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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바닥찍고 올라섰다
북경 당국의 비유통주 공급 제한
거래세 인하 등 부양정책 약발은 아직 미지수



글로벌 신용 불안감으로 아시아증시가 나흘 만에 다시 폭락세로 돌변했다. 28일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의 투자자가 허탈한 표정으로 주가 시황 모니터를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주식시장에 참여하였던 투자자라면 과거 증권거래소가 명동에 있을 때, 일반투자자들이 증권사 객장을 점거하고 증시하락에 항의하는 “데모”를 종종 벌였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면 정부는 증권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혹은 거래세를 잠정적으로 면제하였고, 혹은 증권이나 투신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반강제적인 “권고”조치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무릇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정부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주가는 경기전망이나 기업실적, 혹은 대외 경제여건에 따라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법이며, 투자자들은 주가의 오르내림을 예측하여 이에 따른 수익을 얻는다. 물론 예전에 선물이나 옵션 혹은 ELW 등 파생금융상품이 거래되지 않았을 때에는 주가가 오르는 것이 모든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있는가하면 주가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함부로 “증시부양” 정책을 쓸 수 없다. 만일 정부의 조치로 인하여 주가가 오른다면 한 쪽만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꼴이니 주가 하락을 예상하였던 투자자들이 가만있을 리 없는 노릇. 하지만 과거에는 증시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워낙 강력한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무하였고, 또한 증시에서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낮았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이웃나라 중국 증시에서는 최근에 벌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잇달아 증시부양 정책을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상하이나 선천의 증시에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정부가 증권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하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제까지 중국 증시는 2007년10월의 고점에서 내내 하락하기만 하였고, 그로 인하여 고점 대비 거의 “반 토막”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선진국 증시와는 달리 중국 증시는 일반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거의 85%에 이를 정도로 높다. 그러다보니 증시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상승장세일 때에는 일반투자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묻지 마” 매수를 하는 통에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일쑤였으며, 반대로 하락장세일 때에는 일반투자자들의 매물을 흡수하고 완충작용을 할 만한 기관투자자들이 부족한 탓에 주가가 자칫 “자유낙하”를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중국 증시의 하락세가 깊어지면서 지난 4월22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급기야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던 3,000선마저 무너뜨렸다. 주가 하락으로 인하여 손해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중국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주식시장 하락으로 인하여 사회적 불안이 야기되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중국 당국은 “칼”을 빼어 들어 강력한 증시부양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당국이 취한 첫 번째의 조치는 비유통주에 대한 대책이다. 이제까지 중국 증시가 하락하게 된 이유라면 첫째 비유통주 문제, 둘째, 금융긴축 우려, 셋째 기업의 이익 모멘텀 부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비유통주 문제는 두고두고 중국 증시에 부담을 안기고 있는 골칫거리이다. 중국은 근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였기에 상장기업은 대다수가 국영기업으로서 많은 물량의 지분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다.

경기과열에 따른 긴축 우려로 상하이 종합지수가 4.8% 폭락한 25일 상하이의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침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처럼 증시에서 유통되고 있지 않은 물량을 비유통주, 혹은 “따샤오페이(大小非)”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최대3년인 보호예수 기간이 지난 비유통주 물량이 차례로 증시로 쏟아지면서 매물부담을 늘렸고, 그게 주가에 부담이 되었다.

이번에 중국당국은 앞으로 1개월 안에 1% 이상의 비유통주를 처분할 경우에는 장외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하여 일단 주식시장에서의 매물부담을 덜도록 하였다. 주가에는 긍정적인 조치였던 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였는지 당국은 연이어 증시 부양정책을 발표하였다.

이어서 나온 조치가 바로 거래세 인하 조치이다. 이 조치가 발표되면서 중국의 증시는 10% 이상 치솟는 급등세를 나타내었다. 증권시장이 거래세 인하에 환호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때문이다.

거래세를 인하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부담이 경감된 것은 물론이지만 그것보다는 정부가 증시를 부양하고자하는 확실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효과가 더 크다. 그동안 중국정부는 주식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하여 거래세 제도를 직접적인 규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거래세를 크게 인하하였으니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포기하고 증시부양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국 증시는 이제 바닥을 친 것일까? 실제로 세계적인 상품거래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지난 4월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 증시가 바닥을 지났으며 자신은 모든 신규 자금을 상품시장과 중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짐 로저스처럼 적극적으로 중국에 투자하라는 주장은 아직 많지 않다.

오히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므로 주가가 반등할 때를 노려 중국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모건 스탠리, 혹은 크레디트 스위스 같은 투자은행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에 대해 “매도(sell)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중국 증시에 대하여 비관적인 것은 주가 하락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비유통주 대책이 발표되기는 하였으나, 비유통주를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하므로 여전히 공급이 우세할 수밖에 없다. 주가로서는 여전히 부담요인이다. 또한 기업의 실적 모멘텀도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위안화의 강세는 수출 주도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중국 기업에게는 악영향일 수밖에 없다.

국제 원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도 중국 기업실적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그런데다 원유가 등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연일 악화되고 있는 형편. 따라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긴축 정책은 언제라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였으나 중국 증시가 근본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입력시간 : 2008/05/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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