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30돌… 누적 입장객수 1억 4,500만명 넘어, 시설 속속 업그레이드 월드 베스트 리조트 야심

‘누적 입장객 수 1억4,500만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 에버랜드가 올해 개장 30주년을 맞았다. 사파리 월드(1976), 눈썰매장(1987), 캐리비안 베이(1996) 등 국내 최초의 다양한 놀이시설들을 선보이며 30년간 국내 레저 산업을 견인해 온 에버랜드는 지난 17일 서른 살 생일 잔치를 성대히 치렀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818달러에 불과하던 1976년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에버랜드는 이후 30년 동안 국내 레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왔다.

종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놀이시설과 레저 인프라를 한발 앞서 구축해 왔다는 점도 여타 놀이공원들과도 차별화된다.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맏형’으로서 국내 레저산업 전체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에버랜드는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목표로 실시된 제1차 국토 종합개발 계획 기간 중에 탄생했다.

70년대 초반 에버랜드 주변은 해발 100~450m 높이의 황토로 이루어진 산지로 잡목과 잡초가 무성했던, 말 그대로 황무지였다. 71년부터 6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패밀리랜드(현재의 에버랜드), 경제조림단지, 유실수 단지, 양돈장, 양어장 등을 갖추고 자연농원으로 문을 열었다.

20만평의 공간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주축으로 들어선 자연농원 패밀리랜드는 개장 당시 젯트열차, 요술집, 데이트 컵 등이 대표 놀이시설로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인 77년에는 입장객이 66%나 급증하는 등 당시 자연농원은 창경원과 어린이대공원이 전부였던 서울 시민들에게 가족 나들이 새 명소로 떠올랐다.

'여가'라는 단어가 국민 삶의 키워드로 자리잡기 훨씬 이전임에도 에버랜드가 주말 나들이 코스 및 소풍과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로 자리잡은 것은 이때부터다. 식물원과 요술집, 지구 마을, 범퍼카는 당시 가족들이 꼭 즐겨야 할 놀이시설들이었으며 지금의 30대 이상 성인들은 봄, 가을 소풍 장소로 에버랜드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놀이공원 문화의 성장과 함께 에버랜드 입장객 수도 폭증했다.

개장 당시 연간 88만명이 방문하던 입장객 숫자는 2001년 10배 증가한 800만명으로 늘었고, 2001년 6월에는 아시아에서는 동경 디즈니랜드 이후 두 번째로 누적 입장객 1억명을 돌파했다. 올해 3월까지 찾은 총 입장객 수가 1억4,500만명으로 이는 대한민국 인구가 평균 3회 이상 에버랜드를 방문한 수치다.

에버랜드가 레저 문화 수준의 향상에 적잖이 기여했다는 사실은 예전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유형의 어트랙션을 도입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70년대 세계 유일의 사자와 호랑이가 함께 서식하는 '사파리월드', 80년대에는 겨울철 놀이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던 '눈썰매장', 90년대에 워터 파크의 개념을 도입한 '캐리비안 베이'와 국내 최초의 자동차 경주장 '스피드 웨이'를 선보였으며, 지난해에는 이솝 테마파크 '이솝 빌리지' 를 오픈했다.

각각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이들 시설들은 100만~300만명에 이르는 입장객 유발 효과를 낳으며 국내 레저 산업을 업그레이드했다.

에버랜드는 놀이공원의 시설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주도했다. 처음 자연농원이 동물원과 식물원을 중심으로 조성된 종합유원지였다면 지금은 드라이파크 '에버랜드'와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 를 중심으로 한 '에버랜드 리조트'로 발전했다.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포인트로도 자리잡게 된 것도 새로운 현상.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한국여행 중 방문지' 결과에서 에버랜드는 서울, 부산, 민속촌, 제주도에 이어 종합 5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 명소로 올라섰다.

에버랜드는 이제 국내 최고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테마파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에버랜드는 89년 세계테마파크협의회 (IAAP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musement Parks and Attractions) 로부터 인쇄 광고와 브로셔 부문으로 수상한 이래 안전 대상, 교육 대상, 서비스 대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2005년에는 퍼레이드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테마파크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동물원, 부쉬 가든 동물원 등과 자매 결연을 맺어 동물연구 성과도 교류하고 있다.

99년에는 대만의 대표 테마파크인 '디스커버리 월드' 에 대한 파크 운영 및 서비스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함으로써 테마파크 경영 노하우를 수출하기도 했다.

글로벌 테마 파크로의 도약을 위해 에버랜드는 지난 1월 브랜드 아이덴티티 (BI)를 '에버랜드 리조트(Everland Resort)' 로 리뉴얼하고 새롭게 디자인된 BI와 브랜드 체계를 선보였다.

에버랜드 리조트는 '에버랜드'와 '캐리비안 베이'를 축으로 한 테마파크와 숙박시설 '홈브리지' 를 중심으로 종합 리조트 타운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7월에는 45실 규모의 '캐빈 하우스'(가칭)가 신규로 오픈하며, 2008년에는 신 개념의 종합 레포츠시설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들은 에버랜드가 단순한 테마파크를 뛰어 넘어 초일류 리조트 타운으로 새롭게 태어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우선 당면과제로 에버랜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조트 타운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신규 어트랙션을 꾸준히 도입,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계획이며, 동물원에도 생태 체험을 강조하는 새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