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단계적 규제 완화… 안정세 유지될듯상반기 약보합 하반기 강보합 예상…해외부동산 투자 신중한 접근을

새해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아마 실물경기의 흐름 못지않게 부동산과 주식 등 재테크 분야와 창업시장 에 대한 궁금증이 클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8년은 10년만에 보수정권의 부활, 세계경제 기관차인 중국의 올림픽 개최 등 굵직한 대내외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증시는 상반기 조정국면, 부동산은 상반기 약보합, 하반기 강보합세가 전망된다. 또 창업시장은 대형화, 고급화, 전문화 등 근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부동산: 안정세 지속될 듯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새해에는 부동산을 포함한 국토정책, 경제정책의 새로운 판짜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펼쳐온 집값안정,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정책목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의 부동산 공약은 규제완화와 신(新)시장정책이다. 다만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참여정부의 규제정책이 단기간에 완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단계적으로 시장에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새해 부동산 시장을 상반기 약보합세, 하반기 강보합세로 내다봤다.

정책 변수 외에 금리, 환율, 수급, 경기, 물가 등의 변수를 살펴보면 부동산 시장은 장기상승 국면에 와 있다. 그러나 새해에 당장 그 여파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러 민간경제연구소의 2008년 경제전망에 의하면 금리의 경우 미국의 금리 추가인하, 중국의 금리 급등 등 돌발변수만 없다면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요인이 부동산 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경기의 상승추세는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예상경제성장률이 5%대로 2007년 4.5%(잠정치)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잠재성장률(4%대 후반)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경기상승은 소득증가에 따른 주택구매력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주택의 유효수요와 실질구매력을 높여 집값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새해부터 규제가 풀리는 해외부동산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2~3년 사이 가파르게 오른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고공행진 중인 아시아권의 이머징 마켓 또한 베이징올림픽 이후 하락 조정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으로 새해 부동산 경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대감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부터는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길게는 2015년까지 상승추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고종완 대표는 “새해 무주택자들은 저리자금을 융자해서라도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양가 상한제 및 청약가점제 도입 이후 핵가족, 젊은층, 신혼부부 등은 청약가점이 낮아서 신규분량이 많다 해도 내 집 마련의 기회가 거의 없어졌다. 따라서 무주택자들은 집값 장기상승을 대비해 미분양 물량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

청약 점수가 높은 경우 송파 신도시, 은평 뉴타운, 왕십리 뉴타운 등 인기지역의 물량을 잡는 것이 좋고,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교체투자를 할 것을 추천한다. 고종완 대표는 “투자 시기는 새해 말에서 2009년 말까지가 좋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수는 증가해 2013년까지 주택가격이 내려가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가격 상승 부담…기대수익률 낮춰야
경기 모멘텀 약해 주가 상승 걸림돌… 고점 대비 30% 하락 비관론도

증시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 증시: 상반기 조정국면

주식시장 역시 보수정권의 등장으로 적어도 분위기만큼은 괜찮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자는 유세기간 중 구체적인 수치까지 들이대며 증시를 낙관했다. 2008년 주가 3000포인트 돌파, 임기 내 5000포인트 달성을 장담했다.

새 정부의 강력한 경기활성화 정책과 투자 촉진 등 대내외 환경이 잘 맞아떨어질 경우 이 같은 장밋빛 전망도 기대해 볼만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07년과 같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시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한다. 새해는 세계 자산시장이 8년간의 활황을 마무리하고 ‘휴식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시 낙관론을 펴는 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시장의 약세 요인은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자산가격 상승이 2000년 이후 오랜 시간, 큰 폭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도 예외가 아니어서 오랜 시간 증시 성장으로 투자자들이 미래를 차입해 써버려 당분간 가격 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국내 경기는 4%대 후반,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은 2%대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이머징 마켓의 성장이 높았는데,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국가들이 10%에 근접한 성장을 이뤘다. 새해도 국내외 경제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경기호전 효과의 상당부분이 주식가격에 반영된 데다 경기 모멘텀이 2007년에 비해 약하다는 점도 증시상승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또 세계적인 유동성 증가의 둔화가 주는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이종우 센터장은 “경기수준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 해도 모멘텀이 약화되는 부담에서 시장이 자유로울 수 없다. 최악의 경우 2007년 고점대비 30%가량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비관론을 피력했다.

반면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신중한 낙관론’을 펴는 쪽이다. 그는 “올해보다 5%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 특히 이머징 마켓 쪽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모멘텀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기업 이익이 28%대로 가고 있어 전체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새해 1분기까지는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1분기에 집중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을 지나면 장기적 안목에서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게 대우증권 측 전망이다.

종합주가지수 전망치는 전문가들마다 차이를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2008년은 위험과 기대가 공존하지만 기업가치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 상승을 전망한다”며 코스피지수 예상범위를 1850에서 2500으로 제시했다.

홍성국 센터장은 1ㆍ2분기 1800∼2300, 3ㆍ4분기 2000∼2400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이종승 센터장은 1분기 1750∼2000(하락국면), 2분기 1650∼1800(바닥 다지기), 3분기 1700∼1900(상승반전), 4분기 1850∼2100(지속상승)으로 예상했다.

이런 전망으로 미뤄 직접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심스럽게 대응하되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홍성국 센터장은 “새해 증시에서 2007년만큼 수익을 기대하면 큰 재미를 보기 어려우며, 직접투자보다는 펀드 장기투자, 브릭스펀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 창업시장- 대박집VS 쪽박집 양극화 현상 지속
다국적기업·대자본 대거 진출로 대형화·전문화·고급화 추세

창업 교육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

■ 창업: 대형화, 고급화, 전문화에 따른 양극화

2007년 창업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을 이끄는 이른바 ‘리딩 아이템’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창업 아이템이 쏟아졌고, 기존 아이템들은 업그레이드에 열을 올렸다.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리딩 아이템 부재로 고만고만한 아이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예비 창업자들이 브랜드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창업시장 불황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새해 창업시장은 대형화, 고급화, 전문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창업시장은 다국적 기업과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의 진출로 점차 대형화, 전문화, 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상헌 소장은 “창업시장 경쟁심화로 이제 창업자들은 소비자 욕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당면과제가 됐다”며 “최근 ‘감성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만족시키려는 매장 대형화, 고급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이라도 이왕이면 질 좋은 서비스를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외국계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선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커피전문점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동일한 품질, 입지선정의 우위 등으로 지난해 최대 창업시장으로 성장했다.

창업시장은 ‘선도 아이템’이 없을 때에는 이미 검증된 아이템들이 호황을 누리기 마련이다. 실제 국내 외식시장의 대명사격인 치킨업체나 육류업체가 2007년 보합세 혹은 성장세를 보여준 것이 좋은 사례다.

다만 검증된 아이템도 반드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상헌 소장은 “소비자 심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에 창업자들은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마케팅을 통해 충성고객을 만들고 기술력 향상, 서비스 보완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화, 고급화에 따른 창업시장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대박집’과 ‘쪽박집’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중소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창업자금 지원, 창업교육 등을 통해 자영업 지원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해 2월부터 가맹거래 관련법이 시행되면 프랜차이즈 본사로 인해 피해를 보는 창업자들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직영점 하나 없이 가맹점 모집에만 의존하는 영세 프랜차이즈 업체의 설 땅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또한 새해에는 외국의 음식 메뉴나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메뉴와 브랜드들은 지난해 창업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마니아 고객층 덕분에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성, 어린이 관련시장도 전망이 밝다. 이상헌 소장은 “초(超)저출산율이 오히려 영ㆍ유아 산업, 즉 ‘엔젤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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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