부터 한꺼번에 많은 주식을 매수하고 꽉 쥐고 있는 거치식 펀드의 수익률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년도의 주식시장을 한 마디로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코스피지수가 1,300선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현 수준에서 단 한 차례의 조정도 없이 줄곧 상승세만을 이어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일일 것이다.

즉 전체적으로는 주식시장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에는 금융시장의 전문가들도 대체로 의견일치를 보고 있으나, 오로지 상승하기만 하는 일방통행식 시장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약간의 조정과 상승을 거듭하는 장세가 될 공산이 높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거치식보다는 적립식 펀드가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

예금과 대출 전략은

앞에서 언급하였듯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재경부 등 정부 당국자는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를 희망하며 설령 금리를 올리더라도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의 금리상승을 말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년도에 금리가 현 수준에서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내년도의 예금, 대출 전략도 금리상승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를 때라면 예금은 기간을 짧게 나누어가면서 예치하여 상승하는 금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고, 반면 대출의 경우는 고정금리 대출을 포함해 향후의 금리상승 리스크를 낮추는 쪽을 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금의 경우 향후 금리가 오른다고 할지라도 그걸 의식하여 무조건 단기에 나누어 예금하는 것은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니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단기간일수록 금리가 낮고 장기간일수록 금리가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더구나 은행은 장기예금자일수록 금리에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서 3개월짜리와 1년짜리의 예금금리는 대체로 0.6%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금리인상을 기대하고 지금 3개월짜리 단기예금에 가입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3개월 후에 예금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 이상 올라 있어야 비로소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싫어서 안전한 은행 예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내년에도 금리상승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는 1년 정도 기간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 원리가 성립된다. 아무래도 지금 당장은 고정금리에 비하여 시장 실세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형 대출금리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금리 리스크를 덜기 위하여 고정금리형의 경우 변동금리형보다 대체로 1.5%포인트 가량 금리를 높게 적용한다.

그러기에 얼핏 보아서는 변동금리가 유리한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예금의 경우와는 달리 대출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금이라면 설령 이자율의 예측이 틀리더라도 1년 후에 예금을 갱신하면서 다시 금리를 조정할 수 있으나 대출은 한번 금리조건을 정해버리면 조건을 바꾸기가 까다롭다.

그런 측면에서 대출금리조건의 선택에는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야 한다.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장기간 대출, 예컨대 10년 이상의 주택마련 대출이라면 변동금리 조건보다는 고정금리 조건의 대출이 점차 유리하리라 믿어진다.


김중근 한맥레프코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